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진혁 1972년생.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한국에 돌아와 까르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SK텔레콤으로 옮겨 네이트온, 싸이월드, 11번가 등 SK그룹의 온라인 커머스 서비스를 진두지휘했다. 2020년부터 LG전자 한국온라인그룹장을 맡아 국내 온라인 커머스를 총괄 중이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LG전자 한국온라인그룹장을 맡고 있는 장진혁 전무입니다.
LG전자에 합류하기 전 커리어가 엄청나네요. 인터넷 커머스의 산증인이라 할 만합니다. 2000년대 인터넷 버블 때부터 2018년까지 네이트온의 전신, 네이트온, 11번가, SK플래닛 등에서 인터넷 커머스를 담당했으니 시간이 꽤 됐네요. 아마 아직 현역으로 활동하는 몇 안 되는 1세대에 속할 거예요.
팬데믹 당시 여러 회사에서 연락을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최종적으로 LG전자에 안착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팬데믹 기간에 제조사가 고객에게 인터넷을 통해 직접 물건을 파는 일명 온라인 D2C가 급속도로 각광받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인터넷 커머스 서비스를 경험한 사람에 대한 니즈가 많아졌죠. 여러 회사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LG전자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진심으로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느낌? LG전자는 정말 큰 대기업이라 서울 여러 곳에 사무실이 있는데 그렇게 흩어진 주요 채용 결정권자들이 제 면접에 참여하려고 기꺼이 시간을 맞춰서 모두 호텔 한 회의실을 빌려 모이는 장면이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단순히 노하우와 실력을 원하는 게 아니라 저라는 사람과 제 역량을 존중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LG그룹이 인화人和로 유명한 건 아시죠?(웃음)
당시 신설된 조직인 한국온라인그룹을 6년째 이끌고 계세요. 주 업무가 궁금합니다. LG전자에는 한국영업본부가 있어요. 오프라인 소비자를 접하는 B2C 그룹, 기업과 거래하는 B2B 그룹, 그리고 온라인 전담 조직이 바로 한국온라인그룹입니다. 온라인은 D2C와 비非D2C로 나뉘는데요. 전자는 LG전자 공식 웹사이트, 곧 닷컴이죠. 후자는 쿠팡 같은 온라인 파트너, 그리고 네이버 같은 오픈 마켓에서 저희 제품을 판매하는 공식 인증점들과 소통합니다. 이번에 새로 론칭한 ‘홈스타일’은 D2C에 속하죠.
저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온라인 커머스라서 따로 웹사이트를 만들 줄 알았는데, 닷컴의 하위 도메인이더라고요. 저희는 닷컴이 본진이자 가장 소중한 공간입니다. 저희 닷컴에 가입한 분들만 1200만 명에 달해요. 그중 마케팅 수신 동의를 한 분들만 따져도 그 수가 어마어마하죠. 그래서 제가 농담으로 닷컴에 숟가락 하나 얹었다고 말해요. 매달 유입되는 회원분들의 트래픽을 그대로 새로운 서비스로 옮길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저희 LG전자 카카오 플러스 채널 친구 수가 또 엄청나거든요. 500만이 넘어요. 참고로 ‘오늘의집’ 같은 곳이 700만대거든요. LG전자가 제조사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정말 이례적이에요. 이게 모두 ‘찐 팬’을 만들려는 지난 5년간의 노력이 맺은 결실입니다.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야죠.
“홈스타일은 단순한 팝업 스토어가 아니에요. 지반 공사를 모두 완료하고 이제 거대한 백화점 1층을 올린 것과 비슷하죠. 저희는 학동 사거리를 모두 옮겨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개성 있고 트렌디한 리빙 브랜드 또한 꼼꼼하게 선별했지요. LG전자라는 이름이 결코 가볍지 않으니까요.”

