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4년 7월호

2024 파리 '패션' 올림픽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출정 준비를 마친 국가대표 선수단의 단복을 모았다. 시작 전부터 장외전이 뜨겁다.

EDITOR 이민정


REPUBLIC OF KOREA

올림픽을 100일 앞두고 국가대표 선수단의 출정복이 공개됐다. 올해도 역시 영원아웃도어에서 전개하는 노스페이스가 제작을 맡았다. 이날 선보인 룩은 시상용 단복과 일상복 그리고 장비를 포함한 총 23가지. 태극기의 건곤감리 중 물을 뜻하는 감괘, 음양을 상징하는 태극 문양, 팀코리아의 캘리그래피를 디자인 요소로 사용했고 16개 품목에 리사이클링 소재를 적용해 의미를 더했다. 동해 바다의 쪽색을 수묵화 느낌으로 표현한 시상식 복장이 포디엄 위에서 빛날 날이 머지않았다.





JAPAN

일장기의 붉은 컬러를 디자인 포인트로 사용해왔던 일본 단복에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2024 파리 올림픽을 기념해 파리의 일출에서 영감받은 그러데이션 컬러를 택한 것. ‘선라이즈 레드’라 명명한 이 색상은 포디엄 재킷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반팔 티셔츠는 일본의 전통 길조 문양인 ‘야가스리’에서 착안한 그래픽 패턴을 적용했다. 올림픽 단복을 디자인한 아식스는 다양한 기온에서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의 상황을 고려해 통기성에 초점을 맞춰 기능성 원단과 메시 소재를 적절히 믹스했다고 덧붙였다.





CANADA

룰루레몬은 육상 선수 데이미언 워너, 비치 발리볼 선수 멜리사 후마나 파레데스를 포함한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 19명과 협력해 공식 단복을 완성했다. 재킷과 팬츠 등에 프린팅한 현대적인 패턴은 캐나다의 자연, 예술, 건축에서 영감받은 것. 룰루레몬은 통기성이나 보온성 같은 기능적인 면을 넘어서 캐나디안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단복을 만들고자 했다. 레드 계열을 주로 사용하고 아이템 곳곳에서 단풍잎 디테일을 볼 수 있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ITALIA

2012년부터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탈리아 선수단의 단복을 제작하고 있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이번 파리 올림픽을 위해 그가 디자인한 유니폼은 2024 S/S 엠포리오 아르마니 남성 프레젠테이션에서 첫선을 보였다. 네이비 컬러 바탕에 일 트리콜로레(이탈리아 국기명) 색상을 칼라나 소매 부분에 포인트로 사용해 모던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이날 현장에는 올림픽 선수 6명과 패럴림픽 선수 6명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한편,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UEFA 유로 2024에 참가하는 이탈리아 축구 국가대표팀의 공식 단복도 선보였다.





AUSTRALIA

올림픽 개막을 100일 앞두고 시드니 클로벨리 비치에 호주 국가대표 선수들이 단복을 입고서 등장했다. 클래식한 면과 스포티한 면을 동시에 갖춘 단복은 호주 브랜드 스포츠크래프트Sportscraft가 디자인한 것. 남자 선수는 싱글브레스트 리넨 블레이저와 신축성이 좋은 치노 팬츠를 매치했고, 여자 선수는 더블브레스트 리넨 재킷에 치노 쇼츠를 입거나 그러데이션 컬러 플리츠스커트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단복 재킷 안감에는 역대 호주 올림픽 메달리스트 301명의 이름을 새겨 의미를 더했다.





FRANCE

프랑스는 다가오는 올림픽을 위해 개최국으로서 혼신의 힘을 쏟은 듯하다. 이런 면은 선수단의 유니폼에도 드러나는데, 개막식에 입는 정복은 벨루티가 제작했다. 이로써 프랑스 선수단은 벨루티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슈트와 스니커즈를 착용하고 개막식에 선두 주자로 등장하게 됐다. 프랑스 선수단을 위한 총 1500벌에 달하는 이번 유니폼 프로젝트는 패션 컨설턴트 카린 로이펠드를 비롯해 180명 이상이 참여한 대대적인 규모였다. 재킷 숄 칼라는 프랑스 국기에서 착안한 컬러를 사용해 마치 파티나 염색을 한 듯한 효과를 낸다.





UNITED STATES OF AMERICA

랄프 로렌이 어김없이 미국 선수단의 개·폐막식 의상을 맡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시작으로 미국 대표팀의 퍼레이드 유니폼을 제작한 랄프 로렌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아이비 룩을 기반으로 한 아메리칸 캐주얼 스타일이 주로 선보인다. 네이비 재킷, 스타디움 재킷, 럭비 셔츠 등 주 아이템은 성조기 컬러를 사용해 완성했고 ‘USA’를 큼지막하게 새겨 국가명을 강조했다. 이밖에 경기복과 시상식복 등은 나이키, 제이린드버그 등 다수의 스포츠 브랜드가 참여했다.





IRELAND

개최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일랜드에 파리 올림픽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19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독립된 국가로 출전해 올해로 100주년을 맞기 때문. 이번 올림픽을 위해 개·폐막식 의상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일랜드 디자이너 로라 웨버Laura Weber가 디자인 했다. 선수에게 통기성이 중요한 것을 고려해 슈트 뒷면에 과감하게 벤트 디테일을 넣었고, 화이트를 메인 컬러로 사용했는데 이는 아직 결과를 모르는 빈 캔버스와 같은 선수의 마음을 표현한 거라고. 폐막식에는 다른 디자인의 재킷을 입을 예정이니 눈여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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