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타임피스북> 2026년 6월호

쿠튀르에서 태어난 시간의 정수

브랜드 고유의 우아함과 장인 정신, 그리고 독창적인 디자인 언어가 응축된 타임피스와 오브제. 
샤넬의 정수를 마주하고 싶다면, 이번 워치스원더스 2026 신제품을 찬찬히 살펴봐야 한다.

EDITOR 손소라


샤넬의 워치스앤원더스 2026 부스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하나의 서사이자 무대로 펼쳐졌다. 일상의 사소한 오브제에서 출발해 워치메이킹과 주얼리, 그리고 장인 정신을 섬세하게 엮어내며 새로운 차원의 오트 오를로제리Haute Horlogerie를 그려낸 것. 가브리엘 샤넬을 ‘퀸’으로 재해석한 ‘체스 게임’, 그리고 쿠튀르 아틀리에의 숨결을 정교하게 응축한 ‘너 드 까멜리아’ 컬렉션은 그 모든 서사의 절정에서 극적인 피날레를 완성한다.


유일한 시간의 지배자인 ‘퀸’이 받침대 아래에 시계를 숨기고 있다. 체인에 연결하면 목걸이로도 연출할 수 있다.


규칙과 템포를 결정하는 퀸, 체스보드

매 시즌, 샤넬은 예상을 비켜가는 캡슐 컬렉션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2026년, 그 무대는 ‘게임’으로 확장된다. 체스의 세계 속에 깊이 스며들며, 리미티드 에디션을 통해 샤넬만의 오트 오를로제리를 한층 더 드라마틱하게 펼쳐 보인다.
샤넬 워치메이킹 크리에이션 스튜디오는 단순한 시간 측정 도구를 넘어 시간을 감각하고 사유하는 오브제로서 시계의 개념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무한한 창의성과 정교한 기술, 그리고 더없이 순도 높은 소재가 결합되며 시간은 비로소 ‘형태’를 얻는다. 아르노 샤스탱Arnaud Chastaingt의 디렉션으로 하우스의 헤리티지가 더욱 또렷해진 가운데, 이번 시즌에는 가브리엘 샤넬이 체스판 위 ‘퀸’으로 다시 등장한다.

가브리엘 샤넬의 존재는 워치 전반에 스며든다. 다양한 크기의 다이얼과 체스보드, 소투아르 스타일의 펜던트, 크라운 장식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모티프가 이어지며 정제된 시각적 통일감을 완성한다. 이를 통해 각각의 피스는 단번에 샤넬의 아이덴티티를 환기한다. 이 같은 유희적 접근은 이전 시즌에도 이어온 방식이지만, 여전히 유효한 설득력을 지닌다. 무엇보다 가브리엘 샤넬이라는 상징이 지닌 지속적인 영향력을 다시금 부각한다.

단 하나뿐인 체스보드는 완결된 샤넬의 세계를 이룬다. 은은한 빛을 머금은 흑요석 위에 놓인 오브제들은 단순한 게임의 말이 아니다. 방돔 광장의 기둥, 위엄 있는 사자, 캉봉가의 마네킹, 그리고 생동감 있는 실루엣의 말까지. 모두 샤넬이라는 세계를 구성하는 상징적 조각들로 구성되어 있다. 블랙 체스 말은 스틸 대비 약 7배 높은 경도를 지닌 하이테크 세라믹으로 제작했으며, 골드 디테일 일부에는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절제된 화려함을 선사한다. 반면, 화이트 체스 말은 18K 화이트 골드 위에 다수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블랙 세라믹 요소를 더해 선명한 대비를 완성한다.

