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6년 7월호

KOREAN AIR MOVE TO THE NEXT LEVEL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자리한 라운지 일곱 곳을 성공적으로 리뉴얼 오픈하면서 ‘공항 라운지’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인 대한항공.
데이비드 페이시 기내식기판 및 라운지 부문 부사장을 만나 대한항공 라운지 리뉴얼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EDITOR 김나림 PHOTOGRAPHER 박재영

DAVID PACEY

데이비드 페이시 대한항공 기내식기판 및 라운지 부문 부사장. 글로벌 호텔 전문가로서 2002년부터 약 5년간 하얏트 리젠시 인천의 총지배인을 맡았다. 2017년 칼호텔네트워크 대표를 거쳐 2023년부터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임명돼 기내식 및 라운지 서비스의 품격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호텔업계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신 경험에 기반할 때, 대한항공 라운지 운영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했나요? 라운지는 승객들이 대한항공이라는 브랜드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핵심 공간입니다. 단순히 비행기를 타기 전 잠시 머무는 대기실이 아니라, 일상(집)에서 여행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자연스러운 연결 고리’가 되어야 하죠. 이를 위해 저희는 최고급 럭셔리 호텔의 호스피탤러티 콘셉트를 라운지에 그대로 이식했습니다. 공간의 미학부터 내어놓는 음식 하나에 이르기까지, 모든 디테일에 고객의 니즈를 귀 기울여 담아내고자 진심을 다했습니다.


대한항공 라운지가 고객 경험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고객 개개인의 구체적인 니즈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와 ‘몰입감’입니다. 어떤 고객은 직원의 세심한 대면 서비스를 원하지만, 또 다른 고객은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제품과 효율적인 서비스를 기대하지요. 앞서 말씀드렸듯, 대한항공 라운지는 수동적인 대기 공간이 아닌 승객이 공간의 일부로서 브랜드를 체감하는 능동적인 경험의 장입니다. 격조 높은 프라이빗 클럽이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그 안에 우리 고유의 문화적 진심과 정성을 담아 승객들에게 온전한 몰입감을 선사하고자 했습니다.


프레스티지 동편 좌측 라운지가 특히 이용객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 것 같습니다. ‘라면 라이브러리’가 SNS상에서 화제가 되는 것도 그렇고요. 처음 라운지의 콘셉트를 정할 때, 모든 연령대가 함께 방문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는 게 기존의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비즈니스 이용객이 많은 라운지의 특성상 어린아이가 마음 편하게 뛰어놀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가족 친화적인 라운지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다양한 라면 봉지가 마치 책처럼 꽂혀 있는 ‘라면 라이브러리’는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평소 이용객들이 라운지에서 컵라면을 많이 찾곤 했는데, 어떻게 이를 제공할지 고민하던 시기에 별마당 도서관에 방문하면서 ‘라면을 도서관 책장 속 책처럼 쌓으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문득 떠올랐죠.


즉석에서 요리를 제공하는 라이브 스테이션을 도입한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라운지 음식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공항 라운지에서 주방을 넓힌다는 것은 현실적인 제약이 따릅니다. 주방은 곧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하고, 공항 내의 공간은 모두 임대 비용과 직결되기 때문에 늘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야 하죠. 하지만 저희는 현장에서 직접 조리하는 ‘신선한 음식’의 가치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이 점을 끊임없이 의식하며 적극적인 노력으로 라이브 스테이션의 비중을 크게 늘렸고, 그 결과 라운지에서 제공되는 대부분의 요리를 가장 신선한 상태로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라운지 곳곳에 예술 작품을 들여놓으며 한국적인 정체성을 드러낸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작가와 작품을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무엇인가요? 모든 작가의 작품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지를 먼저 살펴봤습니다. 인천국제공항 라운지의 콘셉트는 ‘한옥’입니다. 전통적인 미가 가장 잘 드러나는 생활 공간이죠. 작가들의 작품을 선정할 때도 이를 고려했습니다. 라운지의 모든 작품은 아름답고,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어요. 대다수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지만, 아니시 카푸어 같은 유명 해외 작가의 작품도 있습니다. 그리고 조각과 멀티미디어, 회화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도 선정하려고 했죠.


인천국제공항에 이어 LA국제공항 라운지 리뉴얼도 마쳤고, 뉴욕도 리뉴얼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세 지역의 라운지는 어떤 부분이 다른가요? 인천공항 라운지가 전체 디자인의 ‘엄마’라면, LA공항 라운지는 ‘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공간은 완벽하게 같은 브랜드 DNA를 공유하죠. LA 라운지는 인천 라운지의 핵심 모티프를 이어가면서도, ‘올드 할리우드’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소성을 더했습니다. 남부 캘리포니아 특유의 여유로운 무드를 반영해 한층 개방적이고, 탁 트인 공간감을 자랑하지요. 반면 뉴욕 라운지는 이보다 훨씬 더 대담하고, 수직적이며, 선이 굵고 강렬한 분위기를 띨 예정입니다. 즉 LA와 뉴욕 라운지는 ‘인천공항 라운지’라는 탄탄한 뼈대 위에 각 도시의 매력을 담은 아름다운 ‘변주곡’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한항공이 생각하는 ‘프리미엄 서비스’의 기준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요? AI가 일상이 되며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비대면화될수록, 진정한 프리미엄의 기준은 오히려 그 대척점에 있는 ‘하이터치 High-touch’로 향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천, LA, 뉴욕 라운지를 관통하는 현재의 핵심은 사람의 온기를 바탕으로 고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다음 단계 Phase는 이 고유한 결을 같이하면서도, ‘프리미엄’과 ‘익스클루시브’의 가치를 한층 극대화하는 것이에요. 고객들이 평소 향유하는 수준 높은 일상의 감각이 비행을 앞둔 라운지에서도 단절 없이 고스란히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대한항공이 생각하는 프리미엄 서비스의 미래입니다.


마지막으로, 부사장님이 생각하는 ‘럭셔리’란 무엇일까요? 아주 간단합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것. 예를 들면 루브르박물관에 갔을 때는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고, 일본에 갔을 때는 내가 원할 때 위스키 증류소에 방문해 오직 나를 위한 위스키를 맛보면 좋겠어요. (웃음) 럭셔리는 직접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항공 라운지를 이용하는 분들도 저희가 제공하는 ‘럭셔리’를 몸과 마음으로 느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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