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6년 8월호

호텔 셰프 4인의 여름 보양식

몸이 지치기 쉬운 계절, 여름. 진짜 보양은 제철 식재료 본연의 맛으로 균형을 되찾고 입맛과 소화까지 편안하게 하는 데 있다. 중식, 한식, 일식, 프렌치를 다루는 특급 호텔 셰프 4인에게 각자의 여름 한 접시를 물었다.

EDITOR 김민지 PHOTOGRAPHER 이창화

포시즌스 호텔 서울, 유유안

헤드 셰프 토 콱 웨이

황두장 병어찜

전통적인 광둥식 해산물 조리법을 바탕으로, 부드럽게 찐 병어의 섬세한 단맛과 황두장 소스의 깊은 감칠맛을 조화롭게 살린 메뉴.


중식이 추구하는 여름 보양 철학은 무엇인가요? 중식의 보양 철학은 ‘약식동원 藥食同源’, 즉 음식과 약은 같은 근원에서 출발한다는 개념과 깊이 맞닿아 있어요. 음식은 단순히 맛을 내는 것을 넘어 계절과 몸의 상태에 맞춰 균형을 이루는 역할을 합니다. 여름에는 동과와 연잎처럼 습기를 덜어내고 열을 식혀주는 식재료를 즐겨 사용하며, 말린 관자와 금화 햄(중국 저장성의 전통 햄)으로 깊고 감칠맛 있는 육수를 냅니다.


셰프에게 ‘여름 보양식’이란 무엇인가요? 보양식은 단순히 열량이 높거나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뜻하지 않습니다. 몸의 균형을 회복시키고 컨디션을 되살려주는 음식이 진정한 보양식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여름에는 더위로 인해 수분과 기운이 쉽게 소모되는 만큼 소화가 편안하고, 먹는 순간 몸에 안정감을 주는 음식이 가장 좋습니다.


황두장 병어찜을 여름 대표 메뉴로 선보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병어는 여름철에 맛이 좋은 대표적인 제철 생선으로, 계절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식재료입니다. 양질의 단백질과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해 여름철 기력 회복에도 도움이 되지요. 무거운 육류 요리보다 담백하게 즐길 수 있는 흰살생선이 몸에도 부담이 적어 여름 보양식으로 제안했습니다.


메뉴의 완성도를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리 과정은 무엇인가요? 병어는 찌는 온도와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높은 온도에서 짧은 시간 동안 쪄야 생선의 육즙을 지키면서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할 수 있죠. 마지막에는 잘게 채 썬 파 위에 뜨거운 오일을 끼얹어 향을 극대화합니다.


무더운 여름철 고객의 입맛을 살리기 위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향과 산미, 감칠맛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향은 식욕을 깨우는 매우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예요. 향유와 신선한 생강, 파를 활용하면 선명하고 깔끔한 향이 살아나 자연스럽게 입맛을 돋워줍니다. 여기에 황두장 같은 은은한 발효 풍미를 가미하고 약간의 쌀 식초를 더하면 더위로 무뎌진 미각을 깨우고 입안을 산뜻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주소 종로구 새문안로 97, 포시즌스 호텔 서울 11층

문의 6388-5500



롯데호텔 서울,

무궁화 헤드 셰프 최병석

가지말이 장어탕수와 임자수탕, 해신탕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 재료로 만든 가지말이 장어탕수와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전통 여름 보양식 임자수탕, 바다와 육지의 좋은 재료를 오랜 시간 우려낸 맑고 깊은 국물의 해신탕.


한식이 추구하는 여름 보양의 철학은 무엇인가요? 여름에는 닭과 장어, 전복, 민어 같은 고단백 식재료뿐 아니라 흑임자, 인삼, 더덕, 산초, 오이, 참외처럼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식재료를 함께 사용합니다. 과거에는 뜨거운 음식만 보양식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건강하면서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보양식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셰프에게 ‘여름 보양식’이란 무엇인가요? 여름에는 무더위에 지치고 땀을 많이 흘리며 기력이 쉽게 소모됩니다. 제철 식재료 본연의 맛으로 몸의 균형을 회복하고, 잃어버린 입맛까지 되살려주는 식사야말로 이상적인 보양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름 보양식으로 선보인 세 가지 메뉴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가지말이 장어탕수는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장어를 보다 세련된 맛으로 가볍게 풀어낸 메뉴예요. 가지로 장어를 감싸 바삭하게 튀긴 뒤 복분자와 산수유 고추장, 마늘 소스로 풍미를 더했고, 더덕튀김과 무초절임, 산초장아찌를 곁들여 맛과 향의 균형을 완성했습니다. 임자수탕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져온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입니다. 직접 우려낸 닭 육수에 수비드한 닭가슴살과 해물, 두부, 녹두를 더하고 흑임자로 깊은 풍미를 살려 전통적인 임자수탕을 한층 입체적으로 재해석했어요. 참외초절임을 함께 구성해 여름철에도 산뜻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해신탕은 바다와 육지의 좋은 식재료를 한데 담아낸 보양 국물 요리예요. 장닭과 닭발, 사태, 스지, 인삼을 오랜 시간 우려내고 향신채를 구워 넣어 깊은 감칠맛을 살렸으며, 진한 풍미 속에서도 깔끔한 여운을 느낄 수 있도록 완성했습니다.


