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4년 6월호

MILAN DESIGN WEEK - CAPTURE THE HIGHLIGHT

매년 4월, 지구 최대의 디자인 페스티벌인 밀라노 디자인 위크가 열린다. 축제의 서막이 오르면 수많은 건축물이 하루아침에 전시장으로 탈바꿈하고 그저 거리를 거닐기만 해도 곳곳에서 예술 작품을 마주할 만큼 도시 전체가 그야말로 하나의 디자인이 된다. 올해에는 4월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 간 축제가 이어졌으며, 가구 박람회 살로네 델 모빌레Salone del Mobile부터 밀라노를 무대로 삼는 장외 전시 푸오리살로네Fuorisalone 현장까지 축제가 열리는 모든 스폿이 용광로 같은 열기로 이글거렸다. <럭셔리>가 직접 전하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 하이라이트를 감상하며 전 세계 디자인의 현주소와 비전을 가늠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디자인의 향연이 도시 전체를 무대 삼아 펼쳐진다. <럭셔리>에디터가 면밀히 포착한 올해의 장외 전시, 푸오리살로네 핫 이슈 28.




10 CORSO COMO × CAPSULE PLAZA


인테리어와 건축, 공예 등을 아우르는 큐레이션을 선보여온 캡슐 플라자와 10 꼬르소 꼬모가 체험형 공간을 열었다. 여러 디자인 가구를 활용해 기하학적으로 꾸민 전시장 내부는 마치 새로운 차원에 입성한 듯 관람객의 오감을 자극하는 요소가 가득했다. 특히, 1970년대 베르너 판톤이 덴마크의 레스토랑 ‘바르나Varna’를 위해 시도한 인테리어를 오마주하고자 그가 디자인한 러그와 형이상학적 형태의 체어 및 테이블을 배치해 구현한 시노그래피가 이목을 끌었다.



FORNASETTI


포르나세티는 전시 를 통해 다이닝룸에 대한 초현실적인 해석을 감행했다. 쇼룸을 마치 연극 공연장처럼 탈바꿈해 무대 주인공으로 다이닝 퍼니처와 테이블웨어를 내세운 것. 장막 사이로 공중에 매달려 회전하는 의자나 금박 디테일을 입은 다면체 바 캐비닛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등 신제품을 드라마틱하게 소개한 점이 시선을 끌었다. 특히 올해 등장한 컬렉션은 모두 20세기 중반 포르나세티에서 선보였던 디자인과 패턴을 재해석한 것이기에 더욱 뜻깊다.



ARTEMEST


작년에 첫 출사표를 던진 아르테메스트의 두 번째 전시 는 5비에 지구에 위치한 호화 저택에서 열렸다. 아르테메스트는 장인 정신에 기반한 이탈리아 공예와 홈 데코 아이템을 소개하는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전시장이 된 저택은 1900년대 오스트리아 왕자를 위해 지은 공간이다. 엘리시온Elicyon, 로테트 스튜디오Rottet Studio, VSHD 디자인 등 총 6개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가 전시에 참여했으며 테라스, 프라이빗 룸, 라운지 등 저택을 구성하는 공간을 아르테메스트의 홈 데코 아이템을 활용해 화려한 쇼하우스로 변신시켰다.



DELCOURT COLLECTION


올해 크리스토프 델쿠르트의 시선은 말에게 향했다. 자유로운 기질을 지녔지만 이에 못지않게 섬세한 성미를 지닌 말의 양면적인 면모에 이끌린 것. 이에 올해 신규 컬렉션인 ‘꿈속의 말Horses in My Dreams’은 말안장이나 마구 공예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 뛰어난 균형 감각이 필요한 승마 자세에 착안해 테이블 다리를 만든 ‘오르스Ors’ 식탁이나 나무와 면 등 소재의 조화를 꾀한 ‘우고Ugo’ 램프가 대표작. 올해 역시 물성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섬세한 기술로 완성도를 높인 점이 매력적이다.



