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향해 걷는 미술관, 루이지애나

미술관 하나를 보러 일부러 근교까지 기차를 타는 일이 얼마나 될까. 코펜하겐에서 북쪽으로 40여 분, 후믈레벡 해안가에 자리한 루이지애나 미술관은 그럴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EDITOR 김민지

미술관 하나를 보러 일부러 근교까지 기차를 타는 일이 얼마나 될까. 코펜하겐에서 북쪽으로 40여 분, 후믈레벡Humlebæk 해안가에 자리한 루이지애나 미술관Louisiana Museum of Modern Art은 그럴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루이지애나 미술관 Louisiana Museum of Modern Art


다시 덴마크에 간다면 이곳에서 하루 온종일을 보내고 싶다.


미술관이 들어선 자리는 원래 19세기 사업가 알렉산더 브룬의 저택이었다. 그가 맞은 세 명의 아내가 모두 이름이 루이세Louise였던 데서 '루이지애나'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1955년 이 부지를 사들인 덴마크 컬렉터 크누드 옌센Knud W. Jensen은 오래된 저택을 허물지 않고, 그 옆에 낮고 조용한 전시 공간을 이어 붙이기로 했다.




설계는 덴마크 건축가 예르겐 보Jørgen Bo와 빌헬름 볼레르트Vilhelm Wohlert가 맡았다. 1958년 첫 건물을 완성한 뒤 1991년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확장했으며, 낮은 지붕선과 노출된 목구조, 유리로 이어진 회랑이 이 미술관의 언어가 됐다. 그 결과 건물보다 먼저 바다가 보이고, 전시실보다 먼저 잔디밭이 나오는 미술관이 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전시실 사이를 잇는 유리 회랑이었다. 실내인지 실외인지 구분이 흐려지는 이 통로를 지날 때마다 오른편으로는 조각 정원이, 그 너머로는 외레순 해협Øresund과 스웨덴 해안선까지 눈에 들어온다.




작품들이 잔디와 나무 사이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어, 산책 자체가 관람의 일부가 된다. 자코메티, 워홀 같은 거장의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지만, 이곳은 이름값을 앞세우기보다 공간과 작품, 자연이 나란히 놓이는 방식을 우선한다.




전시만큼이나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 카페테리아다. 통유리로 트인 이 공간은 해협과 그 앞 테라스에 놓인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의 조각을 마주보고 있어 '칼더 테라스Calder Terrace'라 불릴 정도다. 식사든 커피 한 잔이든 자리에 앉는 순간 작품과 풍경이 함께 딸려온다. 관람 전이든 후든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걸 추천한다.




전시를 얼마나 봤는지보다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곳. 코펜하겐 도심의 미술관들과는 분명히 다른 속도로 흘러가는 이 공간은 덴마크 여행 일정에 반나절쯤 비워둘 가치가 충분하다.


TIP 코펜하겐 중앙역에서 후믈레벡역까지 기차로 약 40분, 역에서 미술관까지는 약 1Km가 떨어져 있어 도보 15분 정도가 걸린다.


주소 Gl. Strandvej 13, 3050 Humlebæk, Denmar

홈페이지 louisiana.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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