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4년 6월호

CITY VACANCE - NEWYORK

‘낭만의 도시’. 뉴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다. 해 질 녘 노을을 곁에 두고 바라보는 마천루, 자유의 여신상, 타임스스퀘어 등은 평생 잊지 못할 한 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

EDITOR 박이현


뉴욕이라는 단어는 들을 때마다 아련하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리운 그런 마음이다.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는 자신의 노래 ‘New York, New York’에서 읊조리지 않았던가. 절대 잠들지 않는 도시에서 깨어나고 싶다고, 뉴욕에선 모든 게 당신에게 달려 있다고, 그래서 뉴욕 일부분이 되겠노라고. 도대체 왜 우리는 뉴욕을 꿈꾸는 것일까. 현실과 비현실의 불확실한 경계를 뉴욕에서 경험할 수 있어서일 테다. 어쩌면 ‘단짠’의 매력일지도. 대표적으로, 세계경제를 주름잡는 월 스트리트Wall Street에서 날카로움을 느꼈다면, 덤보를 향해 뻗어 있는 브루클린 브리지Brooklyn Bridge 위에서 따스한 불빛의 향연을 바라보자. 이내 서늘함이 상쇄된다. 혹, 브로드웨이Broadway를 감싸는 비트에 가슴이 놀랐다면,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방문을 추천한다. 미술 작품만큼 효과 빠른 안정제도 없다. 일정상 한 곳만 가야 한다면, 정답은 센트럴파크다.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속 개츠비(티모테 샬라메)를 떠올리며 걸어보길 바란다.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이 사랑에 울고 사랑에 웃는 하루를 만들어줄 것이다. 혹자는 위의 코스가 보편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당연히 개성 넘치는 신규 콘텐츠도 존재한다. 먼저, 6월 9일까지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스토어 ‘제네시스 하우스Genesis House’는 킴 카다시안의 향수(KKW Fragrance) 디자인에 참여한 플로리스트 제프 레섬Jeff Leatham의 작품으로 가득 찬다. 전시 는 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시간을 선사할 예정. 8월 말까지 5개 행정구 모두에선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셰익스피어 축제를 개최한다(스페인어, 영어). 이와 함께 7~8월에는 할인된 금액으로 뉴욕의 미식을 맛볼 수 있는 ‘뉴욕 레스토랑 위크’가, 9~10월에는 뮤지컬을 1+1로 볼 수 있는 ‘브로드웨이 위크’가 열린다. 마지막으로, 하반기 뉴욕시에서 가장 높은 전망을 자랑할 ‘스카이 리프트Sky Lift’가 록펠러센터에 개장한다. 이처럼 클래식과 모던이 멋들어지게 공존하는 도시가 또 있을까. 아무래도 항공편을 빨리 알아봐야 할 것 같다.



AMAN NEW YORK


아만 브랜드 최초의 도심형 레지던스 호텔. 맨해튼의 아이콘인 크라운 빌딩Crown Building에 오픈했다. 전 객실이 스위트룸인 럭셔리의 결정체다. 호화로움의 정점을 보여주면서도 차분한 톤의 동양적 인테리어가 이곳의 핵심. 대리석으로 이뤄진 욕실에서 몸을 단장한 뒤 차 한잔을 마시며 바라보는 뉴욕의 파노라마 뷰는 평생의 추억이 된다. 아만의 브랜드 핵심인 웰니스를 가장 완벽하게 표현한, 3개 층에 걸쳐 자리 잡은 스파는 꼭 방문할 것. aman.com



THE RITZ-CARLTON NEW YORK, NOMAD


뉴욕의 밤거리를 누리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최적의 장소. 평온함의 대명사 리츠칼튼 침대 위에 누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석양빛에 물드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밖을 나서면, 나이트 라이프가 시작된다. 불야성을 이루는 첼시의 클럽과 다이닝에선 진정한 뉴욕 바이브가 무엇인지 체감할 수 있다. 조금 지쳐도 괜찮다. 호텔엔 뉴욕에서 보기 드문 욕조가 있어 따뜻한 물에 몸을 이완시킬 수 있으니까. 하루의 마무리는 약 150m 높이에 있는 라운지 ‘누벨루즈Nubeluz’가 좋겠다. 다만, 이미 핫 플레이스로 소문났으니 예약을 서두르자. ritzcarlton.com



THE FIFTH AVENUE HOTEL


뉴욕에서 가장 번화한 5번가에 문을 연 호텔. 미식과 쇼핑, 예술 모두를 최적의 동선으로 즐기고 싶다면, 이곳이 안성맞춤이다. 럭셔리 건축의 대명사로 불리는 ‘매킴, 미드 & 화이트McKim, Mead and White’ 건축사무소가 디자인했다. 르네상스 양식과 맥시멀리스트 인테리어가 공존하는 덕분에 중세 귀족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느낌이 든다. 같은 건물에 요식업계의 오스카상, 제임스 비어드상을 받은 앤드루 카멜리니Andrew Carmellini의 레스토랑 ‘카페 카멜리니’, 뉴욕 최고의 마티니로 소문난 ‘포트레이트 바’가 있어 미식 여행도 가능하다. thefifthavenuehotel.com



HOTEL BARRIÈRE FOUQUET’S NEW YORK


프랑스 바리에르 그룹이 뉴욕에 진출했다. 세련된 파리지앵의 감성을 트라이베카 지역에 이식한 것. 샹들리에의 은은한 빛 아래서 호텔리어가 건네는 “봉주르”라는 인사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객실 내부는 포스트모던풍의 곡선미가 돋보이는 가구와 소박한 정원을 그린 ‘투알 드 주이Toile de Jouy’ 벽지로 꾸몄다. 음식도 프랑스 풍미를 물씬 풍긴다. 제철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는 채식 비스트로 ‘파르 이시 카페’와 피에르 가니에르Pierre Gagnaire의 달팽이 요리와 어니언 수프를 맛볼 수 있는 브래서리가 대표적. hotelsbarriere.com



THE WARREN STREET HOTEL


크로스비 호텔Crosby Hotel, 더 휘트비 호텔The Whitby Hotel에 이은 영국 디자인 호텔 체인 펌데일Firmdale의 세 번째 뉴욕 시리즈. 오너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킷 켐프Kit Kemp가 기획했다. 직물 제조 공장이 많았던 트라이베카 지역의 역사를 모티프 삼아서인지 화려한 색상과 텍스처, 패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우중충한 날씨에도 호텔 파사드가 멋짐을 뽐낼 정도. 스위트룸과 레지던스 일부는 전용 테라스와 정원이 있어 허드슨강이 자아내는 잔잔한 리듬을 감상할 수 있다. 호텔 내부에서 웬들 캐슬Wendell Castle, 토니 크래그Tony Cragg 등의 작품을 찾아보는 재미도 놓치지 말 것. 반려동물도 환영한다. firmdalehotels.com



ADVISER  김규연(뉴욕관광청 한국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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