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호

ROAD TO VIENNESE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 오스트리아 빈Wien에 다녀왔다.  현지에서 만난 독특한 매력의 라이프스타일 & 아트 스폿을 소개한다.

EDITOR 이호준




빈은 유럽 주요 도시 중에서도 문화와 예술이 가장 융성한 곳으로 손꼽힌다. 클림트나 에곤 실레, 바이든 등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들의 작품이 즐비해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수십 개의 미술관이 곳곳에 포진한 것을 보면 가히 예술의 도시라는 말이 실감이 된다. 빈을 글로벌한 예술 문화 도시로 발돋움하게 한 만국박람회 또한 올해로 150주년을 맞이한다. ‘비전과 새 출발’이라는 테마로 빈은 과거의 영광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현대적인 예술 도시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6박7일간 머무른 빈은 보다 젊고 역동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예술가들의 업적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동시에, 다양한 갈래로 뻗어나가고자 하는 컨템퍼러리 갤러리들의 움직임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거리 곳곳을 거닐다 보면 일명 ‘비에니즈’라고 불릴 만큼 지역적인 정체성을 기반으로 다채로운 매력을 풍기는 라이프스타일 스폿 또한 포착할 수 있었다. 영광스러운 업적은 존중하되, 현대로 향하는 발걸음을 이어나가며 지역적인 정체성 또한 지켜낸 셈이다. <럭셔리> 에디터가 빈에 방문해 도시의 매력을 십분 느끼게 해줄 스폿을 선별했다. 예술의 위용과 로컬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는 공간들을 둘러보다 보면 빈이라는 도시에 자연스레 매료되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ART SPOT

예술과 문화의 조화로 빛나는 도시 빈에서 꼭 가봐야 할 추천 아트 스폿 3.



HEIDI HORTEN COLLECTION

지난해 6월 빈 시내 중심부에 새로운 갤러리가 들어섰다. 알베르티나 박물관과 왕궁 정원 사이에 자리한 도심 궁전 스퇴클Stckl을 레노베이션해 화려한 현대 박물관의 모습으로 탄생한 ‘하이디 호르텐 컬렉션’이 그 주인공. 하이디 호르텐 컬렉션은 유럽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개인 컬렉션 중 하나로 후원자 고故 하이디 괴스 호르텐Heidi Goss-Horten이 지난 30년 동안 모은 소장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주요 소장품으로는 이브 클랭,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마르크 샤갈,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 고전 모더니즘 아트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예술사 전반의 인상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걸작들로 구성되어 있다. 상설전은 물론, 1년에 특별전 또한 두세 차례 진행한다고 하니 새로운 아트 플레이스를 직접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듯. 현재 기획전 가 열리고 있다.

하이디 호르텐 갤러리 내부.



BELVEDERE MUSEUM

명실상부 빈을 대표하는 핵심 갤러리인 ‘벨베데레 뮤지엄’. 기라성 같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갤러리로 사용되는 이곳은 상궁과 하궁 그리고 중앙 정원으로 꾸려져 있다. 상궁에서는 빈 대표 예술가인 클림트의 대표작 ‘키스’를 포함해 중세 작품부터 현대미술까지 만나볼 수 있다. 살라 테레나Sala Terrena, 마블 홀 같은 내부 공간을 보면 건축적인 미학도 느낄 수 있어 즐겁다. 하궁에서는 기획전이 열린다. 2023년은 벨베데레 완공 3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인 만큼 기념 전시 가 열리고 있다. 벨베데레의 역사와 함께해온 작품들을 연대 순으로 감상할 수 있다.

벨베데레 중앙 정원과 상궁의 모습.



MAK VIENNA

과거와 미래의 유익한 예술적 결합을 도모하는 미술관 ‘맥 비엔나’에는 과거를 조명하는 전시와 도전적인 현대미술 전시가 하나의 공간에 공존한다. 일례로, 상설전이자 소장품전인 에서는 1900년대 빈 공예와 생활 예술품을 만나볼 수 있다. 바로 옆 전시관에서 진행하는 는 독일에서 탄생했지만 오스트리아 왕실에서 더욱 찬란히 꽃피운 가구, 토넷Thonet의 의자와 당시 궁에 접목한 아르누보 스타일을 보여주는 상설 전시다. 주름이라는 주제로 과거와 현재의 작품을 조화롭게 보여주는 기획전 등 현대적인 감각을 십분 반영한 전시 또한 이곳에서 펼쳐진다. 과거의 영광을 품은 예술과 다양한 갈래로 뻗어 나가는 현대 예술의 장이 이곳에서 모두 펼쳐진다.

르네상스 풍으로 건축한 갤러리 내부. 건축 스타일처럼 전시 또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LIFESTYLE SPOT

빈 현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궁금하다면 주목하자. 도시 곳곳에 자리한 독특한 매력을 품은 로컬 리빙 스폿 5.



