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석호 1995년 캐세이퍼시픽항공에 입사한 이래 항공 및 여행 산업에서 30년 이상의 경 력을 쌓아온 정통 ‘캐세이맨’. 여객 세일즈는 물론 화물 운송 부문까지 진두지휘하며 항공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폭넓은 실무 경험과 리 더십을 검증받았다.
1995년 입사 후 30년 넘게 현장을 경험하신 뒤 한국 대표를 맡게 되셨습니다. 본사와 한국 시장 사이에서 어떤 가교 역할을 하실 계획인가요? 1995년 캐세이퍼시픽항공(이하 캐세이)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여객과 화물 운송이라는 항공업의 두 기둥을 두루 거치며 실무 감각을 쌓아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거점에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얻은 현장 이해가 지금 제게 가장 큰 자산이 되었어요. 한국 대표의 소임은 조직 관리에만 머물지 않고, 일선에서 파악한 한국의 트렌드와 탑승객의 니즈를 글로벌 본부의 마스터플랜에 직결시키는 데 있다고 봅니다. 한국은 캐세이와 오랜 시간 끈끈한 파트너십을 맺어온 핵심 무대인 만큼, 현지의 생생한 의견을 면밀하게 살피고 이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습니다.
창립 80주년을 맞이한 캐세이는 올해 ‘함께해온 80년80 Years Together’라는 테마를 이야기합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이를 어떤 방식으로 번역하고자 하나요? 올해 캐세이 그룹은 국내 고객과 보다 가까이에서 호흡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레터스 리프 샌드위치Lettuce Leaf Sandwich’(1971년부터 1994년까지 캐세이퍼시픽의 전성기를 상징한 도장으로, 꼬리날개의 초록색 줄무늬가 양상추 층을 쌓은 단면과 닮아 붙은 이름) 레트로 도장과 ‘스피릿 오브 홍콩Spirit of Hong Kong’(1997년 홍콩 특별행정구 설립을 기념해 도시의 상징적인 스카이라인을 표현한 특별 도장) 디자인으로 래핑한 80주년 기념 리버리 항공기가 인천국제공항을 찾는 것도 그 일환이죠. 곧 만날 수 있는 이 레트로 비행기가 캐세이가 지나온 발자취와 고유한 기업 철학을 한국 고객에게 친근하게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차별화된 하이엔드 서비스를 내국인에게 알리는 일에도 매진할 계획이에요. 올해 하반기 도입 예정인 ‘A330-300’ 기종의 새 비즈니스 클래스 ‘아리아 스튜디오Aria Studio’ 티저를 공개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이를 단발성 기념 이벤트로 소비하기보다 지난 80년의 깊이와 향후 우리가 나아갈 럭셔리 여정의 지향점을 깨닫는 계기로 승화하고자 합니다.


장거리 노선에 운항 중인 캐세이퍼시픽항공의 비즈니스석 ‘아리아 스위트’.
3월 말부터 인천-홍콩 노선이 하루 5회로 늘어나며 선택의 폭이 커졌습니다. 시간이 곧 자산인 비즈니스 고객에게 캐세이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운항 횟수를 늘린 것은 비즈니스 및 관광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예요. 인천-홍콩 노선을 하루 5회로 늘리면서 고객은 자신의 일정에 맞춰 촘촘하고 유연한 스케줄을 선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분초를 다투는 비즈니스 고객에게는 원하는 시각에 맞춰 이동할 수 있는 선택지 자체가 빼놓을 수 없는 메리트가 되죠. 이번 증편은 편수 확장에서 나아가 각자의 일정과 목적에 맞는 항공편을 고를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하는 데 방점을 찍습니다. 이는 직항 노선의 이점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홍콩이라는 메가 허브를 거쳐 세계 주요 도시로 뻗어나가는 네트워크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위 질문의 연장선에서, 한국 고객의 여행 패턴은 어떻게 변하고 있다고 분석하시나요? 증편과의 관계를 어떻게 분석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요즘 한국 고객들은 취항 여부만 살피지 않습니다. 환승 과정이 얼마나 매끄러운지, 출발과 도착 시간대가 자신의 일정에 얼마나 잘 맞는지 세밀하게 분석해 효율적인 체류를 설계해요. 캐세이는 홍콩 허브를 기반으로 한 방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오늘날 한국인의 이 같은 트렌드에 부응하는 중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증편은 한국 고객이 홍콩 허브를 십분 활용하도록 선택지를 넓히는 작업이자, 향후 무한한 발전 잠재력을 가진 대한민국에 대한 캐세이의 지속적인 의지와 기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레터스 리프 샌드위치’ 레트로 도장과
‘스피릿 오브 홍콩’ 특별 디자인으로 래핑한
캐세이 그룹 창립 80주년 기념 리버리 항공기.
