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호

미노띠의 멈추지 않는 여정

장인 정신, 섬세한 디테일, 뛰어난 소재. 어느 하나 흠 잡을 데 없는 이탈리아 디자인의 정수 미노띠가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FREELANCE EDITOR 권아름 PHOTOGRAPHER 이우경

‘트위기’ 소파에 앉아 있는 알레시오&알레산드로 미노띠 쌍둥이 형제.


이탈리아 디자인의 명성은 오랜 역사와 높은 품질을 기반으로 전 세계 수많은 디자인 애호가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미노띠Minotti는 이러한 이탈리아 디자인 유산의 증거이자 혁신을 상징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1948년 알베르토 미노띠로부터 탄생한 이후 3대에 걸쳐 소재와 마감, 품질, 편안함까지 가구의 기본 개념에 충실한 라인업을 소개해왔다. 미노띠가 오랜 세월 동안 고품질의 가구를 선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현대적인 기술력과 숙련된 장인의 노하우, 그리고 소재에 대한 열정과 연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건축가 및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통해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는 시도를 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편집숍 형태로 소개해오다 지난 6월 파트너사 디옴과 손을 잡고 논현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총 3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쇼룸에서는 럭셔리 디자인을 미노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단순히 전시된 가구를 관람하는 것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과 수공예적 노하우를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기념하기 위해 내한한 알레시오Alessio와 알레산드로 미노띠Alessandro Minotti 쌍둥이 형제를 만나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3대에 걸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그들이 직접 들려보는 브랜드의 철학부터 서울에서 최초 공개되는 ‘딜런Dylan’, 그리고 미래 가구 시장 트렌드까지. 서울에 펼쳐진 미노띠의 세계 속으로.


미노띠의 대표 제품인 ‘코네리’ 소파는 단순한 라인에 정교한 디테일을 자랑한다. 모듈 형태로 등받이와 선반을 조율할 수 있어 다재다능하다.


창립 75주년과 함께 서울에 미노띠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오픈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분명 있을 것 같다.

(알레시오) 서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것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도심 한가운데에 3층으로 이루어진 멋진 공간에서 미노띠를 선보일 수 있도록 도와준 디옴에게도 고맙다. 건축물은 물론이고 이를 구성하고 있는 레이아웃, 자재들이 모두 견고하고 흥미롭다. 올해는 미노띠가 창립 75주년을 맞이함과 동시에 25년 이상 미노띠를 소개해온 한국 시장에서 새 출발하는 중요하고 특별한 해이다. 한국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이 존재하는 유연한 시장이다. 기존 고객과 함께 새로운 젊은 고객들을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명성과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데, 각각의 문화적 선호도와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떻게 조율하고 있나?

(알레시오) 각 나라에 스토어를 오픈할 때마다 미노띠의 DNA는 유지한 채 그 나라의 전통과 전형을 살핀다. (알레산드로) 전 세계 50개 이상의 스토어는 미노띠 스타일을 전달하는 자산이다. 각 컬렉션이 지닌 분위기를 극대화해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스토어마다 제품을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에 차별점이 있다. 현지 시장을 분석해 창의적인 방식과 콘셉트로 풀어내며 미노띠를 표현하려 노력한다.


울 플래그십 스토어의 지하로 내려오자마자 마주하는 라운지 공간에는 ‘블랑쉬Blanche’ 조명을 배경 삼아 ‘마티아Mattia’ 라운지 암체어와

커피 테이블이 놓여 있다. 낮은 천고의 답답함을 해결하기 위해 천장에 설치한 거울과 한데 어우러져 장엄함 속에 우아함이 느껴진다.


‘하이엔드 가구’라고 하면 흔히 좋은 품질의 값비싼 제품을 말하곤 한다. 미노띠가 정의하는 하이엔드 가구의 의미는 무엇인가?