닷컴에서 홈스타일 섹션을 구경해보니 가구, 조명, 소품, 주방, 생활용품까지 커버하는데 그 브랜드 수와 물량이 대단합니다. 게다가 제품 탐색, 구매, 컨설팅, 인테리어 시공까지 연결하는 스케일도 독특하고요. 가전 회사 웹사이트에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접하는 건 무척 생소한 경험이에요. 홈스타일은 갑자기 아이디어가 생겨서 만든 팝업 스토어가 아니에요. 그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면 2023년부터 계획하기 시작한 닷컴의 장기 프로젝트의 첫 결실이죠. 제가 사실 미국에서 조경을 공부했는데요. 그래서인지 건축적 사고에 익숙해요. 건축에 비유하자면 홈스타일은 단순히 가게를 연 게 아니라 지반 공사를 모두 완료하고 이제 거대한 신축 건물 1층을 올린 것과 비슷하죠. 지금은 백화점 1층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하실 거예요. 저희는 수입 가구로 유명한 학동 사거리 주변을 모두 옮겨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개성 있고 트렌디한 리빙 브랜드를 꼼꼼하게 선별해 입점을 권유했죠. LG전자라는 이름이 결코 가볍지가 않잖아요.
홈스타일을 살펴보니 흥미로운 점이 있었어요. 카테고리별, 브랜드별로 제품을 보는 건 커머스의 기본이지만, 실제 재고가 있는 제공 업체를 따로 확인할 수 있더라고요. 방금 말했듯 홈스타일은 동네 상점이 아니라 백화점과 비슷해요. 이름값 하는 양질의 제품이 입점하죠. 그러기에 가격대도 만만치 않고요. 그래서 재고가 있는 업장을 직접 방문해서 체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저희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장소인 두오모도 주요 제공 업체 중 한 곳인데요. 여기서 홈스타일에 있는 B&B 이탈리아, 놀, 아르떼미데, 플로스 등 이탈리아 하이엔드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죠. 사소해 보일 수도 있는 이런 지점이 온라인 커머스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신뢰와 직 결되거든요. 고객 경험 만족도를 높여야 제대로 돌아가요.
한국온라인그룹이 출범한 이후 닷컴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들었어요. 600억 원대에서 1조 원대를 훌쩍 넘겨 성장한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였어요. 이런 성취는 고객 만족에 대한 고민이 선행된 덕분인가요? 저희가 어디 가서 잘 알리지 않았는데 기회가 왔으니 자랑 하나 하겠습니다. 지금 닷컴에 보면 AI 에이전트 챗봇이 있는데요. 저희가 업계 최초로 도입했어요. 신한카드와 함께 LG전자 전용 카드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아요. 혜택이 고객 친화적이거든요. 보통 월 단위로 실적을 계산하는데 저희는 연 단위로 실적을 체크해요. 그리고 선할인을 받은 후 실적 달성이 되지 않으면 모자란 만큼만 고객은 따로 부담하면 됩니다. 굉장히 합리적이죠? 많은 사람이 당연시하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자동 청구 할인 같은 것도 최적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에요. 눈에 띄지 않는 노력이 닷컴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이게 다 온라인 커머스 업계에서 오래 일한 인사이트가 발현된 덕분인가요? 온라인 커머스의 핵심은 성실함이에요. 거의 막노동이죠.(웃음) 겉으로는 웹사이트가 굉장히 매끈하고 단순해 보이지만 뒷단에는 사람 손이 엄청나게 들어가요. 가장 중요한 데이터를 파악하는 일조차 그렇습니다. 제가 아침에 출근해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뭔지 아세요? 닷컴 고객들이 올린 Q&A를 하나하나 읽는 거예요. 취합은 시스템이 하지만 읽는 건 사람이 해야 해요. 그래야 현 상황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온라인 커머스 뒤에는 수공업에 가까운 노력이 깔려 있습니다. 최적화를 위한 수많은 착오와 실험, 그리고 암묵지가 필요하죠. 이래서 대학교에 온라인 커머스학과 전공이 없나 봐요. 체계적인 학문이 되기 힘들어서요.
