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호

THE ART OF TIME

우아하고 간결한 동시에 독창적 미학이 어우러진 바쉐론 콘스탄틴의 타임피스는 ‘시간의 예술가’로 불리는 공방의 장인들에 의해 수작업으로 탄생한다. 아주 작은 다이얼 위에 구현되는 경이로운 예술 공예 기법과 탁월한 워치메이킹 기술을 결합한 바쉐론 콘스탄틴의 메티에 다르 Métiers d’Art 세계로 초대한다.

FREELANCE EDITOR 구태은



175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탄생한 바쉐론 콘스탄틴은 270년에 가까운 유구한 역사 동안 꾸준하게 메종의 토대가 되는 수작업 기술의 노하우를 계승, 발전시켜왔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설립 초기부터 제네바 장인들의 전문적인 워치메이킹 기술과 예술적인 공예 기법을 결합한 타임피스를 제작해 왔다. 오늘날에도 메종은 여전히 장인이 직접 설계한 도구와 오랫동안 전해져온 기계를 사용해 수작업을 이어간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인그레이빙, 기요셰, 에나멜링, 젬 세팅 등의 대표적인 공예 기법으로 문화, 여행과 같은 인문학적인 테마를 손목 위에 구현하며 각각의 타임피스에 특별한 이야기와 영혼을 불어넣는다.


메종의 공방에서는 장인과 아티스트의 경계가 유연하다. 이들은 어떤 규칙에도 매이지 않고 방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창작 작업을 전개한다. 뿐만 아니라 하나의 걸작을 완성시키기 위해 에나멜링, 인그레이빙, 기요셰 그리고 젬 세팅의 각기 다른 장인들이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소통한다.



색채의 예술 공예, 에나멜링

에나멜 파우더와 고온의 불로 다이얼 위에 예술적인 작품을 완성하는 에나멜링 기법은 금속의 시계에 다양한 질감과 색상을 불어넣는다. 고대부터 전해 내려온 에나멜링 기법은 16세기부터 워치메이킹에 사용됐는데, 다른 에나멜보다 더욱 높은 온도에서 구워내는 그랑 푀 에나멜링을 비롯해 샹르베, 클루아조네, 미니어처 페인팅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된다. 일반적으로 금속 플레이트 위에 매우 가느다란 붓으로 파우더 형태의 에나멜을 바르고, 800°C 이상의 가마에 넣은 후 정확한 타이밍에 꺼내야 한다. 하나의 다이얼을 위해서는 이와 같은 작업을 필요한 만큼 수없이 반복해야 한다. 특히 바쉐론 콘스탄틴은 어두운 컬러의 배경에 창백한 화이트 에나멜을 연속적으로 누적시키는 그리자유Grisaille 에나멜링을 자유롭게 다루는 몇 안 되는 공방 중 하나이기도 하다.



샹르베 에나멜링을 적용한 ‘캐비노티에 싱잉 버즈’ 워치.


그리자유 에나멜링으로 작업 중인 ‘메티에 다르 오마주 아트 드 라 댄스’ 워치의 다이얼.


블랙 에나멜링 배경 위에 엉겅퀴 모티프를 구현한 펜던트 워치.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둘러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10가지 컬러의 에나멜로 동양 문화권의 영향을 받은 장식 예술을 표현한 ‘메티에 다르 패뷸러스 오너먼트’ 워치.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둘러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10가지 컬러의 에나멜로 동양 문화권의 영향을 받은 장식 예술을 표현한 ‘메티에 다르 패뷸러스 오너먼트’ 워치.


깊이의 예술 공예, 인그레이빙

볼륨과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는 인그레이빙 기법은 평면의 메탈을 입체적인 조각 작품으로 변신시킨다. 금세공 장인으로부터 계승받은 조각칼을 활용하는 라인 인그레이빙은 메탈에 선의 형태로 조각을 넣는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그 밖에도 조각칼을 깊게 기울여 넓은 폭으로 금속을 파내 깊이 있는 홈을 만드는 ‘주-에칭’, 끝이 무딘 끌과 해머 등으로 금속을 두드려 높이를 변형시키는 ‘체이싱’ 등의 기법을 활용한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장인들은 14세기에 개발돼 지금까지 거의 변함없이 사용되고 있는 조각용 끌과 조각칼의 예리한 날로 수작업을 이어간다. 장인들의 정교한 디테일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층 섬세해졌다. 오래 거듭해 쌓은 노하우로 소재에 대한 감각이 높아진 장인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직관으로 작품을 완성시킨다. 기계로는 절대 재현할 수 없는 이런 수작업들은 진정한 예술적 미학이자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다. 또한 인그레이빙은 다른 기법과 어우러지면서 시계에 한층 화려한 매력을 더한다.