(알레시오) 미노띠의 하이엔드는 ‘메이드 인 이탈리아’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가치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 제품과 미노띠 스튜디오 및 회사 내부 모두에 투영하고 있다. 수공예적 노하우가 녹아 있는 스티칭 같은 작은 디테일 요소까지 모든 부분을 고품질로 제작한다. (알레산드로) 각자 살고 있는 공간이 다르며, 취향 역시 그렇다. 미노띠는 레지던스, 호텔, 주거 공간 등을 위한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현지의 해석과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소재를 개발하고 맞춤 가구를 제작한다. 고품질과 맞춤 제작이 가능한 점이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를 완성한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가구 시장에서 ‘메이드 인 이탈리아’가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이유와 많은 이를 매료시킨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한 미노띠를 통해 표현된 이탈리아의 가치와 문화는 어떤 부분이 있는가?

(알레산드로) 미노띠는 이탈리아에서 탄생했으며, 75년이 지난 지금도 이곳에 있다. 사람들이 ‘메이드 인 이탈리아’를 선호하는 이유는 고품질의 수작업에 있다. 모든 과정이 사람의 손을 거치며, 손끝에서 가치가 전달된다. 미노띠의 모든 소재 공급 및 개발을 이탈리아 공급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것이 높은 가치와 품질을 확실히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타임리스 디자인을 추구한다. 미노띠 의 디자인 철학과 미학에 대해 더 설명해달라.

(알레산드로) 건축적인 요소를 중시한다. 따라서 다양한 건축가들과 협업을 하고, 함께 연구하며 디자인에 반영한다. 미노띠의 첫 제품이 오늘날에도 클래식하고 미래에도 여전히 클래식할 수 있는 이유다. 다양한 환경과 문화에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개성을 부여한 소재를 개발해왔다.


로돌포 도르도니의 지휘 아래 마르시오 코간, 감프라테시, 넨도 등 유명 디자이너와 진행하는 협업은 미노띠의 DNA와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한다고 볼 수 있나?

(알레시오) 미노띠 패밀리라고 부르는 디자이너들은 모든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각 디자이너들은 미노띠의 DNA에 그들의 문화와 배경을 결합하며, 제품에는 이 모든 것이 혼재되어 있다. 한 예로 브라질 건축가 마르시오 코간은 정사각형을 좋아해서 우리는 그를 ‘스퀘어 맨’이라 불렀다. 그의 관점을 존중하며 미노띠의 소재와 기술을 접목시킨 사각형 플랫폼으로 구성된 모듈식 시스템 ‘쿼드라두Quadrado’ 컬렉션을 출시했다. 쿼드라두는 브라질어로 정사각형을 의미한다. 이처럼 미노띠의 가치와 디자이너들의 개성을 제품에 접목하고 있다.


2023 뉴 컬렉션은 75주년을 맞아 가족 기업 미노띠의 여정을 요약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알레산드로) 이번 2023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통해 파빌리언에서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중 신제품 ‘딜런Dylan’은 과거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좌석 시스템을 적용시켰다. 바닥에서 높이 떠 있는 받침대가 특징으로 소파에 앉으면 마치 공중에 둥둥 떠 있는 느낌이 든다.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2층에서 이 제품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서울과 특히 잘 어울리는 미노띠 컬렉션이 있다면?

(알레산드로) 한국은 패션, 영화, 음악 등 다방면에서 수준이 높고 젊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트위기Twiggy’ 소파는 젊은 세대와 잘 어울리는 제품이다. 또 모듈식으로 공간에 따라 다양한 구성이 가능해 대도시 주거 형태에 적합하다. 무엇보다 색상과 패브릭, 가죽 선택에 따라 강한 정체성을 부여할 수 있는 제품이라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기에도 좋다. (알레시오) ‘코네리Connery’ 소파는 미노띠의 베스트셀러 제품 중 하나다. 건축적인 면모를 지닌 제품으로 정교한 스티칭 디테일이 절묘한 미학을 자랑한다.

세계 최초로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공개된 ‘딜런’ 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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