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호

BEGIN AGAIN

지난해 윤박은 드라마 2편과 예능 출연으로 바쁜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그건 일종의 예열 과정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토끼해에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EDITOR 정두민 PHOTOGRAPHER 신선혜

블랙 터틀넥 톱, 스트라이프 니트, 블랙 울 코트, 아이보리 팬츠 모두 제냐.


화이트 슬리브리스 톱, 데님 팬츠, 체크 프린팅 코트 모두 보테가 베네타. 실버 네크리스는 베루툼.


블랙 크루넥 니트, 블랙 워커 모두 알렉산더 맥퀸. 아이보리 팬츠는 르메르.


“2023년 새해에는 미스터리물, 형사물 같은 장르물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한동안 하지 못했던 연극 무대에도 오르고 싶고요.

무대에서 관객들과 주고받는 에너지가 너무 좋아요.”


오늘 아침엔 뭘 했나?

한참 러닝을 했다. 사진 잘 나오려고.(웃음) 영상보다 사진 촬영이 더 어렵다.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과 <팬레터를 보내주세요>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22년을 돌아보면 어떤 기분인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분이 작품을 좋게 봐주셨다. 결국 배우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출연했던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을 때인데, 그런 면에서 나에겐 기분 좋은 해였다. 한편으로는 앞으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기도 했다.


두 작품의 캐릭터가 극단적으로 달랐다. 한쪽은 뻔뻔한 바람둥이, 한쪽은 애틋한 미혼부. 어느 쪽이 좀 더 어려웠나?

굳이 따지자면 <팬레터를 보내주세요>의 방정석 역이 조금 더 어려웠다.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부담감도 조금 더 컸다. 주변에서는 <기상청 사람들> 얘기를 좀 더 많이 들었다. 내가 맡았던 한기준 역이 마냥 악역이 아니라 우리 근처에 있을 법한 캐릭터여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당시 감독님이 “한기준은 행실이 나빠도 납득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말해주셨는데, 그런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팬레터를 보내주세요>는 짧은 4부작 드라마였지만 반응이 좋았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방영 전에 편집실에서 가편집본을 봤는데 작품이 너무 좋았다. 감독님께 “고생만 만큼 잘 나와서 너무 좋다, 정말 재밌을 것 같다”라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 4부작이라 시청률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지만 뿌듯한 작품이었다. 배우와 스태프들 모두 서로가 조금씩 편해지고 장난도 칠 때쯤 촬영이 끝난 것이 너무 아쉽다.


미혼부 역할을 맡았는데, 배우 입장에서 걱정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오히려 ‘아빠처럼 안 보이면 어떡하지’ 하는 게 고민이었다. 그리고 설정은 미혼부였지만 남녀 간 러브 스토리에 가까웠기 때문에 이미지를 걱정하진 않았다. 대화하면서 느꼈는데 목소리가 참 좋다. 남자 배우는 목소리가 절반 아닌가. 그런데 이런 목소리를 쓸 캐릭터를 아직 많이 못 만났다.(웃음) 좀 방방 뜨는 캐릭터를 많이 맡아서. 한번쯤 맡아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예전에는 청춘물이 좋았는데, 요즘은 장르물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 이동욱 형이 주연했던 <손더게스트> 같은 미스터리물도 좋고, 형사물도 좋고. 장르물에서 큰 축이 될 만한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다.


2012년에 데뷔했으니 이제 10년 차 배우가 됐다.

난 유명해지고 싶어 연기를 시작했고, 데뷔하면 바로 스타가 될 줄 알았다.(웃음) 하지만 그건 내가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 실력은 기본이고, 수많은 우연과 필연이 결합돼야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지금은 마냥 스타가 되는 걸 꿈꾸지 않는다. 남들에게 욕먹을 짓 하지 않고, 내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다행인 건 내가 현재에 만족하고,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당신의 스타는 누구였나? 이선균 선배. 연극과 영화, 드라마를 자유롭게 오가는,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라는 게 너무 부럽다. 미혼일 때도, 기혼일 때도 꾸준하게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도.


2023년은 토끼해다. 1987년생 토끼띠 배우로서 감회는?

12년 전, 토끼해였던 2011년이 떠오른다. 그때 나는 아직 데뷔 전이었고, 연기과 4학년으로 졸업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다. 헨리크 입센의 <들오리>라는 작품이었다. 그때 꿈이 졸업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는 거였는데 다행히 그 꿈이 이뤄졌다. 토끼해에 좋은 일이 있었던 셈이다. 2023년에도 좋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새해 다짐은? 예전부터 1년에 한 편씩은 꼭 연극을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2017년 이후로 연극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는 연극 무대에 다시 서보고 싶다. 연극 연습하면서 느끼는 배움이 많고, 무대에서 관객들과 직접 주고받는 에너지가 너무 좋다.



브라운 그러데이션 하이넥 니트는 제냐. 아이보리 코듀로이 재킷은 르917옴므. 블랙 코듀로이 팬츠는 우영미.



GUEST EDITOR   이기원(인터뷰) HAIR   최용환 MAKEUP   강다윤 STYLIST  박송미 ASSISTANT  차세연·한지희
COOPERATION   르메르(6905-3603), 르917옴므(070-8845-0917), 베루툼(0507-1375-2032), 보테가 베네타(3438-7682), 알렉산더 맥퀸(6905-3770), 우영미(1833-4868), 제냐(6905-4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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