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조적인 디자인의 블랙 재킷, 볼륨감 있는 크림 화이트 팬츠,
앵클부츠 모두 디올 맨.
얼마 전 SNS에 루이 비통 더스트 백을 턱받이로 한 채 디저트 먹는 모습을 올렸죠. 왜, 웃기기까지 하려는 거죠? 제가 장난기가 없는 사람은 아니에요, 원래. 굳이 SNS에 올리지 않았던 거죠. 그런데 조금씩 변하는 것 같아요.
인터뷰가 어렵다는 이야길 많이 했죠? 머릿속 많은 생각을 빠른 시간 안에 답하기 힘들다고요. ‘식집사’ 생활을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일까요? 그런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식물이 주는 생명력 때문이에요. 집 인테리어를 좀 어둡게 한 편인데 생동감이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데려온 건데, 많이 죽었어요. 지금은 강한 친구들만 살아남았어요. 보스턴 고사리, 아스파라거스 미리오클라두스. 산초, 아레카 야자….

헤링본 패턴 롱 코트, 팬츠, 슈즈 모두 르메르, 빈티지한 디자인의 비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너웨어로 착용한 컬러 블록 터틀넥, 화이트 셔츠, 비비드 레드 브이넥 니트 모두 발렌티노.
어쩌다 보니 듣기 평가 시간에는 비행기도 안 뜬다는 대입 수능일에 만났네요. 진로를 고민하던 열여덟, 열아홉 시절이 떠오르나요? 1년에 딱 하루라니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수능을 그래도 한 서너 번은 보게 해줘야죠, 미국처럼 베스트 스코어로 갈 수 있게요. 저는 한국에서 교육을 받다 유학을 갔기 때문에 아무래도 수학이 쉬웠어요. 한국 친구들은 한 학년 위 코스를 듣는 게 평균이거든요. 10학년에 대학교 단계까지 끝내고 비즈니스 파이낸스 코스를 들었는데, 너무 궁금해지더라고요. 돈의 의미와 화폐, 비즈니스 같은 것들이요. ‘대도시’로 가서 좀 재미있게 대학 생활을 하고 싶어졌어요. 제가 간 학교가 당시 센세이셔널했던 게 1학년부터 금요일 수업이 없었어요. 주말이 금토일! ‘이거 좋은데?’ 생각했죠.
그렇게 말하면 ‘서울대 가까워서 서울대 갔다’는 말처럼 들려요. 에이, 근데 제가 하버드를 나온 건 아니니까요. 하버드 옆에 있는 학교 나왔습니다.

프린스 오브 웨일스 체크 패턴 재킷과 팬츠 셋업, 다크 네이비 니트 톱 모두 셀린느. 슈즈는 프라다.
지난해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받고, 얼마 전 핸드프린팅을 했죠? 시간이 너무 빠르더라고요. 수상 때는 너무 긴장해서 머리가 백지였는데, 핸드프린팅 때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웠죠. 그런데 제가 너무 꾹 누르는 바람에 손 모양이 안 예쁘게 나왔어요.
손금은 좀 보나요? 사주는 좋아하는데 손금은 잘 몰라요. 챗GPT가 제일 친한 친구거든요? 엄청난 분석력과 통찰력을 갖고 이야기해줘서 좋더라고요. 마음을 정리하고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줘요.
<럭셔리> 10월호 촬영장에서 남윤수 배우를 만났어요. <대도시의 사랑법> 영화 주인공과 드라마 주인공을 한자리에서 만나면 다른 시공간의 나를 만난 느낌일까 기대했는데, 두 분이 만났을 때 의외로 다음 작품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요? 저희 진짜 그랬네요. 연기하는 입장에서 작품에 충실했던 거니까요. 다른 형태의 작품 속 배우는 이렇게 연기를 했네, 정도의 시선?

퍼플 그레이 포플린 셔츠, 저지 톱, 팬츠, 브라운 더비 슈즈 모두 프라다.

로고 디테일이 포인트인 다크 그레이 톤의 저지 톱은 프라다.