이 모든 것은 단순한 오브제에 머물지 않는다. 가브리엘 샤넬을 형상화한 ‘퀸’을 들어 올리는 순간, 숨겨진 다이얼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기능과 오브제의 경계가 무너지며 시크릿 워치가 가장 샤넬다운 방식으로 구현된다. 블랙과 화이트, 2개의 퀸 피스에는 고정밀 쿼츠 무브먼트가 탑재됐고, 지름 25mm의 다이얼에는 더블 레이어의 다이아몬드 세팅이 빛을 쌓아 올린다. 길이 약 320mm의 18K 화이트 골드 체인은 네크리스로 확장하는 게 가능하다. 37.9×37.9cm 체스보드는 총 9236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약 110.94캐럿)를 세팅해 우아한 매력을 자아낸다. 샤넬은 체스보드를 통해 다시 한번 말한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완성되는 것임을.



워치메이킹의 규칙을 자유롭게 재해석하며 ‘트위드’ 세팅 기법으로 완성한 ‘가브리엘’ 워치. 가브리엘 샤넬이 프레임과 다이얼을 벗어나 아이코닉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브리엘 샤넬의 슈트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하는 작업 과정.


트위드 세팅 기법을 선보인, 가브리엘 워치

‘가브리엘’ 워치는 이름 그대로 직관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라운드 케이스와 베젤, 다이얼 전반에 걸쳐 드러난 가브리엘 샤넬의 옆모습은 단순한 장식을 넘어 구조적 요소로 기능한다. 피겨를 다이얼 위에 부착하는 방식을 넘어 워치의 프레임 전반에 통합함으로써 오브제와 타임피스의 경계를 새롭게 정의한다. 가브리엘 샤넬의 형상은 18K 화이트 골드를 수작업으로 정교하게 조각해 입체적으로 구현했으며, 그녀가 착용한 트위드 투피스 슈트에는 총 4.41캐럿에 이르는 461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디테일의 밀도를 높였다.

특히 주목할 지점은 세팅 방식이다. 전통적인 프롱 세팅처럼 지지 구조를 드러내지 않고, 이중 직조를 연상시키는 패턴을 따라 다이아몬드를 밀착 고정한다. 이른바 ‘트위드’ 세팅이다. 스노 세팅과는 다른 방식이지만, 동일한 수준의 밀도와 균일함을 유지하면서도 섬유 조직 특유의 텍스처를 재현한다. 보석 세공 장인 두 명이 수차례 테스트를 거쳐 완성한 결과물로, 샤넬이 축적해온 하이 주얼리 메이킹의 정수가 집약되어 있다. 다이얼에는 얇게 커팅한 블랙 오닉스 플레이트를 적용하고, 119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약 1.76캐럿)를 이중 라인으로 세팅해 깊이를 더했다. 여기에 다이아몬드로 구획한 오프센터 서브다이얼을 배치해 시와 분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케이스는 18K 화이트 골드 단일 소재로 제작되며 지름 43mm에 고정밀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한다. 생산 수량은 단 10피스. 블랙 코팅 처리한 화이트 골드 케이스 백에는 “Limited to 10” 인그레이빙을 새겨 희소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강조한다.


‘J12 코코 게임’ 워치는 픽셀화된 캐릭터로 변신한 마드모아젤이 다이얼 위를 빠르게 걸어 다니는 모습이 특징이다.


