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URY ART

예술이 머무는 곳 두아르트 스퀘이라·브루나 올리베이라

컬렉터가 되기에 가장 좋은 직업은 아마 갤러리스트가 아닐까? 예술의 매력에 빠져 일도 취미도 미술이 되어버린 두아르트 스퀘이라 대표 커플의 집을 소개한다. 그의 집은 컬렉션과 디자인 가구로 가득 차 있다.

EDITOR 김수진 PHOTOGRAPHER 김욱

두아르트 스퀘이라·브루나 올리베이라  부친의 뒤를 이어 2019년 포르투갈 브라가에 갤러리를 연 두아르트 스퀘이라와, 그의 파트너로서 함께 컬렉션을 꾸려가고 있는 브루나 올리베이라. 서울에서 도산공원과 덕수궁 앞에 2개의 갤러리를 열었는데, 이곳에서 각각 포르투갈 예술가 이마누엘 카르발류Emanuel Carvalho와 미국 작가 피터 슐워스Pieter Schoolwerth의 전시를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가 열리는 아트위크 기간 동안 한국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갤러리스트 두아르트 스퀘이라 커플의 집은 미술을 사랑하는 이에게는 천국과도 같다. 포르투갈 브라가Braga의 거대한 부지에 집이 3채나 있고, 조각 공원, 갤러리, 수영장까지 있으니 말이다. 두아르트 스퀘이라 대표는 여자친구 브루나 올리베이라Bruna Oliveira 그리고 지난해 태어난 아들 노아와 함께 이곳에서 거주하고 있다. 당당하게 그의 이름을 붙인 갤러리는 아버지 마리오 스퀘이라Mario Sequeira가 운영하던 갤러리를 물려받아 2019년 새롭게 문을 연 것. 부친 마리오 스퀘이라는 의사이자 컬렉터였는데, 미술에 매혹되어 병원을 그만두고 갤러리를 운영했다. 두아르트는 이러한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미술을 사랑하게 됐다. 브라가의 아름다운 풍경 아래 집도 여러 채 있다 보니, 아버지가 갤러리를 운영하던 시절부터 아트 신의 슈퍼스타로 정평난 리처드 롱, 우고 론디노네, 줄리언 오피, 안드레 부처 같은 작가들이 이 집에 머물며 작업했고, 그들의 작품이 컬렉션으로 남아 방문객을 반긴다.


집과 갤러리가 함께 있는 구성이 흥미롭습니다. 두아르트 스퀘이라 하우스에 대한 설명 먼저 부탁합니다.

집이 3채 있는데, 주로 우리가 사는 집은 19세기에 만들어진 포르투갈 주택의 전형적인 디자인이에요. 지금 포르투갈에는 이런 집이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여러 번 보수를 거쳤지만 천장과 문, 창문 등을 원래 그대로 지키기 위해 노력했어요. 안쪽의 가장 큰 집은 16세기에 지어졌는데, 7개의 방과 스튜디오가 있죠. 그렇다 보니 리처드 롱이 이곳에서 3개월 동안 머물면서 우리 갤러리에 선보일 작품 활동을 하기도 했어요. 안젤름 키퍼, 줄리언 오피Julian Opie, 오스카 무리요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열리고 있는 전시를 위해 안드레 부처André Butzer도 가족과 함께 이곳에 머물렀지요. 세 번째 집은 얼마 전 새로 지었는데, 젊은 작가들이 이곳에서 레지던시를 하면 좋을 것 같은 아담한 규모예요. 집은 모두 각각 수영장이 있어요. 첫 번째 큰 갤러리는 25년 전 포르투갈 건축가 카르발류 아라우주Carvalho Araújo가 설계했습니다. 두 번째 갤러리도 5년 전 같은 건축가에 의해 콘크리트로 지어졌는데, 수장고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집 안의 컬렉션이 인상적입니다.특히 19세기에 만들어진 집에 현대미술 작품이 가득 찬 것이 인상적이네요.

컬렉션은 자주 바꾸어 걸어주는데, 입구에 걸린 포르투갈 미술가 엘레나 알메이다Helena Almeida의 1970년대 7개 파란색 그림 시리즈와 독일 미술가 이미 크뇌벨Imi Knoebel의 1990년대 작품은 제자리를 늘 고수하고 있습니다. 물론 내 갤러리에서 소개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여러 점 걸려 있습니다. 거실 한 곳에 안드레 부처의 아름다운 핑크 작품이 있고, 그 건너편에는 게리 웹Gary Webb의 설치 작품이 있지요. 오래전에 지어진 집이라 작은 거실이 여러 개 연결되어 있는 구조가 특징입니다. 줄리언 오피Julian Opie의 2006년 작품은 내 새로운 컬렉션인데, 작가가 아버지와 함께 했던 첫 번째 전시에서 이를 컬렉션한 수집가로부터 다시 구입했습니다. 오랫동안 그 시리즈의 작품을 찾으려고 노력했었는데, 다시 내가 컬렉션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거실 벽난로 위의 샤이나 매코이의 그림, 식당에 있는 히카르두 파사포르트의 그림, 브라질 예술가 마우루 헤스티프의 사진 2점도 우리 집의 자랑입니다. 야외 조각공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리처드 롱의 돌로 만든 설치 작품들과 줄리언 오피의 대형 조각 작품 3세트이고요.


1층 벽면에 설치된 리처드 롱의 작품. 리처드 롱은 두아르트 스퀘이라 대표의 부친이 갤러리를 운영하던 때

이 집에 머물면서 4개의 영구 설치 작품을 남겼다.