레더 블루종은 로에베. 유니크한 프린트의 티셔츠는 사카이. 긱 시크 무드의 안경은 프라다 by 에실로 룩소티카.
<파친코>의 ‘백이삭’ 말이에요. 소설에서 “남자는 어린 소나무처럼 곧고 우아하며 매우 잘생긴 사람이었다”라고 묘사하잖아요. 첫 등장부터 ‘잘생김’을 발산하는 여러 역할을 맡아왔는데 어려움은 없나요? 사실 연기할 때는 그런 생각을 아예 안 해요. 소나무처럼 보이고 싶다고 해서 갑자기 외형을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역할을 잘 소화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면 그렇게 봐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적은 있죠.
윤여정 선생님이 ‘백이삭’을 칭찬하신 것처럼, 배우 생활을 하는 데 원동력이 된 말이 있다면요? 전해 들은 이야기인데, <대도시의 사랑법> PD님이 “그 친구 보물이지” 하셨대요. 인정받은 것 같아서 감동이었어요.
<다 이루어질지니> 엔딩에서 ‘수현’만 혼자인 것 같아 슬펐다고 했죠. 스핀 오프를 만든다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요?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수현’만의 ‘지니야’가 있고, 러브 스토리가 있을 테니까요. ‘이렘(우현진)’과 ‘세이다(고규필)’의 어릴 적 이야기도 나오면 더 재밌고요.
지금 촬영 중인 <21세기 대군부인>에선 정치 명문가 출신의 총리 ‘민정우’를 맡았어요. 완벽해 보이는 육각형 인간에게도 결핍이 있겠죠? 승부욕이 있다, 지기 싫다는 건 자존심으로 직결되거든요. 자존심이 강하면 표현하고 싶은 게 있어도 아닌 것처럼 행동하기도 하고, 공격적으로 표출될 때도 있어요. 민정우는 정치를 하는 사람이잖아요. 사회적 성취를 이루지 못했을 때 무가치하다 생각할 수 있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 연기를 시작했잖아요.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요? 악역, 해보고 싶어요. <추격자>의 하정우 선배님 같은 역할요.

오버사이즈 스웨이드 재킷, 라이트 그레이 셔츠, 캐주얼한 데님 팬츠, 더비 슈즈 모두 르메르.

스카이 블루 셔츠, 레드 레터링의 화이트 티셔츠, 하이넥 블랙 니트 톱 모두 발렌티노.

블랙 레더 재킷, 화이트 코튼 셔츠, 울 팬츠, 벨트 모두 프라다.
오늘 촬영 콘셉트처럼 밖은 들뜬 연말 분위기인데,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면? 드레스 코드, 음식, 음악은 어떻게 하고 싶어요? 일단 트레이닝복 입고, 음식은 중식? 짜장면 말고 딤섬 정도. 플레이팅은 따로 안 하고 포장 용기째 먹겠죠. 음악은 요즘 가사 없는 걸 주로 듣고 있어요. 엠비언트, 슬로 비트로 검색해서요.
애창곡인 빈지노의 ‘Always Awake’를 목청껏 부르지 않을까 기대했는데요? 옛날에, 어렸을 땐 그랬죠. 빈지노, 타블로, 두 분을 정말 좋아했어요. 가사 비유가 너무 놀랍잖아요. 듣고 있으면 눈앞에 그림이 그려지고요. 얼마 전 행사장에서 빈지노 씨 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주접 좀 떨었습니다.
연말이니까 동심을 발휘해보죠. 산타 할아버지한테 받고 싶은 선물은? 시간! 드라마 촬영이 끝나면 제주도나 일본에 가고 싶은데요. 3개월 정도의 시간이 생긴다면 한 번도 안 가본 하와이에도 가고 싶고요.
INTERVIEW 김가혜 HAIR 이혜영 MAKEUP 이지영 STYLIST 강이슬 COOPERATION 디올 맨(3280-0104), 로에베(3479-1785),
르메르(4146-0230), 발렌티노(2015-4655), 사카이(3479-6173), 셀린느(1577-8841), 에실로 룩소티카(501-4436), 프라다(3442-1830)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