픽셀화된 마드모아젤이 담긴, J12 코코 게임

게임의 픽셀 디자인을 오리지널 ‘J12’ 워치의 38mm 사이즈에 적용한 세 가지 신제품을 선보인다. 두 모델은 매트한 블랙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으로, 나머지 한 모델은 유광 화이트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으로 구성된다. 세 버전 모두 카본 플레이트를 레이저 커팅해 형상을 정교하게 다듬고, 데칼 기법을 통해 픽셀화한 마드모아젤 샤넬 모티프를 완성했다. 이 모티프는 초침에 적용되어 다이얼 위를 유연하게 회전하며 시간을 드러낸다. 유머러스한 해석이 돋보이는 이번 신작은 초침의 미세한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초경량 소재를 사용했으며, 구조 설계 전반에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소재 선택부터 설계, 마감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거쳐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화이트 세라믹 버전은 블랙 코팅 스틸 고정 베젤에 바게트 컷 패턴을 더하고, 화이트 바니시로 마감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링을 적용했다. 매트 블랙 세라믹 모델 중 하나는 블랙 코팅 스틸 고정 베젤에 46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약 5.46캐럿)를 세팅하고, 블랙 래커 다이얼에는 12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약 0.26캐럿)드를 더해 입체감을 강조했다. 또 다른 블랙 세라믹 모델은 블랙 코팅 스틸 베젤에 바게트 컷 패턴을 새긴 매트 블랙 세라믹 링을 결합해 디자인에 변주를 꾀했다. 세 모델 모두 셀프와인딩 매뉴팩처 무브먼트 ‘12.1’을 탑재한다. 싱글 배럴 구조임에도 약 7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하며, 4개의 스크루로 고정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케이스 백을 통해 COSC 인증 크로노미터 무브먼트를 확인할 수 있다.


(왼쪽) 55피스 한정으로 선보이는 ‘J12 코코 게임’ 워치는 베젤에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오른쪽) 견고한 매트 블랙 세라믹과 블랙 코팅 스틸 케이스를 결합해 내구성과 모던한 디자인을 동시에 구현했다.



매트 블루 세라믹이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한 매력을 자아내는 ‘J12 칼리버 12.1 38MM’ 워치.


블루 세라믹을 입은, J12 칼리버 12.1 38MM & 칼리버 12.2 33MM

스포티하면서도 캐주얼하고, 그와 동시에 포멀함을 아우르는 ‘J12’ 특유의 디자인은 성별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문다. 자크 엘뤼 Jacques Helleu가 2000년 레이싱 요트에서 영감받아 탄생시킨 ‘J12’는 같은 해 블랙 모델로 첫선을 보였고, 3년 뒤 화이트 컬러로 확장되었다. 그리고 2025년, 블루 세라믹 버전으로 또 한번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해 선보인 리미티드 에디션과 비교하면, 이번 신제품은 베젤에 스틸 소재를 더해 보다 모던하면서도 실용적인 인상을 강조한다. 샤넬 워치 크리에이션 스튜디오는 ‘J12’ 고유의 아이코닉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컬러와 기능, 디테일의 변주를 통해 컬렉션의 스펙트럼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케이스 지름 33mm와 38mm 두 가지 사이즈로 새롭게 출시하는 ‘J12 칼리버 12.1 38MM & 칼리버 12.2 33MM’ 워치는 기존 디자인에 실버 톤을 더해 스틸 소재 단방향 베젤과 조화를 이룬다. 두 모델 모두 샤넬이 공동 소유한 케니시 Kenissi 매뉴팩처에서 개발하고 제작한 셀프와인딩 무브먼트를 탑재했으며, COSC 인증과 함께 약 7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지원한다. 38mm에는 ‘칼리버 12.1’을, 33mm에는 ‘칼리버 12.2’를 적용했다.


(왼쪽) 샤넬 워치메이킹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의 디렉터 아르노 샤스탱. (오른쪽) COSC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셀프와인딩 매뉴팩처 무브먼트를 탑재한 ‘J12 칼리버 12.2 33MM’ 워치.



서로 대비되는 지름 28mm와 42mm 사이즈의 ‘J12’ 케이스를 선보이며, 브랜드 특유의 유니섹스적 정체성을 이어간다.


