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4년 6월호

CITY VACANCE - KYOTO

일본의 여러 도시 중에서도 정체성이 가장 뚜렷하고 역사와 전통이 잘 보존되어 있는 교토. 낭만과 여유로움으로 가득해 느긋한 여행을 원하는 이라면 교토를 주목해야한다.

EDITOR 정두민



일본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어 비교적 가벼운 발걸음으로 떠날 수 있는 여행지다. 특히 코로나 19의 여파가 사라진 이후 ‘엔저 현상’의 영향으로 해외여행객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급상승하면서 일본의 관광산업은 그야말로 호황을 맞았다. 최근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여행객들로 인한 ‘오버투어리즘’ 현상으로 관광지 일부 출입을 통제할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찾는 여행객이 끊이질 않는 이유는 이곳 특유의 낭만과 감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대개 수도인 도쿄와 관광지인 오사카를 먼저 찾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 고유의 이국적인 정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은 다름 아닌 교토다. 교토는 일본의 옛 수도이자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로서 일본 문화와 전통을 오랫동안 간직해왔다. 여러 유적지부터 교토의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과 박물관,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정원과 사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유서 깊은 건축물 등 고즈넉한 풍취를 즐기며 동시에 예스러운 기품까지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다. 교토는 여유롭고 느긋한 여행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완벽한 여행지다. 도시 중심부인 교토역 주변을 조금만 벗어나면 마주하게 되는 오래된 골목과 작은 골동품 가게, 화과자와 떡을 맛볼 수 있는 전통찻집, 전통 혼례 옷차림의 신혼부부, 기모노를 입은 게이샤 등 낭만이 가득한 평범한 일상 속에서 여유로움을 찾을 수 있다.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 속에서도 전통과 문화의 가치를 지키며 많은 여행객에게 짙은 인상을 남기는 교토. 불편해 보일 정도로 좁은 골목과 오래된 흔적이 엿보이는 곳도 많지만 이를 훼손하지 않고 잘 보전하며 이곳만의 정체성을 유지해오고 있기에 다른 도시와는 차별되는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여름에는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 평온한 휴식을 원한다면 교토의 정취를 느끼며 마음의 안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알면 알수록 다양한 매력을 지닌 도시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AMAN KYOTO

투숙객이 평온함을 느낄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리조트 아만. 교토의 고즈넉한 감성이 더해져 한층 더 이색적인 경험을 누릴 수 있었던 ‘아만 교토’의 생생한 후기를 공유한다.


하나의 숲을 이루는 교토의 파빌리언


만물에 생기가 돋기 시작하던 지난 3월, 아만 교토 취재를 위해 교토로 향했다. 간사이 공항에 내려 교토 역을 거쳐, 차를 타고 30분 정도 더 들어가면 긴카쿠지(금각사) 근처에 위치한 ‘아만 교토’를 발견할 수 있다. 하나의 거대하고 고요한 숲을 떠오르게 하는 이곳은 건축가 케리 힐Kerry Hill이 오랜 기간 구상해서 완성한 곳으로, 과거 섬유박물관 정원이었던 자리를 새롭게 탈바꿈했다. 아만 교토에서는 이끼에 뒤덮인 돌길과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진 벽과 담장, 천연 샘물이 흐르는 계곡 등 자연 그대로의 고즈넉한 풍경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 일본 전통 숙박 시설인 료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물은 간결한 격자형 구조가 특징이며, 각각 강과 산 두 방향으로 창을 낸 총 26개의 프라이빗한 객실로 이루어져 있다. 자연경관을 살리는 동시에 모던함을 곁들인 외부 디자인은 물론, 객실 내부 인테리어는 평화롭게 휴식하며 사색을 즐길 수 있도록 미니멀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꾸몄다. 특히 나무의 온기와 자연광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큰 창이 장점. 창 너머로 펼쳐진 숲과 정원의 경관을 감상하고 모든 객실에 마련된 편백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마치 자연과 하나가 되는 듯한 비현실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품격 높은 미식과 다채로운 프로그램


