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부터 서킷까지 올라운드 플레이어, PORSCHE CAYENNE TURBO GT
SUV는 어쩔 수 없이 물리적 한계가 있다. 무게중심이 높다. 빨리, 민첩하게 달리는 데 손해를 본다. 대신 SUV는 험로를 달릴 땐 세단보다 월등히 우월하다. 이 둘을 다 가질 순 없을까? SUV에 스포츠성을 부여한 이유다. 험로를 잘 달리면서 짐 공간도 크고, 공도에서도 짜릿할 수 있는 자동차. ‘카이엔’ 같은 차다. 스포츠카 브랜드가 만든 SUV로서 카이엔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카이엔 터보 GT’는 카이엔 라인업 중에서 최상위에 군림한다. 스포츠성 품은 SUV로서 정점에 속한다는 뜻이다. 이런 여행 어떤가. 서킷에서 랩타임을 재고 나서 흙길 달려 캠핑을 하는 여행. 둘 다 할 수 있는 차는 많지만, 카이엔 터보 GT처럼 서킷에서 다른 스포츠카를 제압할 정도로 출중한 SUV는 드물다.
여행에 특화된 전통 강자 미니밴, TOYOTA SIENNA
여행에 어울리는 자동차로 미니밴은 첫손에 꼽힌다. 일단 여럿이 탈 수 있다. 그러면서 짐 공간도 넉넉하다. 애초에 여럿이 함께 움직이라고 만든 자동차니까. ‘시에나’는 국내에 몇 안 되는 미니밴이다. 경쟁 모델에 비해 시에나는 강력한 무기를 두 개나 보유했다. 첫 번째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다. 장거리를 달리는 여행에서 연비가 좋으면 금전적으로나 심정적으로나 든든하다. 게다가 하이브리드는 정숙하기도 하다. 다른 무기는 사륜구동이다. 덩치도 크고 사람도 짐도 많이 실을 테니, 무엇보다 안정감이 중요하다. 사륜구동은 안정적으로 거동하는 데 상대적 우위를 점한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사륜구동을 품은 미니밴은 국내에 시에나가 유일하다. 단체 여행에 특화된 미니밴을 선택할 때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유럽 귀족의 여행길 같은 흥취를 전하는, BENTLEY BENTAYGA
고풍스러움에 관해선 벤틀리가 으뜸이다. 롤스로이스는 성 같은 웅장함이 돋보이지만, 벤틀리는 귀족의 저택 같은 화려함을 자랑한다. 고풍스러움을 표현하기엔 벤틀리의 화려함이 더 효과적이다. 그런 벤틀리가 만든 ‘벤테이가’는 SUV로서 유럽 귀족의 마차 같은 흥취를 풍긴다. 두툼한 가죽 질감과 고전적 우드 가니시는 첨단 전자 장비를 품었는데도 여전히 효과적이니까. 벤테이가를 타고 떠나는 여행은 경기도 근교라고 해도 유럽 시골 어딘가로 떠나는 흥취를 전한다. 게다가 풍성한 출력은 화려한 마차 같은 벤테이가를 매끈하게 움직인다. 그만큼 여정이 쾌적해진다. 안팎과 성능 모두 풍요롭기에 더 음미하게 한다. 이런 말이 있다. 어떤 자동차는 풍경을 바꾼다고. 속한 공간이 풍기는 이미지의 힘이다. 벤테이가는 안팎의 고풍스러움으로 여행의 풍경을 바꿔놓는다.
북유럽 응접실에서 자연을 보는 차분함처럼, VOLVO XC90 T8 RECHARGE
여행을 떠난다는 말은 장거리를 운전한다는 뜻과 같다. 장거리 운전에 필수 요건은 안락함이다. 여기서 안락함은 꼭 승차감만을 말하지는 않는다. 긴 시간 실내에 있기에 인테리어 방향성도 영향을 미친다. 화려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은 공간이 중요한 이유다. 그러면서도 음미할 만한 질감을 품으면 더욱 좋다. 이런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자동차는 ‘XC90 T8 리차지’다. 간결하면서 감도 높은 질감을 품은 실내는 볼보의 자랑이다. 거기에 XC90은 기함으로서 가장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T8 리차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뜻한다. 전기 모드로만 57km 정도 달린다. 풍광 좋은 곳에서 전기 모드로 달리면 정숙한 실내가 감상의 질을 높인다. 차분한 여행지를 선택했다면 XC90 T8 리차지의 가치는 더욱 상승한다. 간결하고 안락한 공간에서 바라보는 고요한 여행지의 풍광은 한층 감흥이 클 테니까.
