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3년 10월호

PEACEFUL AMAN

이름 그 자체로 품격 있는 여행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라는 신뢰를 주는 프리미엄 호텔 리조트 그룹 아만. 아만푸리, 아만노이, 아만킬라, 아만풀로까지 동남아 주요 시설 4곳의 총지배인 4인이 한국을 찾았다.

EDITOR 정송 PHOTOGRAPHER 서승희(인물)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팀 빌핑거, 게로이드 라이언스, 아키라 시오타, 조이 아르뽀르닷 꾸액통 총지배인.




세계적인 프리미엄 리조트 브랜드 ‘아만Aman’은 고대 힌두어인 산스크리트어로 ‘평화’를 뜻하는 단어에서 그 이름을 차용해왔다. 몸과 마음의 휴식과 평온함을 추구하는 아만은, 1988년 태국 푸껫에서 ‘아만푸리’를 오픈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20여 개 여행지에 34개의 호텔 및 리조트를 세웠다. 이들 모두 자연을 있는 그대로 살리고 또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누구의 방해도 없이 오롯이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여행 목적지로 선택하기에 손색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더 많은 팬층, 일명 ‘아만 정키Aman Junkie’가 생기고 있는 요즘이다. 이들과 적극적인 네트워킹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9월 12일 서울에 아만노이의 조이 아르뽀르랏 꾸액통Joy Arpornrat Kuekthong, 아만푸리의 게로이드 라이언스Gearoid Lyons, 아만킬라의 아키라 시오타Akira Shiota, 그리고 아만풀로의 팀 빌핑거Tim Bilfinger까지 총지배인 4인이 출동해 각 사이트의 아름다움과 주목할 만한 키포인트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만노이, 베트남
“베트남에서 가장 큰 자연보호 지역이면서 유네스코 생물권 보호구역의 핵심인 누이쭈아 국립공원Núi Chúa National Park에 위치한 ‘아만노이’는 산스크리트어로 ‘평화의 장소’를 뜻한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한 조이 아르뽀르랏 꾸액통 총지배인. 세계적인 건축가 장 미셸 게티Jean-Michel Gathy가 건축을 맡아 독립형 건물로 디자인을 완성했는데, 객실은 모두 국립공원이나 바다 뷰를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절벽 옆에 위치한 수영장. 약 50m2(15만1250평) 부지에 단 44개의 객실만 존재하는 이곳에서 누이쭈아 국립공원의 생태계를 톺아볼 수 있는 동식물 탐험을 떠나거나, 지역 마을에 숨겨진 3단 폭포를 찾아가고, 스노클링·카약·세일 보트(호비캣)와 같은 수상 스포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또 고대 참파 왕국의 13세기 탑 단지를 둘러보며 오랫동안 계승되어온 참Cham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차로 20분 거리에 마련된 나라 빈티엔Nara Binh Tien 골프 클럽도 반나절 혹은 하루 코스로 이용할 수 있으니, 아만노이는 조용한 사색부터 액티비티까지 고루 즐길 거리가 마련된 곳이다. 휴양지에서는 미식 역시 중요하다. 조이 총지배인은 “극적으로 펼쳐지는 해안선을 감상할 수 있는 언덕 위의 메인 레스토랑은 현지 어선이 매일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과 제철 농산물로 선보이는 베트남 요리가 일품이다”라며 두 엄지를 치켜세웠다. 중앙 파빌리언 처마 밑에는 베트남 전통찻집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의 바도 자리하는데 예술 작품을 보며 하우스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사색적이면서도 편안한 공간으로 완성했다.


아만풀로, 필리핀
프라이빗 경비행기로만 갈 수 있는 필리핀 북부 외딴섬, 파말리칸Pamalican섬에 위치한 ‘아만풀로’는 1993년 문을 열었다. 청록빛 바다, 백사장 해변, 산호초로 둘러싸인 섬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며 정글을 둘러싼 5.5km 길이의 산호모래로 연결되는 카시타 타입과 빌라 타입으로 시설을 구성했다. 이들은 모두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필리핀의 건축가로 손꼽히는 프란시스코 마뇨사Francisco Mañosa가 맡아 디자인했다. 총 60개의 카시타와 빌라 모두 전통적인 필리핀 주택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아치형 목재 천장, 자갈 워싱 벽, 코코넛 껍데기 테이블, 대형 세부 대리석 욕실, 전용 야외 덱 등을 갖추고 있다. 아만풀로의 웰니스 시설을 통해서는 전문 스파 테라피스트로부터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케어를 받을 수 있고 전문 피트니스 강사를 통해 개인 트레이닝에도 힘쓸 수 있다. “아만풀로에서는 프라이빗 이벤트가 종종 열린다. 특히 웨딩 장소로서 그 몫을 톡톡히 해내는데, 일몰 시간의 해변이나 그로토Grotto섬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열리는 결혼식은 그 자체로 매우 특별하다.” 팀 빌핑거 총지배인은 덧붙여 “고소공포증이 없다면 아만풀로 펄 저니Amanpulo Pearl Journey를 꼭 이용해보길 바란다. 프라이빗 헬리콥터를 타고 45분 동안 군도를 가로질러 팔라완의 타이타이까지 이동하는 ‘골든 사우스 시 펄 저니Golden South Sea Pearl Journey’ 여행 프로그램도 마련했다”라며 황금 진주를 생산하는 진주 농장도 방문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진주 팔찌를 기념으로 받을 수 있으니, 이보다 완벽한 마무리는 없다고.


