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회장의 이미지를 바꾼 의외의 한 수, X(구 트위터)
LVMH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를 둘러싼 이미지는 오랫동안
하나였다. 차갑고 냉철하며 좀처럼 속을 내보이지 않는 경영자.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을 설립하고, 파리 올림픽을 후원하며
조금씩 이미지를 바꿔갔지만 그럼에도 '냉혹하다', '속을 알 수
없다'는 평가는 쉽게 걷히지 않았다.
그런 그의 이미지를 뒤바꾼 건 다름 아닌 X(구 트위터)에 올린
공개 서한이었다.

실제 LVMH 홍보팀 X에 올라온 내용
감사합니다(Merci): 르몽드의 '탐사 보도'에 대한
베르나르 아르노의 답변입니다.
우리 집은 생각보다 평범합니다
LVMH 홍보팀이 X에 올린 3장 분량의 감사 편지가 그의 이미지를 위트 있게 바꿔버린 것이다. 이 편지는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가 그의 가족, 후계 구도, 정치권과의 관계 등을 다른 6부작 탐사 보도에 대한 답변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보도 내용을 하나하나 반박하기보다
기사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이며 이전까지
공개적으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유머 감각을 보여 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신문을 읽다가 내가 프랑스 마지막 왕가의 수장
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자 자녀들이 왓츠앱으로
“이제 아버지께 절이라도 해야 하나요?”라고 물었고,
저는 “평소처럼 ‘안녕하세요’면 충분하다.”고 답했습니다.
그게 이번 주 우리 가족이 가장 많이 웃었던 순간입니다.
언론이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 하는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저녁도 같이 먹고, 서로 농담도 하고,
왓츠앱으로 웃긴 이야기도 나누는 평범한 가족입니다.
우리는 그저 일요일마다 모일 뿐입니다.
대부분은 이를 '가족 모임'이라 부르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권력 암투'라는 표현이 따라붙더군요.
그럼에도 여러분을 루이 비통 재단으로 초대하겠습니다.
식전주도 대접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르몽드의 십자말풀이는 계속 풀겠습니다.
그건 정말 훌륭하니까요.
공개 서한이 우리에게 남긴 것
오랫동안 럭셔리 브랜드는 신비주의와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이
하나의 전략이었다. 경영자의 개인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흔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럭셔리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에도 또 다른 방식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물론 지나친 친근함은 브랜드의 권위와 신비로움을 해칠 수 있다. 그럼에도 브랜드의 본질은 유지하면서도 때로는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더 큰 설득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볼 만하다.
PHOTO | @lvm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