기술과 미학을 담은, J12 28MM & 42MM

다채로운 구성을 선보이는 하우스의 아이콘, ‘J12’. 레이싱 요트에서 영감받아 탄생했으며, 21세기를 대표하는 브랜드 시계로 자리 잡았다. 올해 샤넬은 케이스 지름 28mm와 42mm 두 가지 사이즈를 추가하며 컬렉션의 스펙트럼을 한층 확장했다. ‘J12 28MM’ 워치는 총 6개의 레퍼런스로 구성된다. 블랙과 화이트 세라믹으로 완성한 시그너처 모델을 비롯해, 블랙 러버 스트랩을 결합한 새로운 버전과 ‘J12 골든 블랙 칼리버 12.2 33MM’이 포함된다. 42mm 라인업은 ‘J12 골든 블랙 칼리버 12.1 42MM’와 ‘J12 슈퍼레제라 칼리버 12.1’ 워치로 전개된다. ‘J12 28MM’는 컬렉션 고유의 디자인 언어를 유지하면서 블랙 또는 화이트 세라믹으로 완성된다. 인덱스는 대형 아라비아숫자와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약 0.06캐럿) 세팅 버전으로 나뉘며, 세라믹 인서트를 더한 스테인리스스틸 베젤은 케이스에 견고하게 결합된다. 크라운에는 케이스와 동일한 컬러의 세라믹 카보숑을 세팅해 통일감을 부여했다. 세련된 디자인과 유니섹스 감성, 그리고 높은 내구성을 갖춘 ‘J12’는, 오늘날 더욱 정제된 스포츠 워치로 진화한 모습을 보여준다.


화이트 세라믹 케이스와 스틸 베젤, 화이트 래커 다이얼, 세라믹 인덱스가 조화를 이루는 ‘J12 28MM’ 워치.



오트 쿠튀르와 오트 오를로제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너 드 까멜리아’는 가브리엘 샤넬을 상징하는 두 가지 아이콘을 하나로 결합한다.


쿠튀르 노하우를 입은, 너 드 까멜리아

샤넬은 메종의 상징인 까멜리아와 리본을 이번 컬렉션의 중심에 내세웠다. 가브리엘 샤넬이 사랑한 꽃인 까멜리아를 워치의 중심에 배치한 ‘너 드 까멜리아’ 컬렉션은 블랙과 화이트의 강렬한 대비, 그로그랭 리본을 연상시키는 질감, 그리고 다이아몬드 아래 숨겨진 다이얼을 통해 샤넬 특유의 쿠튀르 코드를 손목 위로 옮겨왔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피스는 ‘너 드 까멜리아 임브로이더드 커프’ 워치다. 메티에 다르Métiers d’Art 쿠튀르의 노하우를 결합한 작품으로, 자수 공방 르사주에서 완성한 블랙 시퀸 자수 레더 브레이슬릿 위에 화이트 골드 까멜리아를 정교하게 올렸다. 꽃 중심부에는 총 0.70캐럿 다이아몬드 아래에 다이얼을 감춘 시크릿 워치 구조를 채택해 장식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이어 스노 세팅으로 꽃잎의 입체감을 강조한 ‘너 드 까멜리아 커프’ 워치, 다이아몬드 세팅과 블랙 트리밍으로 리본의 곡선을 부각한 ‘너 드 까멜리아 다이아몬드 커프’ 워치와 링, 그리고 5.23캐럿의 어셔 컷 다이아몬드 아래에 다이얼을 숨긴 유니크 피스 ‘너 드 디아망 커프’ 워치까지 이어지며 컬렉션의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총 4종의 커프 워치와 1종의 링으로 구성된 이번 라인업은 샤넬의 아이코닉한 코드들을 입체적으로 풀어내며, 워치와 주얼리, 그리고 쿠튀르의 경계를 허무는 동시에 하우스 특유의 미학을 가장 응축된 형태로 드러냈다.


르사주 공방의 장인들이 블랙 시퀸으로 수놓은 레더 브레이슬릿이 특징인 ‘너 드 까멜리아 임브로이더드 커프’ 워치.


다이아몬드를 스노 세팅한 까멜리아 꽃에 쿠튀르의 우아함과 워치메이킹의 정교한 기술력을 함께 담아낸 ‘너 드 까멜리아 다이아몬드’ 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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