CALIENNA

루이 비통, 구찌, 비트라 등 빈 현지 럭셔리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에 방문했을 때 곳곳에 자리한 초록에 계속해서 눈이 갔다.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식물 어레인지먼트는 로컬 플랜트 숍 ‘칼리나’에서 선보인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그곳으로 향했다. 식물 초보부터 전문 가드너들까지 모두 찾는 플랜트 숍인 이곳에 한번 발을 들이면 마치 울창한 식물관에 방문한 듯한 황홀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큰 수형의 식물부터 미니미한 식물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비치할 공간에 따라 맞춤형 추천을 받을 수 있다. 가드닝 아이템까지 구매할 수 있으니 로컬 가드너를 꿈꾼다면 기억해두자.

식물이 울창한 모습이 인상적인 칼리나 내부.



HOTEL MOTTO

마리아힐퍼슈트라세Mariahilferstraße 부근에 위치한 디자인 부티크 호텔 ‘모토’. 입장하는 순간 20세기 파리의 한 아틀리에를 방문한 듯한 착각을 선사한다. 가장 먼저 글래머러스한 샹들리에, 플로럴 벽지와 함께 골드와 레드를 활용한 컬러 인테리어로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로비 라운지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일주일간 머문 호텔 객실에서도 이와 같은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1920년대 고전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빈티지하게 꾸몄는데, 여기에 아르칸 차이티노글루Arkan Zeytinoglu에게 의뢰해 맞춤 제작한 아방가르드한 스타일의 가구나 조명, 카펫을 비치해 머무는 이들에게 한층 더 아름다운 시간을 선물한다.

빈티지한 아틀리에 같은 객실 내부.



SHEYN

디자이너 니홀라스 골트Nicholas Gold와 마르쿠스 샤퍼Markus Shaffer가 설립한 디자인 스튜디오 ‘샤인’. 두 사람은 ‘작은 건축’을 위한 공간이라고 이곳을 소개했다. 화병 등 작은 데코 아이템부터 부피가 큰 가구까지 모두 하나의 ‘건축물’로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자하 하디드에게서 수학한 니홀라스 골트가 건축물의 외관과 질감에서 비롯한 미학적 요소를 접목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3D 프린트 기술을 도입해 제품을 제작하는데, 유연하면서도 기하학적인 형태와 세밀한 질감을 표현하는 데 적격인 수단이라고 판단한 결과다. 소재는 모두 옥수수에서 추출한 생분해성 재료로, 환경을 생각한 점 또한 재밌다.

건축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화병.



C.O.P

‘Collection of Produce’의 첫 알파벳을 딴 상호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로 운영되는 파인다이닝. 오픈한 지 반 년도 되지 않은 신생 레스토랑이지만, 이미 현지인들에게는 뛰어난 퀄리티의 메뉴와 인테리어로 입소문이 나 오픈 시간 전에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레스토랑 오너 하이아 몰호Haya Molcho와 수석 셰프 엘리하이 베를리너Elihay Berliner가 이끌어가는 이곳은 매일 농장에서 직접 들여오는 식재료의 상태나 종류에 따라 메뉴의 특색이 조금씩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메일 새로운 메뉴판을 제작하며, 같은 메뉴라도 재료에서 기반한 독특한 맛과 향이 더해져 새로운 음식을 먹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과 함께 제안하는 와인 페어링도 일품이다. 특히 방문 당시 맛본 ‘본 매로Bone Marrow’와 오스트리아에서 나는 포도로 만든 와인과의 절묘한 페어링은 오스트리아의 밤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었다.

C.O.P의 내부. 오픈형 키친이 자리한다.



OTTAKRINGER BREWARY

비에니즈들이 사랑하는 맥주 브랜드 ‘오타크링거 브루어리’는 200년 가까이 그 명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마트나 레스토랑 어디에서든 오타크링거에서 선보이는 화려한 라인업의 맥주를 만나볼 수 있어 ‘국민 맥주’라는 별칭이 과언이 아닐 정도. 국내 양조장의 경우, 소음이나 냄새 등의 이유로 인적이 드문 데 주로 위치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시내 한복판에 양조장이 자리한다. 가이드 투어로 방문한 오타크링거 브루어리에서는 그간 브랜드가 획득한 국내외 맥주 양조 특허 및 표창을 증명하듯 체계적인 양조 과정과 주조에 사용하는 질 높은 원재료, 브랜드의 200년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다. 여러 향과 맛으로 출시하는 오타크링거의 맥주를 직접 맛볼 수 있는 시음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갓 내린 맥주의 참맛을 만끽할 수 있다.

시내에 위치한 오타크링거 양조장.



COOPERATION  비엔나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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