QUIET FORCE, 차학연

그룹 빅스의 리더이자 배우로서 꾸준히 스펙트럼을 넓혀온 차학연. 지금까지는 자신만의 중심을 단단히 다져온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유연하게 변화하고 성장해야 할 시간이라 말한다.

EDITOR 이수연 PHOTOGRAPHER 이준경

발마칸 코트 FENDI.


레더 재킷, 블랙 니트 톱, 팬츠, 앵클부츠 모두 FENDI.


가수와 배우, 두 영역을 오가며 활동하는 사이 어느덧 20대를 지나 30대에 들어섰습니다. 이제 조금 여유가 생겼습니다. 현장을 대할 때 한결 유연해졌죠. 전에는 스스로를 정해진 모양으로 다듬으려고 애썼다면, 지금은 그 모양 안에서 조금씩 움직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러운 모습이 더욱 잘 드러납니다.

7년 만에 빅스 완전체로 무대에 서며 팬들과 뜻깊은 시간을 가졌죠. 저에게 빅스는 ‘청춘’ 그 자체입니다. 저를 가장 뜨겁던 시절로 돌려놓는 타임 슬립 장치 같아요. 어느덧 14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며 저도 제법 어른스러워지고 단단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멤버들, 그리고 팬들과 만난 자리에서만큼은 저도 모르게 20대 때의 천진난만하던 모습으로 돌아가더군요.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저를 무장해제시키고, 다시금 가슴을 뛰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개버딘 워크 셔츠, 이너 셔츠, 워싱 디테일 팬츠 모두 FERRAGAMO.


무대와 연기, 두 현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는 분명 결이 다를 것 같은데요. 큰 틀에서 보면 비슷해요. 결국 두 분야 모두 저를 보여주는 무대이자, 가장 화려한 꽃을 피워내는 순간입니다. 작은 차이가 있다면, 무대는 관객들과 만나는 단 한 순간을 위해 수없이 안무와 소리를 가다듬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연기 현장은 상대 배우와 동선을 맞추고 감독님과 피드백을 주고받는 준비 과정이 모두 화면에 고스란히 담기고요. 서로 다른 매력이 있어서 작업할 때마다 참 재미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은 어떻게 채우나요? 바쁠 때 못 해봤던 거나 궁금했던 것들을 차근차근해 봅니다. 최근에는 요즘 유행하는 스트레스 해소용 볼을 만들어봤어요. 점토로 속을 만들고 왁스를 직접 조물거리며 틀에 부어보았죠. 한동안 캔들에 빠져 향을 찾아다니며 조향에 도전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어떤 대상이 궁금해지면 제 손으로 직접 경험해봐야 속이 시원해져요. 그 물건의 속성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과정 자체를 좋아합니다. 요리도 자주 하는데, 문제는 외관만 예쁘고 맛은 없다는 거죠. 어쨌든 그렇게 호기심을 해소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자연스럽게 풀립니다.


CHA HAK YEON

차학연 스물셋, 그룹 ‘빅스’의 리더로 대중 앞에 선 그는 2년 후 드라마 <호텔킹>으로 배우 활동에 나섰다. tvN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주연을 거치며 안정적인 연기력을 입증했고, 최근 OTT 시리즈 <로맨스의 절댓값>에서 1인 2역으로 서늘하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오갔다. 올해 초에는 데뷔 14주년 팬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치며 그룹 활동으로도 꾸준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꽤 진득하게 보내는 편인가 봅니다. 쉴 땐 주로 집에 머물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공간의 분위기가 마음가짐에도 큰 영향을 주거든요. 취향이 변할 때마다 집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한때는 주황색 러그로 강렬한 포인트를 주기도 했고, 무채색으로 차분하게 톤 다운시켜 어둡게 채우기도 했죠. 지금은 화이트와 아이보리 컬러 중심으로 밝게 꾸미고 있습니다. 시야가 확 트여서 기분까지 시원해지더라고요. 거기에 그림이나 모빌 같은 자그마한 소품들로 포인트를 주고 있습니다.


집 안에서 가장 애정하는 물건이나 오브제가 있다면요? 단연 조명입니다. 저는 형광등의 밝은 빛보다는 은은한 조도의 조명을 선호합니다. 그중에서도 ‘아르떼미데 톨로메오’를 가장 좋아해요. 모던한 디자인에 각도 조절도 편하고, 켜두는 것만으로 집 안 분위기가 한결 세련되어지죠. 그 조명을 켜두고 대본을 읽거나 연기 연습을 하면 집중이 훨씬 잘됩니다. 조명이 잔잔하게 퍼져 있고 잘 정돈된 집을 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아늑해지는데, 그 기분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레이 코트, 셔츠, 팬츠 모두 FERRAGAMO. 레더 글러브 BERLUTI.


늘 자신을 단단히 관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반대로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온전히 쉬는 순간도 있나요? 평소 식단과 운동에 신경 쓰는 편입니다. 관리된 제 모습을 볼 때 오는 자기만족이 커서, 계속 욕심이 생겨요. 그러다 특정 순간에 스스로에게 확실한 포상을 줍니다. 사실 오늘 화보 촬영이 끝나고 저에게 선물을 줄 예정이에요. 오늘을 위해 감량을 많이 했거든요. 모니터 속 제 모습을 보니 ‘관리하길 잘했다’ 싶어 참 만족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스테이크를 먹기로 했습니다. 생각보다 나 자신에게 보상을 꽤 넉넉하게 챙겨주는 편이에요.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리듬을 이어왔습니다. 그 균형감은 어디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나요? 제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고집이 좀 강합니다. 어릴 땐 목표한 바를 완벽하게 이루려고 스스로를 참 많이 몰아붙였죠. 하지만 지금은 적당히 내려놓을 줄도 압니다. 집착을 비워내야 오히려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걸 깨달았어요. 최선을 다했던 과정 자체에서 위안을 얻고 다음으로 나아갑니다. 또 하나는 나 자신과의 건강한 경쟁심입니다. 제 연기를 냉정하게 모니터링하면서도 한편으론 다정하게 다독여줍니다. 그렇게 오롯이 ‘나’라는 사람과 내가 가야 할 길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변의 시선이나 속도에 흔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결같이 지켜온 원칙이나 신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언제나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함께 일하는 현장의 동료들에게도, 제 연기를 지켜봐주시는 시청자분들께도, 그리고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팬들에게도 확신을 주고 싶습니다. 단단한 신뢰가 있어야 계속 함께하고 싶고, ‘차학연’이라는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에 한 치의 두려움도 없을 테니까요.


레더 재킷, 셔츠 모두 MAISON MARGIELA.



HAIRSTYLIST 소피아 바이 제니하우스 MAKEUP ARTIST 양희연 바이 제니하우스 STYLIST 이태희, 서유빈 COOPERATION 렉토(790-0798), 로에베(518-6416), 메종 마르지엘라(772-3234), 벨루티(547-1895), 코치(080-888-1941), 페라가모(3430-7854), 펜디(544-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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