아만킬라,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발리의 ‘아만킬라’는 아궁Agung산의 정기를 받으며 전통 직물, 목공품, 현지 수공예품, 보석 및 예술품과 자연경관이 멋지게 어우러지는 곳이다. 인도네시아에는 5개의 아만을 찾을 수 있고, 발리에만 3개가 모여 있는데, 그중에서도 아만킬라는 특별하다. 이를 책임지고 있는 총지배인 아키라 시오타는 “발리에서도 조금은 독립적인 곳에 위치한 이곳은 정글과 바다를 모두 즐길 수 있는 특색 있는 곳으로 한국인, 특히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 온 커플에게 큰 주목을 받고 있다”라며 애정을 담아 소개했다. 이곳에는 총 31개의 스위트룸이 있다. 그중 12개에는 프라이빗 풀을 마련해놓기도 했다. 가장 으뜸으로 꼽을 수 있는 ‘아만킬라 스위트’를 이용하면 넓은 테라스와 해변을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즐길 수 있으며, 전용 버틀러 서비스까지 누릴 수 있어, 지친 일상을 벗어나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커플과 가족 모두 이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뭐니 뭐니 해도 이곳의 명물은 계단식 논에서 영감을 받은 3단 수영장이 아닐까. “이곳의 ‘시그너처’라고 불리는 수영장에서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놀다 보면 마치 망망대해를 헤엄치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라는 게 시오타의 설명. 카약과 다이빙, 스노클링 등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건 덤이고, 프라이빗 요트 탐험을 떠날 수도 있다. 이렇듯 수상 액티비티가 많은 주목을 받지만 가이드와 함께 열대림과 계단식 논 등을 돌아보는 트레킹, 산악자전거 타기 같은 익스트림 활동도 결코 빼놓을 수 없으니, 머무는 동안 이곳의 특색 있는 자연 활동을 최대한 즐기길 바란다.


아만푸리, 태국
아만 브랜드의 시작을 알린 사이트인 만큼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아만푸리’. “우리는 매년 3개월 동안 재정비의 시간을 갖는데, 올해는 특별히 6개월 동안 전반적인 수리를 진행하면서 9개의 수영장을 새롭게 설치했으며, 오픈 키친과 라운지 공간을 갖춘 새로운 비치 클럽 레스토랑도 오픈했다. 또 스파 하우스도 업그레이드했다.” 게로이드 라이언스 총지배인은 이렇게 말하며 푸껫의 코코넛 숲 한가운데 위치한 이곳에서 누리는 고요한 한때가 얼마나 소중한지 역설했다. 그동안 세월에 따른 변화를 가장 잘 투영해온 아만푸리에서는 총 41개의 파빌리언과 40개의 빌라가 우리를 기다린다. 모든 곳은 각각 독립적으로 위치하며 태국의 고대 건축양식인 아유타야Ayutthaya 양식에서 뾰족하고 독특한 기와지붕 디자인을 차용했는데, 내부는 현대적으로 디자인해 반전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다이닝의 면면도 화려하다. 올해 레노베이션을 마치며 새롭게 일식 레스토랑도 추가해 정통 태국 요리와 이탈리아 요리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아만푸리만의 특별한 점을 하나 꼽자면 바로 아트 갤러리. 로터스 아트 드 비브레Lotus Arts de Vivre사의 전문 큐레이팅을 받아 자연이 선사하는 경관의 아름다움에 사람이 만든 아름다움까지 더하니 그야말로 모든 것을 아우르는 셈이다. 여기에 프라이빗 크루징은 기본, 스쿠버다이빙 역시 연중무휴 이용할 수 있다. 해양 생물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한몸이 되어볼 수 있는 꼬 독 마이Koh Dok Mai 동굴 다이빙도 놓치지 말 것.


COOPERATION  아만(am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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