당신의 첫 번째 컬렉션은 무엇인가요? 어떤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겨 있는지 궁금합니다.

내 돈으로 구입한 첫 작품은 독일 미술가 안드레 부처의 그림이에요. 그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 베를린 작업실에 갔고, 나를 위해 최고의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 작품을 구입하기 위해 저축한 돈을 다 썼지만, 그림은 정말 충격적으로 좋았습니다. 안드레는 이 작품이 그가 LA로 떠나기 전 베를린에 있을 때 그린 마지막 그림이며, 삶이 어렵고 불확실한 시기의 특별한 작품이었다며 편지를 써주었어요. 때문에 이 작품은 내 마음속에 특별하게 자리하고 있어요. 마드리드의 티센 보르네미사 국립박물관에서 열리는 그의 전시회에 이 그림을 대여해주었습니다.


갤러리에서 소개하는 작가 중 한국에서는 안드레 부처, 줄리언 오피, 히카르두 파사포르트Ricardo Passaporte가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인연이 깊은 작가는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모든 작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나는 열 살 때부터 줄리언 오피를 알고 있었어요. 그는 포르투갈에서 전시를 할 때마다 우리 집에 일주일 이상 머물고, 나 역시 런던에 갈 때마다 그와 스튜디오에 있는 모든 사람을 만납니다. 안드레 부처는 아버지가 갤러리를 운영하던 때부터 우리 갤러리에서 전시를 열었고, 히카르두 파사포르트는 2016년 런던에서 작품을 처음 선보였을 때부터 친구로 지냈습니다. 나는 그들 중 누구와도 협업 일정을 잡는 데 몇 분 이상 걸리지 않고, 투명한 관계를 맺고 있어요. 모든 작가가 나에게 똑같이 중요합니다.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안드레 부처의 핑크색 회화가 걸려 있는 두 번째 거실입니다. 우리 가족이 있을 때만 사용하는 공간인데요. 얼마 전 안드레 부처 가족이 우리 집에 머물 때 아침마다 여기에서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대부분의 작품은 끊임없이 변화를 주고 있지만, 이 장소는 항상 나를 미소 짓게 합니다. 이곳의 모든 가구는 에일린 그레이Eileen Gray와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의 작품입니다. 샤를로트 페리앙이 1927년에 디자인한 테이블, 찰스 임스의 테이블 의자, 잉고 마우러의 램프, 에일린 그레이의 레드 소파도 아름답습니다. 특히 샤를로트 페리앙의 테이블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자인 작품 중 하나로 오랫동안 다시 제작되지 않았어요.


오른쪽 작품은 세계적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안드레 부처의 SF 표현주의 회화. 왼쪽 작품은 게리 웹의 설치 작품,

정면의 작은 초상 작품은 프란체스코 클레멘테의 그림이다. 천사의 날개를 연상시키는 테이블 위의 조명은 디자이너 잉고 마우러의 작품.


미술 작품을 걸기 위해서는 적합한 인테리어 디자인과 디자인 가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테리어와 가구의 콘셉트에 대해서 설명해주시겠어요?

디자인 가구를 수집하는 것은 예술 작품을 수집하는 것만큼 나에게 특별하고, 좋은 작품에는 좋은 디자인 가구 매치가 필수적이지요. 디자인 가구에서만큼은 1920년대와 1950대 디자이너를 편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칸디나비아 경매장을 열정적으로 뒤지면서 시간을 보내곤 하지요. 대부분의 현대적 디자인이 1920년대의 작품들보다 신선하고 우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나는 미술과는 달리 디자인에 관해서는 구식 모더니즘적 취향을 가지고 있어요. 에일린 그레이와 샤를로트 페리앙, 이브 코포드 라르센Ib Kofod Larsen 그리고 조아킹 텐헤이루Joaquim Tenreiro는 항상 내 위시 리스트의 맨 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마우루 헤스티프의 사진 작품 한 쌍이 서로 마주 보고 걸려 있다.



두아르트 스퀘이라 대표의 침실에 걸린 안드레 부처의 거대한 회화.



초보 컬렉터는 어떤 기준으로 작품을 수집하는 것이 좋을지요? 그리고 어떻게 집에 작품을 배치해야 할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언은 가능한 한 실수를 최소화하라는 것입니다. 자신만의 취향과 네트워크를 만들고, 진지해지고, 확고한 평판을 쌓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예를 들어서 나는 전시하거나 수집할 때마다 우선 12개월 동안 작품을 분석하고 살펴봅니다. 물론 요즘은 서두르지 않으면 원하는 작품을 놓치는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몇 가지 예외가 있긴 하지만, 미술계에서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는 한 당신은 거의 항상 원하는 작품을 정당한 가격으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컬렉션을 전시하고 디스플레이하는 모든 과정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멋진 집 스타일을 모방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작년 개관한 두아르트 스퀘이라 도산에 이어, 9월 5일에는 덕수궁 앞에도 공간이 생긴다고 들었습니다. 서울에 두 곳의 갤러리를 열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강력한 갤러리 프로그램은 신진 작가와 기성 아티스트가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젊은 작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온 갤러리스트로서 항상 그들에게 힘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서울이 아시아 현대미술의 중심 도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곳에 갤러리를 열었습니다. 아직 이름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유럽에서 한국 아티스트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의 집에는 3개의 수영장이 있는데, 모든 수영장 앞에는 줄리언 오피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뒤편으로 보이는 집은 포르투갈의 전통 양식으로 19세기에 지어진 그의 주요 거주 공간이다.



WRITER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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