무더운 여름철 고객의 입맛을 살리기 위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여름철에는 지친 미각을 깨우는 식감과 향, 온도의 균형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지요. 음식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기름지게 느껴지지 않도록 조절하고, 산뜻한 초절임과 제철 허브, 은은한 산초 향을 적절히 활용해 자연스럽게 식욕을 돋우는 청량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주소 중구 을지로 30, 롯데호텔 서울 본관 38층

문의 317-7061



웨스틴 조선 서울,

스시조 주방장 장용배

전복 샤부샤부

신선한 전복을 미역과 함께 샤부샤부 형태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해 식재료 본연의 맛과 질감을 최대한 살린 메뉴. 전복 내장 소스와 폰즈 소스를 취향에 따라 곁들인다.


일식이 추구하는 여름 보양의 철학은 무엇인가요? 일식의 여름 보양 철학은 식재료 본연의 맛과 영양을 최대한 온전히 살리는 데 있습니다. 화려한 조리법보다는 식사 후 몸이 가볍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한 끼를 완성하는 것이 일식이 추구하는 보양 철학이지요. 여름에는 장어와 전복, 민어처럼 계절감과 영양을 함께 갖춘 식재료를 자주 활용하며, 각각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조리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셰프에게 ‘여름 보양식’이란 무엇인가요? 저는 보양식을 특별하거나 값비싼 식재료로 만든 음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몸에 필요한 영양을 자연스럽게 채우고, 먹은 뒤 편안함과 활력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 진정한 보양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체질과 식습관이 다른 만큼 모두에게 같은 음식이 정답일 수는 없습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제철 식재료를 균형 있게 즐기는 것이 가장 좋은 보양이지요.


전복 샤부샤부를 여름 보양 메뉴로 선보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복은 단백질과 비타민 B군, 다양한 미네랄, 타우린 등이 풍부해 여름철 보양 식재료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비교적 친숙한 식재료이면서도 다양한 조리법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고요. 특히 샤부샤부는 전복 본연의 맛과 질감을 가장 자연스럽게 살릴 수 있는 조리법 가운데 하나로, 무더운 여름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입니다. 전복과 함께 곁들이는 미역은 식이섬유와 칼슘, 마그네슘, 요오드 등 다양한 미네랄을 함유해 균형 잡힌 영양을 채워주며, 쫄깃한 식감과 시원하고 깔끔한 풍미가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역할도 합니다.


무더운 여름철 고객의 입맛을 살리기 위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여름철에는 입맛을 돋우는 맛의 균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은한 산미와 적절한 단맛으로 식욕을 자연스럽게 자극하고, 음식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도록 깔끔한 맛을 유지하는 데 집중합니다. 또한 시원하고 청량한 느낌이 전달되도록 플레이팅과 색감까지 세심하게 고려해 오감으로 계절을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선보이고자 합니다.



주소 중구 소공로 106, 웨스틴 조선 서울 20층

문의 317-0373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페메종 헤드 셰프 박성재

민어구이와 조개 폼 소스

국내산 민어를 프렌치 방식으로 껍질은 바삭하게, 속은 촉촉하게 구워낸 뒤 맛조개와 관자, 쉬크린 상추, 래디시, 조개 폼 소스를 곁들인 메뉴.


프렌치가 추구하는 여름 보양의 철학은 무엇인가요? 제철 식재료를 가장 맛있고 편안한 방식으로 조리해 몸의 균형을 되찾는다는 철학은 프렌치 요리에도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버터나 크림을 과도하게 사용하기보다 깊은 맛의 육수를 중심으로 허브와 산미를 더해 한층 가볍게 표현하지요. 육류와 채소, 해산물을 천천히 우려낸 부용 bouillon과 퓌메 fumet가 기본이 되고, 흰살생선과 조개류, 토마토, 주키니, 페넬, 완두콩, 래디시 등을 활용해 계절감을 담아내요. 여기에 시트러스와 신선한 허브, 화이트 와인으로 산뜻한 향과 풍미를 더합니다.


셰프에게 여름 보양식이란 무엇인가요? 좋은 단백질과 제철 채소를 바탕으로 적절한 산미와 수분감, 가벼운 소스를 가미해 마지막까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요리라고 생각합니다.


민어 요리를 여름 보양 메뉴로 선보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민어는 6월부터 8월까지 가장 맛이 좋은 대표적인 여름 식재료입니다. 담백하고 섬세한 맛을 지닌 흰살생선으로 적당한 수분감과 탄력을 갖춰 프렌치 로스팅 기법과도 잘 어울리죠. 여기에 일반 크림소스보다 훨씬 가볍고 부드러운 폼 소스를 곁들였습니다. 한국의 계절성과 프렌치 요리의 정교한 조리 기법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여름철 대표 메뉴이지요.


메뉴의 완성도를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리 과정은 무엇인가요? 민어는 지나치게 익히면 부드러운 식감과 수분감을 잃기 때문에 굽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생선 표면의 물기를 충분히 제거한 뒤 껍질부터 천천히 구워 바삭한 식감을 살리고, 속살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열을 섬세하게 조절해야 합니다.


무더운 여름철 고객의 입맛을 살리기 위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여름에는 맛의 강도를 높이기보다 향과 산미, 식감, 온도의 균형을 세심하게 조율하는 데 집중합니다. 무거운 지방감은 줄이면서도 자연스러운 감칠맛은 충분히 살리고, 허브와 적절한 산미를 더해 첫 입부터 입맛을 돋우는 구성을 지향하죠. 또한 한 접시 안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요리를 완성하고자 합니다.


주소 송파구 잠실로 209,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4층

문의 2092-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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