NILUFAR GALLERY


수장 니나 아샤르Nina Yashar가 이끄는 닐루파르 갤러리는 전시 <타임 트래블러Time Traveller>를 선보였다. 특히 닐루파르 데포에서는 총 3개 층을 모두 아우르는 듯한 위용의 인스톨레이션 ‘12 체어스 포 메디테이션’을 만날 수 있었다. 12개의 사과가 떠다니는 모습을 그려낸 대형 모자이크 벽화와 각기 다른 디자인의 하얀 의자 12개가 기묘한 긴장감을 이루며 놓인 모습은 그 규모만으로 관람객을 압도한다. 각 의자는 소재나 외형이 모두 다른데, 이는 디자인의 시대적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 관객에게 시간과 디자인이 과연 어떠한 상관관계를 이루며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B&B ITALIA


B&B이탈리아는 트렌드나 화려함을 좇지 않고, 처음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단순히 하나의 가구를 판매하는 것이 아닌 가구 하나로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재차 확인한 것. 공개한 신제품은 기존 제품을 재해석하거나 B&B이탈리아의 초기 디자인을 떠올리게 할 만큼 클래식한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제작에 사용한 소재나 기술력은 한층 진일보한 것이 특징. 특히, 후카사와 나오토가 디자인한 ‘오모이Omoi’ 체어는 장식적인 요소 없이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팔걸이를 앙증맞게 만들어 위트 있다.



DIMORESTUDIO


어두운 장막 속에서 빛이 나듯 반짝이는 가구들. 디모레스튜디오가 비아 솔페리노Via Solferino 전시장에 구현한 광경이다. 전시장에 비치한 ‘인테르니 베노스타Interni Venosta’ 가구 컬렉션은 토스카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공업체 파브리 서비스Fabbri Services와 함께 제작했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카를라 베노스타Carla Venosta가 펼쳐낸 글래머러스 디자인 철학을 기반으로, 도널드 저드Donald Judd나 칼 안드레Carl Andre 등이 선도한 선형 미니멀리즘 디자인적 특징까지 혼합한 것이 특징.



GAGGENAU


주방 브랜드 가게나우가 빌라 네키 캄필리오에서 개최한 전시 는 가전제품이 일으킬 변혁의 시대를 기원하는 자리이자, 가게나우의 기술력을 체감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특히 미니멀한 전시 공간에 획을 그은 듯 하나의 선처럼 자리한 가게나우의 신제품 아일랜드는 얼핏 그저 대리석 패널처럼 보이지만, 터치식 인터페이스와 놀라운 열 감지 능력 등 심플한 외관과 달리 놀라운 기능을 갖추고 있어 감탄을 자아냈다.



MEMPHIS MILANO


이탈리아 디자인계의 이단아라 불릴 만큼 급진적이고 기하학적인 디자인이 특징인 멤피스 밀라노의 가구로 꾸민 집은 어떤 모습일까? 해답은 전시 <리빙 멤피스Living Memphi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흔히 과하거나 질릴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간을 인테리어할 때 뉴트럴한 컬러나 미니멀한 가구를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멤피스 밀라노가 전면적으로 반기를 든 것. 전위적인 디자인의 아이템으로 채운 거실이나 주방, 침대, 서재 등은 공간 인테리어의 공식을 뒤흔드는 놀라운 영감의 장으로 거듭났다.



CASSINA


까시나의 2024년 컬렉션은 ‘변형과 지속적인 진화’를 테마로 한다. 대표적인 예가 카를로 스카르파Carlo Scarpa가 디자인한 소파 ‘코르나로Cornaro’. 독특한 디자인은 유지하되 프레임과 패브릭에 트렌디한 컬러를 입혔기 때문. 타계한 가에타노 페셰를 기리는 아이템도 출시됐다. 뉴욕 마천루를 보며 만든 ‘더 문The Moon’은 그의 디자인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달래는 매개체가 되어주었다.