여행을 모험으로 바꾸는 정통 오프로더, INEOS GRENADIER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쾌감을 선사한다. 여행 그 자체가 기분을 전환하지만, 뭘 타고 가느냐에 따라 또 달라진다. 일상을 벗어나는 쾌감의 농도와 밀도가 차이 난달까. 그냥 자동차, 그냥 SUV가 아닌 정통 오프로더라면 짐짓 기분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레나디어’는 가장 최신 오프로더인데 가장 아날로그적 안팎을 자랑한다. 애초에 단종된 구형 ‘디펜더’를 롤 모델 삼아 만들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바라보는 시대에 고전적 오프로더로 낭만을 찾는다. 외관은 네모반듯하고, 실내는 각종 아날로그 버튼으로 가득하다. 시간이 멈춘 듯한 형태와 험로를 헤쳐나갈 능력에 집중했다. 그렇기에 놀이동산 어트랙션처럼 색다른 탈것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레나디어를 타면 근교 여행이라도 대륙 횡단하는 기분으로 출발하게 한다. 여행을 모험으로 바꾸는 자동차. 기분 전환의 농도가 달라진다.
가장 넉넉하면서 고급스러운 7인승, CADILLAC ESCALADE ESV
7인승 SUV는 3열을 자랑한다. 6~7명이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하지만 7인승이라 해도 사실 3열이 넉넉하진 않다. 아이들이나 체구 작은 어르신이나 앉을 만한 공간이다. 탈 순 있는데, 장거리에 적합하진 않다. 같은 7인승 모델이라도 롱 휠베이스 모델은 이런 아쉬움이 없다. ‘에스컬레이드 ESV’ 같은 모델. ‘에스컬레이드’는 원래 커다란 덩치를 자랑한다. ESV는 휠베이스를 늘려 더 크다. 3열이라고 해서 사람 가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게다가 3열까지 다 앉아도 트렁크 공간이 1175리터나 된다. 7명이 사용할 짐까지 다 싣고 편안하게 여정을 떠날 수 있다. 넉넉한 3열에 짐 공간 큰 다른 SUV도 있긴 하다. 하지만 캐딜락은 미국 럭셔리 브랜드 아닌가. 같은 크기라면 질감이 고급스러워야 가는 길이 더 안락하다. 공간 크기부터 실내 질감까지, 에스컬레이드 ESV는 최고를 지향한다.
덩치도 짐 공간도 국내 최대를 자랑하는 픽업트럭, GMC SIERRA
픽업트럭은 여행의 영역을 확장한다. 노출된 짐칸이 따로 있어 짐의 크기와 종류가 달라지는 까닭이다. 예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한 레저를 꿈꿀 수 있다. 여행지에서 자전거나 모터사이클, 카누 같은 것을 즐기는 그런 여행. 자동차가 레저의 베이스캠프 역할도 하는 셈이다. 국내 픽업트럭 중 가장 큰 모델은 ‘시에라’다. GM의 SUV와 픽업트럭 전문 브랜드인 GMC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첫 번째로 선보인 모델이다. 처음부터 기함을 출시하면서 전문 브랜드다운 위용을 뽐냈다. 시에라는 풀사이즈 픽업트럭이다. 픽업트럭 종주국인 미국에서도 한 덩치 자랑하는 모델. 길이가 무려 5890mm에 이른다. 그 전까지 가장 긴 모델로 그 크기를 자랑한 에스컬레이드 ESV보다 125mm나 길다. 2열은 1열만큼 공간이 넉넉하고, 짐칸에는 모터사이클을 2대 싣고도 공간이 남는다. 견인력도 뛰어나니 여행의 영역은 더욱 확장한다.
짐 두둑하게 싣고 스포츠카 뺨치게 달리는, BMW M3 TOURING
슈퍼 왜건이라고 불리는 모델이 있다. 왜건인데 고성능인 모델. 왜건과 고성능은 얼핏 어울리진 않는다. 왜건은 세단에서 짐 공간을 늘린 형태다. 보다 다목적성을 지향하기에 주로 푸근한 성격으로 인식한다. 운전 재미보다 실용성을 먼저 고려하는 취향이 담긴다. 그런 왜건에 고성능이라니. 상반된 요소가 결합하면 의외로 시너지가 생길 때도 있다. 자상하면서도 섹시한, 어찌 보면 완벽한 형태로 나아간다. 그래서 슈퍼 왜건을 ‘가장의 드림 카’라고 하지 않나. ‘M3 투어링’이 딱 그런 차다. 3시리즈의 고성능 모델인 ‘M3’를 기반으로 짐 공간을 늘린 슈퍼 왜건. 최고출력 510마력은 여행 코스에 굳이 굽잇길을 넣게 할 만하다. 넉넉한 짐 공간 역시 여러 명의 짐을 수월하게 품는다. M3 투어링을 타고 여행한다면 롤러코스터처럼 목적지로 가는 길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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