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호

LONG vs. SHORT

보온성과 실용성을 살펴 골라야 하는 겨울 코트와 퍼 재킷. 롱과 쇼트의 선택지 사이에서 아직 망설이고 있다면 이번 F/W 시즌의 런웨이를 참고해보자.

ASSISTANT EDITOR 차세연

COAT


LONG

걸을 때 펄럭거리는 멋이 있어 열어 입어야 더욱 매력적인 롱 코트는 이너웨어의 선택이 중요하다. MSGM은 루스한 핏의 데님 팬츠를 부츠 안에 넣어 다이내믹한 실루엣을 선보인 한편, 코페르니는 무릎이 찢어진 청바지 위에 롱 코트를 툭 걸쳐 자연스러움을 살렸다. 코트 안에 재킷을 껴입는 스타일링은 보온 효과를 상승시킬 뿐만 아니라 격식을 차린 듯한 느낌을 준다. 페라가모와 같이 원 컬러로 연출하면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슈트 룩이 완성되고, 막스마라처럼 톤온톤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좋다. 너무 딱딱한 분위기가 싫다면 재킷 이외에 베스트나 점퍼 등 다른 아우터웨어를 매치해 다양한 변주에 도전해보자.



SHORT

이번 F/W 시즌 가장 파격적인 것 중 하나는 언더웨어만큼이나 짧은 쇼츠를 매치한 ‘하의 실종’ 패션이다. 이 대담한 실루엣은 파워 숄더 재킷을 활용한 안드레아스 크론탈러의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발렌티노를 통해 당당한 여성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엉덩이를 간신히 가리는 길이의 후드 스웨트셔츠를 활용해 캐주얼한 면모를 부각한 미우 미우의 룩도 인상적이다. 짧은 길이가 부담스러울 때는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는 스타킹이나 신발을 활용하는 것이 팁. 배꼽을 훤히 드러내는 크롭트 기장도 대거 등장했다. 마크 제이콥스와 샤넬은 클래식한 분위기의 슈트 재킷과 트위드 재킷을 짧게 잘라 스타일리시하게 전환했고, 네헤라는 골반에 걸치는 로 라이즈 팬츠를 활용해 트렌디한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FUR JACKET


LONG

길이가 긴 퍼 재킷은 소재가 가진 풍부한 볼륨감을 가감 없이 드러내곤 하지만 자칫 부해 보일 수 있는 단점을 지녔다. 이럴 때는 허리 라인을 잘록하게 잡아주는 벨트를 활용하면 된다. 브라운 오버사이즈 퍼 재킷에 같은 색의 벨트를 매치해 센스 있게 연출한 발리와 클래식한 블랙 & 화이트 룩을 선보인 돌체앤가바나가 좋은 예. 아트와 패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퍼페츠 앤 퍼페츠는 벨트 대신 투명 테이프를 활용해 허리를 칭칭 감아 관객들에게 재밌는 볼거리를 안기기도 했다. 몸의 실루엣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보디슈트와 퍼 재킷의 만남은 올해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특히나 흥미로웠던 조합이다. 페라가모는 별다른 디테일 없이 심플하게 톤온톤 플레이를 선보였고, 미쏘니는 화려한 패턴과 디테일을 적용해 브랜드의 개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타이트한 보디슈트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퍼 코트 간의 독특한 시너지가 궁금하다면 이번 기회에 꼭 시도해볼 것.



SHORT

퍼는 롱 재킷보다는 부담스럽고 무거운 느낌이 덜한 쇼트 재킷의 수요가 많은 편이다. 특별한 날 입으면 더욱 빛을 발하는 쇼트 재킷은 미니 스커트와 궁합이 좋은 편이다. 트루사르디처럼 새틴 소재의 드레스와 매치하면 걸리시한 파티 룩을 완성할 수 있고, 필립 플레인 같이 로 라이즈 스커트와 연출하면 식지 않은 Y2K의 열기를 만끽할 수 있다. 퍼 재킷을 입었을 때 하체가 허전해 보인다면 동일한 퍼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스포트막스는 차분한 실루엣의 모헤어 룩을 선보였고, 볼륨감 있는 퍼를 사용한 루이 비통과 구찌는 각각 버뮤다팬츠와 스커트를 매치했다. 어느 정도 맨살이 드러나는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허전한 부분을 가득 채운 것은 소재 자체가 뿜어내는 온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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