LASVIT


팔라초 이심바르디Palazzo Isimbardi 광장에서 마치 벽처럼 자리한 웅장한 유리 파사드들. 융합 유리로 만든 ‘포르타Porta’라는 이름의 설치물은 체코의 유리 제조 브랜드 라스빗의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인스톨레이션이다. 이와 함께 신제품 ‘네뷸라Nebula’ 램프와 야부 푸셀버그가 디자인에 참여한 ‘딜루티드’ 에디션 도 공개해 라스빗의 전시장은 내내 밝은 빛이 가득했다.



MOLTENI & C


창립 90주년을 맞이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빈센트 반 듀이센Vincent Van Duysen은 보다 좋은 품질의 소재와 장식, 건축적인 디자인에 집중하고자 했다. 특히 헤르초크 & 드 뫼롱의 ‘포르타 볼타Porta Volta’ 체어와 ‘마테오Mateo’ 테이블이 놓인 다이닝 공간 그리고 빈센트 반 듀이센이 직접 디자인한 ‘아우구스토Augusto’ 소파와 ‘로고스Logos’ 월 유닛 등은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정교한 실루엣과 만듦새를 자랑해 브랜드의 명성에 걸맞은 면모를 보여줬다.



BOFFI


주방, 욕실, 거실 등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공간에 예술적인 터치를 불어넣어온 보피가 90세 생일을 맞이했다. 그간의 여정을 축하하기 위해 로톤다 델라 베사나Rotonda della Besana에서 뜻깊은 축제가 열렸다. 90개의 초를 꽂은 대형 케이크가 레드 카펫을 거니는 한편 보피와 인연을 맺은 각국의 유명 건축가와 디자이너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90주년을 기념해 출시하는 주방 신제품 ‘노반타Novanta’는 그야말로 축제의 화룡점정과도 같았다.



AZIMUT


작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리빙 브랜드 구비의 전시가 열리며 화제를 모았던 공공 수영장 바니 미스테리오시Bagni Misteriosi에 요트가 들어섰다. 정체는 바로 요트 브랜드 아지무트가 제작한 신규 모델 ‘시덱Seadeck 6’. 수영장 한가운데 정박한 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시덱 6의 뒤로는 건축 스튜디오 AMDL 서클과 미켈레 드 루치Michele de Lucchi가 제작한 보름달 형태의 설치 작품 ‘무어링 바이 더 문Mooring by the Moon’도 자리해 도심 속에서 쉬이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이 펼쳐졌다.



MAXALTO


이제껏 로 피에라 내부 전시장에서 특별전을 마련했지만 올해는 작년 장내 전시에서 선보인 시노그래피를 쇼룸에 고스란히 구현해 신규 컬렉션을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아트 오브 유니크’라 이름 붙인 신규 컬렉션은 마치 젠 스타일을 연상케 할 만큼 동양적인 분위기와 치밀하게 완성한 마감 디테일이 특징. 특히 별도로 패브릭을 제작, 생산할 만큼 섬유에 대한 기준점을 높게 두는지라 ‘플로리우스Florius’ 소파나 ‘카라토스Caratos’ 라운지체어 등 패브릭 가구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TRIENNALE DI MILANO


3년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디자인 미술전인 ‘밀라노 트리엔날레’. 올해의 주인공은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차지했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이 함께하고 라문이 후원한 그의 회고전 <나는 용이다 :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진정한 이야기>가 열린 것. 그의 대표작 ‘프루스트’ 의자와 와인 오프너 ‘안나 G’의 캐릭터를 거대화한 작품을 시작으로, ‘라문 아물레또’ 조명의 플로어 버전과 펄 버전 등을 포함해 무려 400개가 넘는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ALCOVA


알코바는 바레도 지역에 총 2개의 전시장을 마련했다. 빌라 바가티 발세치Villa Bagatti Valsecchi와 빌라 보르사니Villa Borsani 모두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공간으로, 특히 빌라 보르사니는 건축가 오스발도 보르사니Osvaldo Borsani가 설계한 공간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이유로 전시 작품만큼이나 건축물에도 관심이 쏠렸다. 올해 역시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이 전시에 참여했다. 특히 화제가 됐던 건 이시가미 준야石上純也의 가구 쇼케이스. 빌라 바가티 발세치의 작은 지하 벙커 공간에서 열렸는데, 풀과 덩굴이 가득한 곳에 가구들이 신비로운 모습으로 자리했다.



