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URY MOTORS 2023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루는 곳, 이진욱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보고 싶은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하늘누리 비행학교를 주목할 것. 수도권에 있는 유일한 국토교통부 지정 경량 항공기 전문 교육기관이다. 이곳을 만든 이진욱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EDITOR 정송 PHOTOGRAPHER 이우경

이진욱  엔지니어로 일하며 비행을 취미로 즐기다가 한 차례 사업 성공을 거둔 후 본격적으로 경비행기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앞으로 ‘하늘누리 비행학교’의 부지를 늘리고 좋은 경비행기를 많이 구비해 대중에게 비행의 묘미를 알리는 것이 그의 최종 꿈이다.


서울에서 가까운 수원에 이런 멋진 비행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 아마 많은 이가 놀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체로 많은 비행장이 지방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개인이 소유, 운영하는 곳이지만, 국토교통부에서 정식 허가를 받은 어엿한 경량 항공기 전문 교육기관인 ‘하늘누리 비행학교’다. 전문적인 비행보다는 소위 ‘레저’라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취미 생활을 위한 비행을 배우는 곳인 셈이다.


일상에서도 쉽게 비행을 접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어떤 사람들이 이곳에 오나요?

아무래도 항공 레저 쪽에 있는 분들은 안정된 삶을 영위하는 사람이 많아요. 경제적인 기반이 갖춰져야 비로소 시작할 수 있는 레저이기 때문이죠. 기본적으로 2인이 탈 수 있는 경량 항공기의 가격이 무척 비쌀뿐더러 이를 배우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찮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릴 때 한 번쯤 가져본 꿈을 좇아 ‘이제는 시작해볼 수 있겠다’ 싶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에요.


온라인을 통해 생각보다 간편하게 체험이나 전문 자격증 교육을 신청할 수 있더라고요. 이용자와의 간극이 준 만큼 안전이나 여러 위험 상황 대처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맞아요. 2010년대 우리나라에 여러 안전사고가 잦았어요. 특히 세월호 사건 이후 2017년에야 비로소 항공 안전법이 제정됐을 정도로 항공 쪽은 관련 제도가 미비했어요. 생각보다 항공 레저는 안전해요. 보통 사고가 나면 ‘재앙’이라고 부를 정도의 대형이다 보니 우리 인식에 위험한 레저라 생각하는데, 비행할 때 체크해야 하는 리스트만 꼼꼼하게 확인하면 절대로 사고 날 일이 없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우리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 법을 가르치고 배웁니다. 레저형 비행기는 600kg 이하로 만들도록 규정되어 있어요. 비행기 엔진이 갑자기 꺼지더라도 사람이 다치지 않을 수 있도록 만드는 거예요. 하늘누리에서 보유한 비행기에는 낙하산도 장착돼 있습니다. 안전 수칙을 가르치는 동시에 이러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수원에 위치한 하늘누리 비행학교 활주로 전경. 이곳에서는 경비행기 조종 체험은 물론 자격증을 위한 교육까지 받을 수 있다.


직접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자유로움이 가장 크죠. 비행기가 정말 빠르잖아요. 실제로 조종하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요. 수평선만 보일 뿐이죠. 평온함을 느낄 수 있어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그리고 발견의 묘미도 있어요. 남들은 찾을 수 없는 우리나라의 색다른 지형이나 자연을 발견할 때면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비행을 할 때면 종종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영화 <구름 속의 산책>이 떠오르곤 합니다. 비행과 일맥상통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문득문득 그 문장과 영화가 주는 몽실한 감정이 느껴지죠.


이를 운영하면서 생각나는 일화는 없으신가요?

다른 경비행기장과 다르게 이곳은 개인 소유의 땅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과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와서 보면 알겠지만, 경비행기 소음이 생각보다 심하지 않아요. 그런데도 비행기는 소란스럽다는 편견과 싸워야 할 때도 있죠. 이러한 마찰을 줄이기 위해 직접 비행장에 초대해 체험해보는 시간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예전에 한 할머니께서 비행기를 태워달라고 하신 적이 있어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하늘나라에 간 뒤 자식들 내려다보는 기분이 어떤 건지 한번 느껴보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아직도 그분 생각하면 뭉클하고 목이 메어요. 누군가의 소망이나 꿈 혹은 정말 작은 바람 같은 걸 이뤄줄 수 있는 곳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우리나라에서 경비행장을 운영하며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점이 있다면요?

결국은 종합적인 인프라인 것 같아요. 지방에서 운영하는 큰 경비행장은 대체로 정부가 땅을 지원하고 개인이 위탁받아 운영하는 형식이에요. 그런데 그 땅이 지대가 낮은 경우가 많아서 빈번하게 침수가 일어나는 등 문제가 많아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원은 좋지 않은 편이죠. 안전한 레저 환경을 위해 관리 감독이 철저한 만큼 지원 역시 확실히 해줬으면 좋겠는데 아직 잘 이뤄지지 않는 게 가장 아쉽습니다. 또 하나는 앞서 언급한 비행에 대한 대다수 사람의 인식이겠죠.


앞으로 하늘누리 비행학교가 목표하는 것과 대표님이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바는 무엇인가요?

먼저 부지를 더 많이 확보해 활주로를 넓히고 싶어요. 그래서 좀 더 많은 사람이 기다림이나 불편함 없이 비행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은퇴 나이를 정해놓고 일하고 있어요. 그때가 되면 회사를 믿을 수 있는 직원들에게 물려주고 비행학교를 만들어서 이를 좀 더 대중화하는 데 힘쓰고 싶네요. 환원 사업 같은 일을 꿈꾸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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