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4년 3월호

立春

봄이 시작되면 잠들었던 감각이 깨어난다. 가벼운 차체에 담긴 강력한 엔진, 정밀하게 작동되는 안정화 기능, 아름답고 우아한 형태를 갖춘 슈퍼카들의 계절이 온다.

GUEST EDITOR 조진혁 PHOTOGRAPHER 박원태

FERRARI 296 GTB


빠르게 달릴수록 가볍게 느껴지는 초현실적인 감각. 노면의 질감은 바퀴를 타고 머리끝까지 올라오지만 불쾌하지 않았고, 실내를 가득 채운 엔진 소리는 발끝으로 스로틀을 열어가며 연주한 환희의 송가였다. 짜릿하게 아름다운 이 세계는 레이싱 트랙에서 ‘296 GTB’를 몰아붙일 때 펼쳐진다. 296 GTB는 12기통 엔진으로 대표되는 페라리의 다른 차량들과는 달리 663마력의 120도 V6 엔진을 사용한다. 여기에 전기모터를 결합해 최대출력이 830마력이다. 건조 중량 1470kg에 불과한 2인승 로드 카에 차고 넘치는 힘이다. 단위 출력당 중량비(1.77kg/cv)가 동급 최고 수준이다. 296 GTB는 작고 정교하다. 연료 효율과 가속 성능을 향상시키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지면을 꼭 붙잡는 듯한 사이드 슬립 컨트롤의 그립력, 놀랄 만큼 예민한 전자식 브레이크와 전자식 트랙션 제어, 차체가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기능들이 이 아담하고 유려한 형상에 들어 있다. 트랙에서 내가 빠르고 정확하게 달리는 것이 아니었다. 296 GTB가 고삐 풀린 나를 정확한 길로 인도했다.



PORSCHE 718 BOXSTER GTS 4.0


누군가는 우아하게 빚은 실루엣에서, 누군가는 우렁찬 엔진 소리에서, 누군가는 피부에 닿는 실내 마감에서, 누군가는 유려한 휠 디자인에서 자동차의 매력을 느낀다. 감성을 느끼는 포인트도 저마다 다르다. 인기 있는 명차에는 감성 포인트가 서너 가지씩 있는데, 포르쉐 ‘718 박스터 GTS 4.0’은 보고 듣고 느껴지는 모든 것이 자동차 애호가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포르쉐의 전통적인 디자인을 계승한 실루엣에 2인승 미드 엔진 스포츠카의 균형미도 갖추고 있다. 헤드램프, 안개등, 에이프런, 스포일러 립 등 시선을 뺏는 요소에는 포르쉐 GTS의 특징인 블랙 디테일을 적용했고, 외장 도장 색과 동일한 컬러 캘리퍼가 휠 사이로 존재감을 비춘다. 절정을 이루는 건 6기통 박서 엔진의 경쾌한 출력이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4초 만에 도달하는 가속력과 순식간에 7800rpm에 달하는 빠른 응답성, 배기 시스템이 자아내는 엔진 사운드는 스포츠 주행의 낭만을 완성한다.



BENTLEY CONTINENTAL GT AZURE


벤틀리 ‘컨티넨탈 GT 아주르’는 럭셔리 그랜드 투어러다. 자동차의 역동적인 성격을 고급스럽게 표현한 모델로서 우아함과 안락함을 겸비했다. 운전자는 호화로운 분위기에서 최상의 편안함을 누리게 된다. 이러한 정체성은 외관에서부터 강조된다. 웅장한 전면 크롬 그릴은 화려하게 빛나고, 미스터 올림피아의 근육처럼 잔뜩 부푼 보닛의 볼륨은 A필러를 타고 후면으로 날렵하게 떨어지며 쿠페 실루엣을 완성한다. 시선을 빼앗는 22인치 아주르 전용 유니크 디자인 휠은 묵직한 디자인에 방점을 찍는다. 실내에선 다이아몬드 퀄팅을 적용한 시트와 고급스러운 가죽, 섬세한 스티치에서 장인의 손길이 느껴진다. 시종일관 요철을 삼키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표현하지만 실은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78.5kg·m를 발휘하는 4.0L V8 트윈 터보엔진을 품고 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4초 만에 도달하는 가속력과 이를 보좌하는 전자식 액티브 롤링 컨트롤 시스템이 고속에서도 정확한 조향과 안정감을 보여준다.



McLAREN ARTURA


‘아투라’는 기존 슈퍼카와는 시작이 다르다. 고요하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이식해 시동을 걸면 전기모터가 작동된다. 순수 전기모터는 최대 31km까지 주행 가능하고, 맥라렌의 신형 3.0리터 V6 트윈 터보엔진은 최고출력 585마력을 발휘한다. 엔진과 모터를 합하면 최고출력 680마력, 최대토크 720Nm에 달한다. 엔진은 강력하지만 크기와 무게는 줄었다. V8 엔진보다 50kg 가벼워 무게 대비 출력비는 동급 최고인 톤당 488마력이다. 아투라는 일반적인 슈퍼카와 다르다. 하이브리드 슈퍼카를 위해 후진 기어 없이 전진 기어로만 구성된 8단 SSG 트랜스미션을 탑재했다. 또한 기계식 후진이 아닌 E-모터를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후진한다. 아투라는 맥라렌 디자인 기조인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를 계승한 순수한 슈퍼카다. 짧은 휠베이스와 낮은 자세, 굵은 캐릭터 라인, 맥라렌 고유의 다이히드럴 도어까지. 맥라렌의 유산과 미래가 조화롭게 담겨 있다.



COOPERATION  FMK 페라리(3433-0808), 포르쉐코리아(080-810-0911), 벤틀리모터스코리아(3448-2700), 맥라렌서울(3482-6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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