상상 속 동물인 기린과 불사조 모티프를 생동감 넘치게 인그레이빙하고 있는 장인의 섬세한 손길


상상 속 동물인 기린과 불사조 모티프를 생동감 넘치게 인그레이빙하고 있는 장인의 섬세한 손길


펜던트 워치의 골드 케이스에 더해진 식물 모티프의 인그레이빙.




섬세한 골드 인그레이빙과 반투명한 플리카주르 에나멜링이 어우러진 ‘메티에 다르 아에로스티어 파리’ 워치.


‘캐비노티에 웨스트민스터 소네리 트리뷰트 투 요하네스 베르메르’ 포켓 워치. 자체 제작한 그랑 소네리와 쁘띠 소네리, 웨스트민스터 차임을 갖춘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정밀함의 예술 공예, 기요셰

1780년 기요셰 무늬를 장식한 메종의 가장 유서 깊은 시계가 등장한 이래로 기요셰 기법은 다양한 타임피스에 적용되어왔다. 기요셰 무늬를 새길 때 에는 터닝 엔진 머신이라는 전통적 기계를 사용하는데, 한 손으로는 장식할 파트의 크랭크를 돌려 구동시키고, 다른 손으로는 조각칼이 달린 캐리지를 밀어 규칙적인 라인을 새긴다. 이때 선의 형태와 간격, 교차하는 디테일을 활용해 여러 가지 기하학적인 무늬를 만들어낼 수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전통적인 클루 드 파리, 보리 낟알, 선버스트, 바스켓 위브 같은 패턴 외에도 ‘메티에 다르 엘레강스 사토리얼’ 워치에서 볼 수 있는 패브릭를 모방해 독창적 패턴의 기요셰 다이얼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요셰 패턴을 한 줄 한 줄 구현하는 과정에는 고도의 집중력, 규칙성, 정확성이 필요하며, 이는 전문 기술과 독창성이 완벽하게 하모니를 이룰 때에만 가능하다.


가로세로로 층 지어 겹쳐진 섬세한 기요셰로 패브릭 디테일을 표현한 ‘메티에 다르 엘레강스 사토리얼’ 워치.


젬 세팅 장인은 베이스에 구멍을 뚫어 이를 스톤에 맞게 조정한 다음 스톤을 밀어 넣어 완벽하게 고정시킨다


과거부터 전해져 온 기계를 사용해 골드와 같은 메탈에 기요셰 장식을 새긴다


빛의 예술 공예, 젬 세팅

바쉐론 콘스탄틴이 19세기 초부터 섭렵해온 젬 세팅 기법은 다른 장인들 과의 협업 과정에 눈부신 빛의 마술을 더한다. 프롱 세팅, 스노 세팅, 파베 세팅, 인비저블 세팅 등 다양한 세팅 스타일은 빛의 효과를 자유자재로 연출하며 젬스톤의 반짝임을 극대화한다. 1979년 고객의 특별 요청에 따라 그리스어로 ‘최상의 아름다움’을 의미하는 ‘칼리스타’ 시계를 제작한 바쉐론 콘스탄틴은 제품 탄생 30주년을 기념 하며 2009년 총 170캐럿에 달하는 186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주얼리 워치 ‘칼리나’를 선보였다. 이듬해에는 새로운 ‘플레임’ 커팅 기법을 도입한 ‘메티에 다르 레이디 칼라 플레임’ 워치를 제작하고 미국 보석 감정 연구소에 새로운 커팅을 승인 받았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장인들은 이러한 전통에 안주하지 않고 오늘날도 꾸준하게 성장해나가고 있다.


시계 전체를 다이아몬드로 뒤덮은 ‘칼리스타’ 워치.



COOPERATION  바쉐론 콘스탄틴(1877-4306)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