아까 홈스타일이 1층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앞으로 어떻게 무럭무럭 크게 될까요? 홈스타일은 사실 LG전자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첫걸음이에요. 플랫폼은 단순히 상품만 파는 곳이 아니에요. 커뮤니티와 콘텐츠가 필수죠. 이제 여기서 고객들이 맞춤형 콘텐츠도 접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공간 컨설턴트에게 상담도 하고, 고객끼리 서로 소통도 할 수 있도록 만들 거예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인테리어 시공 문의가 계속 들어온다고 해서 사실 저도 깜짝 놀랐어요. 고객 데이터에 기반해 움직이는 D2C의 힘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무엇보다 공간을 꾸미고 인테리어를 시작하고 싶을 때 저희 닷컴에 와서 정보를 얻고 기준을 파악하며 룩 & 필Look & Feel도 체험하면서 브랜드와 고객 간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앞으로 AI와 결합하면 더 큰 변화를 맞게 되겠죠. 찐 팬에게 사랑받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닷컴이 도약하는 데 한몫 제대로 하고 싶습니다.
혹시 홈스타일을 론칭한 후 여전히 고민되는 지점이 뭔지 여쭤봐도 될까요? 가구 브랜드들이 서로 섞이는 걸 망설이는 것 같아요. 저는 믹스 매치를 하는 게 훨씬 더 생산적이라고 보거든요. 합종연횡을 통한 토털 스타일링 같은 거죠. 근데 업계에 아직 보수적인 면모가 있는 느낌이에요. 지금 가전업계나 가구 업계나 모두 경쟁이 치열하거든요. 블루오션이 아니라 레드오션에 가깝죠. 만일 블루오션으로 회복될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경쟁사보다 무엇인가 다른 경험을 제공하며 승기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구업계는 오늘의집, 네이버, 쿠팡, 오픈 마켓 등에 산발적으로 얽혀 있어요. 좋은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온라인 커머스에 최적화하려면 묵직한 돈을 투자해야 하죠. 그래서 저는 저희 닷컴 같은 채널이 플랫폼으로서 업계에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의 상황을 많이 궁금해하잖아요. 잘 꾸민 공간 예시를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끼고, 또 여유가 되면 벤치마킹도 하고요. 그러니 닷컴에서 잘 큐레이팅된 환경을 제공하면 공간에 관심 있는 온라인 커머스 고객들은 진정성 있는 경험을 얻게 되고, 그에 따라 입점 업체들도 함께 혜택을 보는 상황이 충분히 일어난다고 믿습니다.
전무님이 생각하는 ‘럭셔리’란 어떤 것인가요? 내가 만족하고, 내가 정말 가치를 느끼는 대상이 바로 럭셔리라고 생각해요. 만약 어떤 사람이 신발 모으는 걸 좋아한다면 나이키 조던 한정판을 사려고 새벽부터 매장 앞에 줄 서서 ‘내 앞에서 제발 줄이 끊기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며 구매할 거 아니에요. 그날 그렇게 산 신발은 여느 명품 브랜드의 백이나 시계보다 더 가치 있을 수밖에 없겠죠. 계속 오래 변치 않게 감동으로 남고 본인만의 가치가 입혀질 때 정말 럭셔리가 된다고 봐요. 그래서 럭셔리 제품은 많을 필요도, 애초에 많을 수도 없어요. 정말 몇 개에 불과하지 않을까요?

‘가전에서 홈스타일까지 한 번에 맞추다’라는 슬로건이 돋보이는 홈스타일은 LGE를 방문하는 기존 고객들이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정보를 얻고, 공유하며 주고받는 플랫폼 역할을 꿈꾼다.
COOPERATION LGE(www.homestyle.lge.co.kr)
PLACE 두오모(6958-5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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