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달콤한 인생>의 한 장면. [출처] Watcha Pedia
‘파파라치Paparazzi’는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처음 등장했다. 극 중 사진 기자 ‘파파라초Paparazzo’의 이름이 셀러브러티의 사적인 모습을 촬영하는 이들을 뜻하는 말로 굳어졌다.


미공개 컬렉션을 캠페인을 통해 선공개한 아디다스. [출처] ADIDAS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아디다스 트랙 재킷을 입은 켄달 제너의 모습이 SNS를 통해 화제를 모았다. 실제 일상을 포착한 듯한 이미지로 눈길을 끌었지만, 파파라치의 촬영 문법을 활용한 캠페인은 이전에도 존재했다.


카메라를 피하는 듯 보이지만 오히려 제품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출처] BALENCIAGA
발렌시아가를 입는 누구나 VIP가 된다
2018년, 발렌시아가의 S/S 캠페인에 파파라치가 등장했다. 모델들은 포즈를 취하는 대신 얼굴을 가리거나, 심지어 카메라를 향해 발길질한다. 우연히 포착된 모습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움직임은 오히려 제품으로 시선을 이끈다. 가방으로 얼굴을 가리는 순간에는 가방이 인물을 대신해 화면의 중심을 차지하고, 몸을 돌리거나 발을 뻗는 동작은 옷과 슈즈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촬영 방식도 남달랐다. 실제 프랑스 보도사진 에이전시와 작업하고 이미지를 시간차로 공개하며, 대중이 새로운 파파라치 컷을 기다리는 과정까지 재현했다. 경호원을 대동한 모델을 집요하게 뒤쫓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모델을 파파라치가 따라붙을 만큼 유명한 인물로 설정하며, 발렌시아가를 입는 순간 누구나 VIP가 된다는 메시지를 완성했다.


켄달 제너의 보테가 베네타 2024 프리 스프링 캠페인. [출처] BOTTEGA VENETA
철저히 연출된 일상으로 파파라치를 부르다
발렌시아가가 가상의 VIP를 만들었다면, 보테가 베네타는 실제 셀러브러티의 일상을 파파라치의 시선으로 포착했다. 에이셉 라키가 거리를 걷고 켄달 제너가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등 지극히 일상적인 순간을 캠페인으로 가져왔다.
게티 이미지Getty Images와 백그리드Backgrid 등 이미지 에이전시가 촬영한 사진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그 경계는 더욱 모호해졌다. 어디까지가 실제 일상이고 어디부터가 계획된 캠페인인지 한눈에 구분하기 어렵다.
물론 실제 파파라치 문화는 셀러브러티의 사생활을 집요하게 추적하며 수많은 윤리적 문제를 낳아왔다. 그럼에도 이러한 방식이 패션 캠페인에 꾸준히 등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광고임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으면서 제품을 일상의 일부처럼 보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 패션 캠페인의 설득력은 얼마나 현실감 있는 장면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린 것이 아닐까.
PHOTO | 각 브랜드, 왓챠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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