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M> 2024년 5월호

[디자인스폿] PLANTERIOR

도시에서 자연의 푸릇함과 휴식을 만끽할 수 있길 바라며 플랜테리어로 꾸민 공간을 소개한다. 녹음이 우거진 2곳의 공간부터 밤이 찾아온 숲과도 같은 2곳까지.

EDITOR 이나래 PHOTOGRAPHER 이기태, 이창화

진심이 울창한 도심 속 숲, 드 포레


마치 유럽 정원을 연상케 하는 이국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드 포레’. 이곳은 아늑한 온실 같은 내부 분위기와는 달리, ‘삼림을 파괴하다’라는 뜻의 디포레스트DeForest를 이름에 반영했다. 삼림이 사라져가도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일 테니 이곳 도심 속 숲에서라도 손님들이 쉬어 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손이 닿는 위치에 놓인 식물들은 모두 생화로, 직원들이 진심을 다해 관리한다. 1년에 2번, 봄·여름과 가을·겨울의 간격으로 분위기를 전환해 식물과 음식에 변화를 꾀한다. 플랜테리어에 대한 열정만큼 드 포레는 와인에도 진심이다. ‘용리단길’에 있는 수많은 와인 바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매일 새로운 와인을 테이스팅하고 최대한 덜 알려진 와인을 들여와 소개하려 한다. 최근 봄을 맞아 메뉴를 새롭게 단장했는데, 전 메뉴에 계절과 잘 어울리는 시즌 허브를 올려 색감을 더하고 화사함을 극대화했다. 플랜테리어와 어울리도록 자연 친화적인 플레이팅에도 신경 쓰기에 요리와 계절에 맞게 식용 허브를 올린다. 직원에게 문의 시 언제든 페어링 추천도 가능하며 프라이빗한 안쪽 공간도 마련되어 있으니 참고할 것.

주소  용산구 한강대로 15길 8-3 1층  영업 시간  월~금요일 오후 5시~밤 12시, 토~일요일 낮 12시~밤 12시, 브레이크 타임 오후 3~5시 

문의  @de.fore_station



계절이 오가는 남매의 정원, 그린도트


부모님이 화원을 운영하셨기에 어릴 때부터 식물과 친했던 남매는 원예 연구원과 비주얼 디자이너로 성장해 그들만의 개인 정원을 꾸렸다. 입구부터 수많은 식물과 초록색의 테이블로 싱그러움을 뽐내는 ‘그린도트’가 바로 그곳. 매일같이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디지털에 매몰된 삶을 사는 많은 사람이 잠깐이라도 식물과 꽃을 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간을 꾸렸다. 근교의 화훼 단지에서 계절마다 바뀌는 식물을 가져와 그에 어울리는 감각적인 화분과 매치해 하나하나 트렌디한 화분을 완성한다. 행잉 플랜트와 플랜테리어가 집 꾸미기의 또 다른 트렌드가 된 요즘, 직접 식물과 꽃을 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입소문이 나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식물을 가까이하며 기분 전환을 할 수 있게끔 카페도 함께 운영한다. 자연과 함께하는 공간인 만큼 최대한 건강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 직접 만든 크림을 올린 글루텐프리 도넛과 청송 사과를 활용한 ‘애플애플 주스’가 대표적. 카페에 자리한 식물이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색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주소  송파구 백제고분로 17길 1 1층  영업 시간  월~금요일 오전 11시~오후 5시, 토~일요일 오전 11시~오후 7시, 수요일 휴무  문의  @greendot.plant




동굴 속에서 즐기는 와인과 시간, 보다비노


동네 주민들이 수호신처럼 여기는 큰 나무가 자리한 신당동의 한 건물 지하. 이곳엔 외부에선 상상할 수 없는 색다른 공간이 숨어 있다. ‘플랜테리어’ 하면 응당 떠오르는 밝고 생기 있는 느낌은 아니지만 은은한 조명이 드리워져 아늑한 숲속의 동굴 같은 곳, ‘보다비노’다. 폴란드어로 ‘물과 와인’을 뜻하는 말이다. 나무의 가장 아래에 위치한 뿌리는 물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 착안해 지하 공간에서 물을 대신한 와인을 즐길 수 있게끔 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무와 이끼, 돌멩이로 꾸민 인테리어가 눈에 띄고, 물이 흘러 산속의 계곡을 연상시키는 신기한 바 테이블도 눈길을 끈다. 주 종목은 와인과 위스키로, 이에 곁들일 수 있는 기본적인 치즈 플레이팅을 비롯해 한식과 양식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음식을 선보인다. 와인과 위스키가 육회나 육전 등의 한식과 생각보다 훨씬 잘 어울림을 느낄 수 있다.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부라타 치즈 샐러드나 알리오 올리오 감바스 파스타 등 양식도 훌륭하다. 프라이빗하게 이용 가능한 파티 룸도 준비되어 있는데 빔 프로젝터가 개별적으로 설치되어 완전한 단독 공간처럼 이용할 수 있다.

주소  중구 마장로 116 지하 1층  영업 시간  월~토요일 오후 5시~새벽 2시, 일요일 휴무  문의  @bar_wodavino




한강 가는 길목에 숨은 작은 숲, 사적인 숲


공간 디자인 회사 ‘바오미다’에서 도심 속 바쁘게 살아가는 모두에게 쉬어 갈 수 있는 숲이 되어주고자 성수동 끝자락에 있는 단독주택에 카페를 열었다. 5분만 걸어가면 한강이 나오는 길목에 자리를 잡고 직접 제작한 가구로 특별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모든 메뉴는 공간과 어울릴 수 있도록 컵과 플레이팅까지 신경 썼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시그너처 디저트인 분재 티라미수다. 도시의 콘크리트 느낌은 도자기 그릇으로, 도시 속 자연은 티라미수로 표현했다. 날 좋은 5월이라면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사적인 숲’이 제공하는 다양한 디저트와 음료를 즐겨도 좋을 듯하다. 계절이 바뀔 때는 그에 맞는 음료를 연구하고, 손님들이 원하는 메뉴는 최대한 ‘사적인 숲’답게 만들어내려 노력하는 등 손님들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지하는 작은 규모의 개인전을 열 수 있는 공간으로 대관도 진행한다. 이름처럼 모든 공간이 알차게 가지를 뻗은 도심 속의 ‘사적인 숲’이다.

주소  광진구 동일로 26 1층  영업 시간  목~화요일 오전 11시 30분~오후 8시, 수요일 휴무  문의  @sajeokin_s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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