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LLS-ROYCE Black Badge
올해 10주년을 맞은 ‘블랙 배지’는 롤스로이스가 젊은 초고액 자산가Ultra-High Net Worth Individuals(UHNWI) 고객층 등장에 맞춰 만든 또 하나의 자아다. 2010년대 초 기술과 디지털 경제를 기반으로 성공을 이룬 젊은 기업가들이 롤스로이스의 새로운 고객으로 유입되면서 브랜드는 기존 쇼퍼드리븐 중심의 권위와 다른 요구를 마주했다. 이들은 정숙한 위엄만큼이나 직접 운전하는 감각, 즉각적인 토크 반응, 자신 있게 성공을 드러내는 시각적 태도를 원했다. 롤스로이스는 이에 대한 응답으로 2016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블랙 배지 ‘레이스Wraith’와 ‘고스트Ghost’를 공개했다. 이들은 1928년 검은 그릴과 환희의 여신상을 장착한 ‘20 H.P. 브루스터 브로엄’, 존 레넌의 1964년형 올 블랙 ‘팬텀 V’ 같은 반항적 미학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것이 특징. 여기에 환희의 여신상, 판테온 그릴, 더블 R 배지를 블랙으로 마감하고 블랙 배지 전용 표식인 무한대 기호(∞)를 더해 기존 차량과 구분되는 세계를 완성했다. 또 약 45kg의 페인트를 정전 도장으로 입힌 뒤 수작업 연마로 마무리한 고광택 블랙, 특수 전해질 도금으로 구현한 블랙 크롬 등은 블랙 배지의 어둠을 극대화했다. 이처럼 자동차의 모든 반응을 새롭게 조율한 블랙 배지는 현재 스펙터, 고스트, 컬리넌을 통해 전통을 해체하지 않으면서 이면에 숨겨진 어둡고 도발적인 페르소나를 드러내고 있다.

VOLVO XC90 Black Edition
‘XC90’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과 인간 중심 철학을 바탕으로 탄생한 볼보의 대표 SUV다. 안전과 실용성, 7인승의 여유로운 공간감을 갖춘 이 모델은 가족을 위한 럭셔리의 기준을 차분하게 제시해왔다. 그런데 ‘XC90 블랙 에디션’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오닉스 블랙 컬러를 입히고, 블랙 아이언 마크와 로고, 후면 레터링, 하이글로시 블랙 휠을 더해 차체의 단정한 인상을 시크하게 탈바꿈했다. 실내는 차콜 헤드라이닝, 체커드 알루미늄 데코, 차콜 컬러 나파 가죽 시트로 마감해 북유럽식 절제미를 어둡고 섬세한 분위기로 확장했다. 차세대 볼보차 UX와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 볼보의 안전 공간 기술, 에어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갖춘 최상위 울트라 트림 기반이라는 점도 플래그십다운 완성도를 보여준다. 종합하면 XC90 블랙 에디션은 블랙을 통해 볼보 특유의 온화한 럭셔리에 조용한 희소성과 세련된 긴장감을 더한 모델이다.


PORSCHE Taycan Black Edition
포르쉐의 블랙 에디션은 고광택 블랙 디테일과 확장된 기본 사양을 통해 모델의 성격을 드러내는 스페셜 시리즈다. 이러한 방향성은 ‘타이칸’에서 전동화 시대의 속도감과 만났다.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를 기본 탑재해 기존 타이칸 4보다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을 높인 것이 핵심. 또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의 프런트 에이프런과 사이드 스커트, 리어 디퓨저 등을 하이글로스 블랙으로 마감해 낮고 넓은 타이칸의 차체를 날렵하게 했다. 프런트 도어에 적용한 블랙 에디션 ‘Black Edition’ 레터링과 블랙 ‘PORSCHE’ 레터링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타이칸 4 블랙 에디션’과 ‘4S 블랙 에디션’은 각각 최대 435마력, 598마력을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62.2kg·m와 72.4kg·m, 주행거리는 489km와 477km, 10%에서 80%까지 충전 소요 시간은 두 모델 모두 18분이다. 그야말로 차분한 블랙 디테일 아래 더 긴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 성능을 갖춘 전기 스포츠카다.