여행의 또 다른 묘미는 현지 음식을 맛보는 일이다. 아름다운 숲의 정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더 리빙 파빌리언 바이 아만’에서는 교토 외곽에서 조달한 현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참신한 요리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전통 교토 가정식 요리인 오반자이와 서양식을 조식으로 제공한다. 원하는 시간대 언제든지 식사가 가능하며 애프터눈 티와 야외 피크닉 햄퍼 세트도 즐길 수 있다. 메인 레스토랑 ‘타카 안’에서 누리는 식사는 좀 더 특별하다. 전적으로 셰프가 추천하는 테이스팅 메뉴를 제공하며 일본 전통 가이세키 콘셉트의 형식으로 진행해 일본 식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어 뜻깊다. 하나의 숲 그 자체인 아만 교토에서는 산책길 곳곳에서 요가나 명상을 즐길 수 있는 ‘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근처 사찰 승려의 전문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원을 바라보며 수채화를 그리거나 사원에서 명상, 다도, 서예 등을 할 수 있는 다채로운 액티비티를 제공한다. 또한 아만 교토에 머무르는 게스트는 개인적인 초대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게이샤의 고대 찻집’에 입장이 가능해 전통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일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웰니스 시설인 온천 또한 특별하다. 아만 스파 내 온천 시설은 천연 샘물로 이루어진 실내탕과 일본식 정원을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노천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울러 온천에서 교토 녹차와 검은콩, 지역 사케와 동백기름 같은 일본 천연 약재를 활용한 트리트먼트도 제공한다. 분주한 도심을 벗어나 느긋한 힐링을 원한다면 자연 속 은신처 같은 아만 교토에 머무르며 교토의 매력을 더욱 깊이 만끽해보기를 바란다. amankyoto.com



BANYAN TREE HIGASHIYAMA KYOTO


‘반얀트리 히가시야마 교토’가 일본 교토의 기온 및 히가시야마 지구에 둥지를 틀었다.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반얀트리 리조트로 총 52개의 객실에서 교토 도심의 아름다운 전망을 관람할 수 있다. 도심에 위치하지만 공개된 이미지를 보면 리조트 뒤편으로 산과 대나무 숲이 둘러싸여 있어 자연을 어느 정도 보존한 채 설계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의 저명한 건축가 구마 겐고의 건축사무소에서 맡아 진행했으며 전통 건축물에서 영감받은 조밀한 구조로 리조트 외관 전체를 디자인했다. 내부 인테리어는 세계 유수의 럭셔리 호텔 인테리어 디자인 작업을 한 DWP 인터내셔널과 하시모토 유키오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공동 작업했다. 여느 프리미엄 리조트 못지않은 고급 다이닝 레스토랑을 비롯해 천연 온천수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 또한 운영하며 올가을에 개장할 예정이다. banyantree.com



DUSIT THANI KYOTO


니시혼간지(서본원사) 사찰 마을에 지난해 새롭게 문을 연 ‘두싯 타니 교토’는 일본의 섬세한 전통문화와 태국의 호스피탤러티 문화, 즉 환대 정신이 어우러진 일본식 태국 호텔이다. 일본 건축 문화의 정교함과 태국 건축의 화려함을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한 건물 외관이 특징이다. 내부는 교토와 고대 수도인 태국 아유타야를 상징하는 디자인을 차용했다. 독특한 두 문화의 만남은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과 더불어 주변의 현대적 건물과도 조화를 이루는 섬세함을 보여준다. 4층 건물에 총 147개 객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태국과 교토 문화를 융합한 우아하고 세련된 공간을 내세워 많은 해외여행객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부대시설도 다양하다. 실내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등 출장과 레저를 위한 시설은 물론 고대 태국 마사지 테라피와 일본 전통 의식이 어우러진 맞춤형 웰니스 트리트먼트도 제공한다. 태국 미쉐린 셰프로 유명한 두앙폰 보 송비사바와 딜런 존스가 이끄는 매력적인 다이닝 또한 빼놓을 수 없다. dusit.com/dusitthani-kyoto/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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