장거리 노선의 ‘아리아 스위트 Aria Suite’와 2026년 말 도입 예정인 비즈니스 클래스 ‘아리아 스튜디오’를 보노라면, ‘아리아 Aria’라는 경험을 장·단거리 전 구간으로 확대하는 전략으로 다가옵니다. 캐세이가 선보이는 모든 공간 설계의 중심엔 언제나 ‘사람’이 존재합니다. 아리아 시리즈도 이런 굳건한 믿음에서 출발했고요. 장거리 노선의 ‘스위트’와 지역 노선에 도입될 ‘스튜디오’를 통해 비행 거리와 관계없이 탑승자 모두가 동일한 안락함과 프라이버시 보호, 캐세이 특유의 세련된 미적 감각을 만끽할 수 있도록 세팅 중입니다. 다시 말해 그것은 비행을 넘어 미식, 쇼핑, 웰니스, 휴양 등 다방면의 라이프스타일 영역과 맞닿은, 여행의 모든 일정에서 캐세이만의 미감과 서비스 체계가 이어지도록 하는 하나의 언어를 뜻합니다.
인천공항에서는 ‘원월드’ 라운지를 통해 표준화된 프리미엄을 제공하고, 홍콩 국제공항에서는 캐세이의 플래그십 비즈니스석 라운지 ‘더 피어’를 통해 독자적인 럭셔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고객이 서로 다른 공간을 거치더라도 ‘캐세이다움’을 일관되게 느끼게 만드는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캐세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이 여행의 어느 순간에 있든 ‘캐세이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일관되게 체감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리적 공간이나 서비스의 형태가 다르더라도 편안함과 세심한 배려, 차분하고 격조 있는 분위기라는 기준은 흔들림 없이 유지되게 하지요. 공간의 형식도 필수 요소지만, 최우선 순위는 고객이 어떤 라운지를 이용하더라도 비슷한 온도와 리듬의 서비스를 느끼는 것입니다. 원월드 라운지든 더 피어 비즈니스석 라운지든 모두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공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홍콩 국제공항에서 운영 중인 캐세이퍼시픽항공의 플래그십 비즈니스석 라운지 ‘더 피어’.
요즘 항공업계에선 실시간 데이터 아키텍처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기내와 지상이 촘촘히 연결될수록 승객이 누리는 ‘디지털 편의’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특히 지연 같은 변수가 생길 때, 정보 제공이 불안을 신뢰로 어떻게 바꿔놓을지 궁금합니다. 실시간 데이터 아키텍처가 고도화될수록 승객은 본인의 이동 내역을 훨씬 신속하고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항공편 변경, 게이트 정보, 탑승 안내, 환승 연결편 정보 등이 즉각적으로 업데이트되면 공항 내 동선 낭비를 줄일 수 있고, 다음 일정도 여유 있게 계획할 수 있죠. 지연 같은 돌발 변수가 생겼을 때 데이터 기반 안내의 힘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대체 수단이나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안내하면 물리적 불확실성과 심리적 불안을 크게 줄일 수 있으니까요. 결국 고객 경험의 수준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얼마나 정확하고 속도감 있게 정보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시의적절한 안내가 불안을 덜어내고 신뢰를 견고하게 만든다고 믿습니다.
항공사의 역할을 확장해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나아가는 흐름 속에서 한국 시장에서는 어떤 분야(금융, 다이닝, 리테일 등)를 중심으로 마일리지 생태계를 키우고 싶으신가요? 캐세이는 사전적 의미의 항공사에서 탈피해 여행과 일상을 매끄럽게 잇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마일리지 역시 비행 시에만 적립하고 사용하는 포인트에서 벗어나 고객의 일상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혜택으로 탈바꿈하고 있죠. 한국 시장에서도 F&B, 호텔, 헬스케어 등 삶과 밀착된 분야의 파트너십을 발굴해 마일리지 생태계를 넓혀가고자 합니다. 최종적인 지향점은 출발 전의 설렘, 비행 중의 편의, 귀국 후의 평온함까지 하나의 맥락으로 관통하는 거대한 서사를 빚어내는 데 있어요. 마일리지가 단순한 보상 수단이 아닌 각자의 취향과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매개체로 자리매김하도록 키워가고자 합니다.
캐세이는 ‘2050 넷제로Net Zero’에 동참하며 2030년까지 탄소 집약도를 2019년 대비 12%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이를 어떻게 실행할 계획인가요? 캐세이는 2050년 넷제로 달성은 물론, 2030년 내로 탄소 배출 밀도를 2019년 대비 12%가량 감축하겠다는 로드맵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SK에너지와 협력해 지속 가능 항공유(SAF) 도입을 확대하는 한편, 항공기 운영 효율 개선과 연료 효율이 높은 신기종 도입 등의 실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수치 달성용 과제가 아니라 글로벌 항공사로서 앞으로 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책임을 다할 것인지에 대한 의지의 표명이기도 해요. 한국에서도 이 같은 방향성에 맞춰 책임 있는 경영을 이어가고, 고객이 체감하는 서비스와 캐세이가 지닌 사회적 책임이 발맞춰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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