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6년 7월호

180년의 여정을 담다

로에베가 걸어온 180년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은 아카이브, 그리고 이를 기념해 선보인 ‘아마조나 180’ 백에 대하여.

EDITOR 오경호

LOEWE store, Gran Vía, Madrid, 1956. Architect: Francisco Ferrer Bartolomé.


LOEWE ARCHIVE

1846년, 마드리드의 가죽공예 장인 공동체에서 출발한 로에베가 올해로 창립 180주년을 맞았다. 자갈길 위 작은 공방에서 시작한 메종은 탁월한 장인 정신과 수공예 전통을 토대로 성장해 오늘날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럭셔리 하우스로 자리매김했으며, 동시에 창의성과 혁신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거듭났다. 한 브랜드가 180년의 역사를 이어오기까지, 그 가치는 단순히 오랜 시간의 축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세대를 거쳐 끊임없이 창작하고 계승하며 발전시켜온 기술과 형태, 그리고 그 안에 쌓인 풍요로운 문화적 자산에 진정한 가치가 있다. 이러한 전통의 중심에 자리한 로에베 하우스의 아카이브는 단순히 과거의 작품을 보관하는 저장소가 아니다. 약 두 세기에 걸쳐 이어져온 미학적·기술적·상징적 변화의 궤적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로에베가 구축해온 창조적 성취와 정체성을 증언하는 공간이다. 즉, 과거를 고착시키는 곳이 아니라 과거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는 공간에 가깝다. 시간이 흐르며 흩어진 수많은 기록과 오브제는 이곳에서 다시 연결되고, 오늘날의 시선으로 새로운 서사를 이어간다. 이를 통해 로에베가 다져온 가치와 철학은 특정 시대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와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가며 미래로 확장하고 있다.


로에베 180주년 캠페인 이미지.


로에베 아카이브에는 오랜 세월 사용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다양한 작품이 보관되어 있다. 마모된 가죽 제품을 비롯해 제품을 여닫고 휴대하며 보관해온 다양한 방식 속에서 각각의 아이템이 지나온 시간과 삶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또한 제품과 함께 전시된 스케치와 디자인은 로에베 디자인 언어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며, 장인 정신과 창의성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드러낸다. 아카이브가 소장한 컬렉션은 브랜드의 역사뿐 아니라 당대의 문화와 예술, 디자인의 흐름까지 함께 담고 있다. 합리주의적 미학과 구조를 중시하는 디자인 언어, 기능성과 추상성을 아우르는 형태, 혁신적 소재와 제작 기법 등 20세기 디자인의 주요 흐름이 이곳에 고스란히 스며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시대에 탄생한 작품들은 독립된 작품을 넘어 하나의 연속된 서사를 이루며, 로에베가 지난 180년 동안 축적해온 창조적 유산의 깊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Original design for LOEWE store window by José Pérez de Rozas, 1943.


AMAZONA 180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듀오 잭 매콜로Jack McCollough와 라자로 에르난데스Lazaro Hernandez는 로에베 창립 180주년을 기념해 2026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하우스를 대표하는 아이코닉 백 ‘아마조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마조나 180’ 백을 공개했다. 이번 론칭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데뷔 컬렉션을 통해 아카이브 속 상징적인 디자인을 되살린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하우스의 180년 역사와 장인 정신의 유산을 기리는 동시에, 지난 50년간 로에베의 가죽공예를 상징해온 대표적인 실루엣을 오늘날의 시각으로 재정의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아마조나’ 백은 1975년, 스페인이 사회적·문화적 변화를 겪던 시기에 처음 등장했다. 사회로 진출하기 시작한 새로운 세대의 여성을 위해 탄생한 이 백은 과도한 장식을 덜어내고, 부드러우면서 유연한 형태를 강조하며, 실용성과 우아함을 겸비한 디자인으로 사랑받아왔다. ‘아마조나 180’ 백은 그 유서 깊은 계보를 이어간다. 특별히 개발한 소프트 카프스킨으로 제작해 실크처럼 부드러운 촉감과 은은한 광택, 그리고 하나의 톱 핸들이 만들어내는 여유로운 실루엣이 특징이다. 이중적인 매력을 지닌 이 백은 지퍼를 오픈해 스타일링할 수 있으며 의류와 액세서리, 가죽 제품 전반에 새롭게 도입한 더블 L 로고가 특징이다. 또한 세심하게 분리한 두 개의 수납공간과 가방의 윤곽을 따라 이어지는 정교한 가죽 바인딩 장식, 유연하면서도 구조적인 실루엣을 통해 하우스 특유의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소프트 카프스킨과 스웨이드, 크로커다일 소재로 선보이며 블랙, 다크 체스너트, 로열 아주르, 데이지 옐로, 화이트 등 다채로운 컬러 팔레트를 갖췄다. 또한 미니, 스몰, 라지의 세 가지 사이즈로 출시해 다양한 사용자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아마조나 180’ 백은 180년에 걸쳐 이어온 로에베의 장인 정신과 반세기 동안 사랑받아온 ‘아마조나’의 정체성을 하나의 형태에 담아낸 결과물로, 시간을 초월한 타임리스 가치와 지속성을 향한 로에베 하우스의 철학, 세대를 넘어 계승되는 하우스의 역사와 비전을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LOEWE store, Calle Barquillo, 7, Madrid, ca.1925.



COOPERATION 로에베(3479-1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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