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S/S 파리 패션위크의 열기가 도시 전역을 물들이는 지금, 패션은 런웨이를 넘어 박물관과 재단, 갤러리로 확장된다. 쇼 사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런웨이 밖에서 펼쳐지는 또 다른 패션의 장면들을 만나본다.
골드와 플래티넘에 라피스 라줄리와 다이아몬드,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버드 온 어 락’ 브로치, 1965, 버니 멜론 컬렉션1910-2014, 버지니아 미술관The Virginia Museum of Fine Arts, 2015.109
Raymond Voinquel, 쟌 슐럼버제 초상, 1959, 파리 장식미술관(MAD)
티파니가 다시 꺼내든 잔 슐럼버제의 세계
파리 패션위크의 시작과 함께 가장 주목받은 주얼리 이벤트는 티파니앤코의 특별 프레젠테이션 ‘I Am Only a Pencil’이다. 티파니앤코와 파리 장식미술관은 전설적인 주얼리 디자이너 쟌 슐럼버제의 창조적 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장기 파트너십을 발표했고, 약 5,000점의 오리지널 드로잉과 5,000여 점의 문서 및 사진으로 구성된 아카이브를 복원하고 디지털화했다. 전시명인 ‘I Am Only a Pencil’이 암시하듯 이야기는 슐럼버제의 손끝에서 탄생한 스케치가 어떻게 하이 주얼리라는 입체적 예술 작품으로 완성되는지를 보여준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버드 온 어 락’. 쟌 슐럼버제의 오랜 친구이자 원예가 버니 멜론이 소장했던 초기 브로치 가운데 하나로, 라피스 라줄리 위에 새가 내려앉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만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파리 패션위크 기간에 맞춰 선보이는 특별 행사로,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되는 정규 전시인지, 초청객을 대상으로 한 한시적 프로그램인지는 명확하지 않아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장소: Musée des Arts Décoratifs(MAD)
패션의 과거와 현재를 잇다
티파니앤코의 전시가 열리는 장식미술관에서 9월 30일 개막한 ‘Look! 40 Years of Fashion at the Museum’ 역시 이번 놓쳐서는 안 될 전시다. 장식미술관이 지난 40년간 선보인 패션 전시의 역사를 되짚으며, 8만여 점에 달하는 방대한 패션 컬렉션 가운데 40개의 상징적인 룩을 엄선해 소개한다. 18세기 복식부터 마들렌 비오네, 크리스찬 디올, 이브 생 로랑, 장 폴 고티에, 존 갈리아노, 이리스 반 헤르펜에 이르기까지, 패션사의 주요 장면들이 한 공간에서 펼쳐진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제시하는 패션위크의 한가운데에서, 과거의 아카이브가 어떻게 오늘의 디자인과 연결되고 또 미래의 창작으로 확장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다.
장소: Musée des Arts Décoratifs(MAD)
기간: 2026.09.30–2027.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