CC-TAPIS


이번 디자인 축제에서 가장 많은 협업을 진행한 브랜드를 꼽으라면 대부분 씨씨타피스를 고를 것이다. 구찌와 로라 베선 우드Laura Bethan Wood, 페데리고 페페Federico Pepe 같은 디자이너와 협업한 컬렉션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개하며 브랜드와 아티스트가 사랑하는 러그 브랜드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기 때문. 올해 씨씨타피스의 쇼룸 전시는 페이투굿과 함께했다. 이라 이름 붙인 전시와 컬렉션은 도발적일 만큼 강렬한 색감과 불규칙한 유기체가 떠다니는 듯한 패턴 드로잉이 포인트.



MOROSO IN ROSSANA ORLANDI


모로소에 대해 논할 때면 ‘론 아라드Ron Arad’라는 디자이너를 빼놓을 수 없다. 올해는 그의 공헌을 치하하는 동시에 ‘원 페이지 체어’의 5가지 신규 버전을 공개하는 전시를 로사나 오를란디 갤러리에서 개최했다. 팔걸이와 등, 좌석에 쿠션이 없지만 오래 앉아 있어도 편안한 원 페이지 체어의 소재를 종이로 변경하거나 강렬한 레드 그러데이션을 입히는 등 이번 역시 대담한 시도를 감행했다. 한편, 론 아라드의 디자인 아카이브를 조명하기 위해 카페테리아와 테라스 공간에 그가 이제껏 디자인한 체어의 커스터마이징 버전을 전시하기도 해 볼거리가 한층 더 풍성했다.



FLOS


팔라초 비스콘티Palazzo Visconti에 각기 다른 형태의 빛이 자리했다. 조명 브랜드 플로스가 3팀의 디자인 스튜디오와 함께한 신규 컬렉션을 공개한 것. 포르마판타스마,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 그리고 바버 오스거비 등 총 3팀이 참여해 각각 ‘IC10’, ‘슈퍼와이어Superwire’, ‘벨홉 글라스Bellhop Glass’ 램프 시리즈를 선보였다. 천장에 매달아 연출한지라 비스콘티를 밝히는 플로스의 조명이 마치 샹들리에를 보는 듯했다.



MUUTO


무토의 스칸디나비안 감성이 밀라노의 한 아파트에 녹아들었다. 거실, 서재, 다이닝룸 등 실내를 구성하는 6개의 공간을 무토의 뉴 컬렉션으로 장식한 전시 <밀란 아파트먼트>를 방문한 인상이다. ‘소프트 커넥트’ 소파가 자리한 바이올렛 컬러 테마의 리빙룸은 볕이 해사하게 들어와 따듯한 무드였다면, 올리브 그린 컬러로 차분하게 인테리어한 서재 룸, 그리너리한 정원이 된 커넥팅 룸은 거실과는 또 다른 인상이라 다채로웠다. 대부분의 제품에 미국의 마하람Maharam 패브릭을 추가 적용할 수 있어 한층 더 선택지가 넓어진 점도 눈길을 끌었다.



KCDF


밀라노 디자인 위크 참여 12회째를 맞이한 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 주관의 공예전이 내건 2024년 주제는 <사유의 두께Thoughts on Thickness>. 올해는 총 25팀의 아티스트가 참가했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인 박강용 옻칠장과 유남권·허명욱 작가 등 옻칠 공예가들의 작품과 함께 도자와 나무, 섬유, 유리 등 여러 작가가 각기 다른 소재로 만든 630여 개의 작품을 전시하며 한국 공예의 위상을 드높였다.