GENESIS G80 Black
브랜드명에 ‘시작’과 ‘창조’의 의미를 담은 제네시스는 모든 것이 검정에서 출발한다는 관점에서 블랙 시리즈를 기획했다. ‘G80 블랙’은 ‘G90 블랙’, ‘GV80 블랙’, ‘GV80 쿠페 블랙’에 이은 네 번째 블랙 모델로 외장과 실내 곳곳을 하나의 톤으로 맞춰 브랜드 디자인 정체성인 ‘역동적 우아함’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전면 범퍼 그릴, 라디에이터 그릴, 엠블럼, DLO 몰딩, 후면 몰딩, 헤드램프 내부 베젤, ADAS 레이더 커버 패턴까지 블랙으로 마감하고, 트렁크 중앙에는 다크 그레이 제네시스 레터링만 남겼다. 실내 역시 스위치, 스티어링 휠, 패들 시프트, 도어 스텝, 스피커 그릴과 로고까지 세밀하게 조율했다. 제네시스 블랙의 차별점은 한국화의 먹처럼 가죽·봉제실·우드·스위치·엠블럼마다 어울리는 농담과 질감을 따로 맞췄다는 것. 2026년 G80 블랙은 빌트인 캠 패키지 등 고객 선호 사양을 기본화하며, 검정을 장식적 컬러가 아닌 완성도의 기준으로 끌어올렸다.

RANGE ROVER SV Black
1970년 ‘모든 용도에 맞는 자동차A Car for All Reasons’라는 문구와 함께 등장한 레인지로버는 온로드의 안락함과 오프로드 성능을 결합한 SUV로 출발했다. ‘SV 블랙’은 이러한 유산 위에 ‘딥 인 블랙dipped in black’이라는 테마를 입혀 곧게 뻗은 루프라인과 반듯한 차체, 군더더기 없이 매끈한 옆모습을 짙은 모노톤으로 탈바꿈했다. 나르빅 글로스 블랙으로 마감한 외관에 글로스 블랙 메시 그릴, 보닛 레터링, 23인치 단조 휠, 블랙 세라믹 SV 라운델을 더해 스텔스한 인상을 완성한다. 실내는 에보니 니어 아닐린 가죽, 내추럴 블랙 버치 베니어, 새틴 블랙 세라믹 기어 시프트, 문라이트 크롬 디테일이 어우러져 블랙을 광택과 촉감의 층위로 풀어낸다. 615마력 V8 엔진을 품은 SV 블랙은 시각적 테마에 머물던 블랙을 주행 경험에서 나아가 웰니스(보디 앤 소울 시트, 웰니스 프로그램 동기화 등)까지 확장한 레인지로버식 플래그십 SUV다.


MERCEDES-BENZ Night Edition
메르세데스-벤츠의 블랙은 하이엔드의 정점 ‘메르세데스-마이바흐Maybach’에서 시작한 탐미적 디자인 언어가 브랜드의 중추인 대형 라인업으로 전이된 사례다. 2024년 국내에 45대 한정으로 선보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나이트 시리즈Night Series’는 블랙과 실버 투톤 페인트, 다크 크롬, 로즈 골드 디테일, 마이바흐 패턴 휠, 헤링본 스타일의 실내 장식으로 기존 마이바흐의 화려함에 한층 낮고 짙은 긴장감을 더했다. ‘S 580’, ‘GLS 600 마누팍투어’, ‘EQS 680 SUV’에 적용된 이 콘셉트는 최상위 럭셔리의 장식성을 블랙의 깊이와 금속성 광택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마이바흐의 미학은 2025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선보인 ‘나이트 에디션’을 통해 확장됐다. 그중 100대 한정으로 출시된 ‘S 450 4MATIC 스탠다드 휠베이스 나이트 에디션’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하는 모델이다. 오너드리븐 고객을 겨냥한 스탠더드 휠베이스(SWB)를 기반으로, 옵시디언 블랙 외장과 다크 크롬 디테일, AMG 라인의 날렵한 실루엣을 결합해 ‘직접 운전하고 싶은 플래그십’이라는 새로운 페르소나를 부여했다. 실내 역시 시에나 브라운과 블랙 나파 가죽, 고광택 블랙 월넛 우드 트림이 어우러져 외장의 긴장감을 차분하고 우아한 감각으로 이어받는다. 나이트 에디션의 변주는 ‘GLS 450 4MATIC AMG 라인 프리미엄’, ‘GLE 450 4MATIC AMG 라인’, ‘GLE 450 4MATIC 쿠페 AMG 라인’에서도 만날 수 있다. 고광택 블랙 사이드미러 하우징과 전용 블랙 휠 등 ‘나이트’라는 이름에 걸맞은 디테일을 통해 거대한 체격에 숨겨진 역동성을 시각적으로 증명하기 때문. 마이바흐 나이트 시리즈가 최상위 럭셔리의 은밀한 취향을 보여준다면, 벤츠의 나이트 에디션은 그 감각을 보다 스포티하고 도회적인 언어로 번역했다고 할까. 메르세데스-벤츠에게 블랙은 단순한 색상을 넘어 절제된 세련미와 한정판의 특별함을 상징하는 브랜드의 시그너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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