GUFRAM


멤피스 밀라노와 더불어 급진적인 디자인의 가구를 선보이는 구프람. 브랜드를 대표하는 가구이자, 사람의 입술을 모티프로 만든 ‘보카Bocca’ 소파에 독특한 변화가 생겼다. 팔라초 리타에서 열린 디자인 큐레이션 플랫폼 5비에Vie에서 개최한 전시를 위해 모션 메커니즘 전문 회사 모션 이탈리아와 협업해 일명 움직이는 소파, ‘구프람 인 모션- 라 보카 에 모빌레Gufram in Motion – La Vocca e Mobile’를 공개한 것. 그 결과 마치 소파가 미소를 짓듯 소파의 양 끝이 상승 곡선을 그리며 움직이는 형태가 완성됐다. 기존 디자인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또 하나의 방법을 찾은 셈.



SAINT LOUIS


산타 마리아 델 카르미네Santa Maria del Carmine 교회에서 열린 생 루이의 전시 . 프랑스 크리스털 장인의 손길로 만든 ‘샤마드Chmade’와 ‘토르사드Torsade’ 조명이 마치 별자리처럼 하늘을 수놓듯 교회의 천장을 장식했다. 꽃이나 음악 등 심미적인 요소에서 영감을 얻은 샤마드 조명은 오버사이즈로 제작했으며 핸드 컷 기법을 도입해 정교하다. ‘토르사드’의 경우 단일 제품으로만 봤을 때는 심플해 보이지만 U자 곡선 형태로 제작해 우아하고 여러 개를 조합해 마치 인스톨레이션처럼 연출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COLLECTION PARTICULIÈRE


콜렉시옹 파르티퀼리에르는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디자인하는 브랜드의 정신을 되새기는 ‘내추럴 디스코’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 역시 목재나 화강암, 금속, 대리석 등을 활용해 재료 본연의 특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 일례로 나무 기와를 반복해서 표면에 붙여 하나의 갑옷처럼 보이게 연출한 ‘비, 이니셜B, initial’ 캐비닛은 컬렉션의 테마를 보다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가구다. 이 외에도 혼합토로 빚어낸 식탁, 끌질한 오크 액자 등 뛰어난 만듦새의 가구들도 함께 선보여 브랜드의 색을 한층 강화했다.



MAD ARCHITECTS × AMAZON


올해로 7회째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여한 매드 아키텍츠는 매해 인상적인 디자인과 규모가 특징인 파빌리언을 선보여왔다. 올해에는 아마존과 컬래버레이션해 다각형 설치 작품을 만들었다. 주변을 에워싼 물 덕분에 건축물의 모습이 수면에 반사되어 보이는데, 이를 보다 보면 마치 빙산이 바다 위를 부유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는 건축과 자연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자 의도한 것이라고. 파빌리언을 구성하는 다각형 패널 또한 모두 지속 가능한 천연 알루미늄 합금과 반투과성 막으로 만들어 목적성을 더욱 강화한다.



KOHLER


콜러는 올해 패션 디자이너 새뮤얼 로스와 팔라초 델 세나토 전시장을 꾸몄다. 시그너처 컬러를 접목한 설치 작품 ‘터미널 02’와 브루탈리즘 조각을 연상케 하는 스마트 변기 ‘포메이션 02’가 그 결실. 두 작품은 마치 하나의 네트워크를 구축한 듯 연결되도록 제작됐다. 앤티크 분위기의 전시장에 산업적 요소가 자리하며 이루는 기묘한 공존은 고전과 현대가 융합되는 듯한 기묘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PAOLA LENTI


아웃도어 가구 브랜드 파올라 렌티는 축제 기간에 맞춰 새로운 쇼룸을 오픈했는데, 테라스와 정원이 펼쳐진 풍광이 도심 속 오아시스를 연상케 한다. 쇼룸 오픈을 기념해 전시 <올트레 로 스과르도 Oltre lo Sguardo>도 개최했다. 전시명은 ‘시선 너머, 더 멀리 보다’라는 뜻으로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아웃도어 가구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 기반의 디자이너 넨도와 함께 협업한 ‘하나-아라시’ 컬렉션도 만나볼 수 있어 더욱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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