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5년 10월호

A JOURNEY TO MATCHA

‘말차 라테 마시러 제주도 갈까?’ 말차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지금, 초록빛 한 잔은 곧 여행을 부르는 초대장이 된다.
서울부터 제주, 도쿄, 교토, LA까지, 말차 트렌드를 선도하는 도시의 대표적인 카페 6곳을 모았다.

EDITOR 김나림 GUEST EDITOR 박은아




말차의 새로운 변주, 말차 누들바

오설록이 처음 선보이는 ‘프리미엄 티 페어링 다이닝 공간’이 제주 오설록티뮤지엄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이름하여 ‘말차 누들바’. 차를 음료로 마시는 차원을 넘어, 식탁 위에서 요리로 만나는 새로운 시도는 오랜 탐구 끝에 마침내 한 편의 미식 서사로 완성되었다. 곶자왈 숲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픈 키친과 제면실은 자연의 숨결과 조화를 이루며, 그 안에서 하루 한 번 빚어지는 면발은 오설록 말차의 깊은 녹빛과 향을 고스란히 머금는다. 식전 차로 내는 로스티드 티가 마음을 고요히 정돈해주고, 미슐랭 스타 김도윤 셰프의 섬세한 손길과 제주 식재료의 풍미가 어우러진 말차국수가 특별한 울림을 전한다. 온면·냉면·비빔면으로 다양하게 선보이며, 한 끼의 식사를 넘어 감각을 일깨우는 여정으로 이끈다. 만약 제주로 향할 계획이 있다면, 이 경험을 놓치지 말길. 여행의 모든 순간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기억될 테니.



주소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로 15, 오설록 소셜미디어 @osulloc_official 문의 0507-1418-5312



자연과 대화하는 티 코스, 호월

제주도 곶자왈 숲 가까이 자리한 ‘호월’은 계절의 가장 섬세한 결을 투명하게 비춰내는 공간이다. 커다란 통창 너머로 스며드는 바람과 빛이 찻잔 위에 내려앉아 차를 마신다기보다 자연과 대화를 나누는 듯한 묘한 경험을 안겨준다. 현재 호월은 예약제로만 문을 여는 특별한 티 코스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단정히 준비된 테이블에는 엄선한 세 가지 차와 계절 다식이 차려지고, 모두가 한자리에 둘러앉아 함께 차를 음미하는 차회 형식으로 진행된다. 무엇보다 이곳의 말차는 호월의 진심을 가장 잘 보여준다. 정성스럽게 갈아낸 찻잎의 녹빛이 고요히 번져나가고, 다식과의 페어링 속에서 신선한 균형감이 느껴지며 입안에 서정적인 여운을 남긴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남한로 418-11 소셜미디어 @howol_teahouse 문의 010-6838-5372



말차 한 잔에 녹아든 정성, 푸드떼

한옥의 처마 아래 숨 고르듯 자리한 ‘푸드떼Fou de Thé’. 프랑스어로 ‘차에 열광하는’ 의미의 이름처럼, 이곳은 차 한 잔을 특별한 의식처럼 즐기게 한다. 푸드떼의 시그너처 메뉴는 ‘말차 몽블랑 파르페’. 우지산 최상급 말차로 빚은 젤리 위에 프랑스산 체스트넛 크림, 화이트 초콜릿 가나슈, 페이스트리 머랭, 그리고 아이스 크림이 층층이 쌓여 하나의 아트 피스를 이룬다. 그 레이어링은 결마다 쌉싸름함과 은은한 단맛이 교차하며, 입안에서 작은 축제를 펼친다. 함께 곁들이는 페어링 티는 달콤한 여운을 고요히 정리하며, 경험의 완성도를 더욱 높인다. 프라이빗 룸 예약이 가능해 사랑하는 이들과 특별한 티타임을 나누기에도 제격이다. 말차로 연결되는 행복한 시간을 누려보길.



주소 종로구 율곡로1길 40-37 소셜미디어 @foudethe_seoul 문의 0507-1319-7729



말차의 새로운 지형도, 더 마차 도쿄

도쿄에서 말차 라테로 실패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더 마차 도쿄’로 향하는 것이다. 오모테산도의 작은 카페에서 시작해 미야시타 파크와 신주쿠 ‘뉴우먼NEWoMan’, 도쿄 ‘스카이트리 타운’ 그리고 후쿠오카 공항까지 지점을 넓히며 도시에 초록빛 이정표를 남겼다. 현재는 홍콩과 필리핀까지 진출해 글로벌 말차 컬처의 선두에 서며, 말차의 새로운 지형을 그려가고 있다. 도쿄의 수많은 카페 속에서도 더 마차 도쿄가 인기를 끈 비결은 단단하게 가꾼 코어에 있는 듯하다. 일본 가고시마와 교토 우지에서 직접 재배한 100% 유기농 말차를 고집하며, 잎에서 컵으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에 정교한 품질관리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동시에 새로운 레시피를 향한 탐구도 현재진행 중. ‘말차 유자 라테’, ‘말차 소금 크림’, ‘말차 스프레드 와플’까지, 더 마차 도쿄는 말차로 펼쳐낼 수 있는 가능성을 끝없이 탐험하며 자신들만의 녹색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주소 5 Chome-11-13 Jingumae, Shibuya, Tokyo 150-0001 소셜미디어 @the_matcha_tokyo



로스팅으로 특별함을 더한 마차 로스터리
교토의 정취를 온전히 품은 초록빛 공간, ‘마차 로스터리’. 이곳은 말차에 로스팅을 한다는 새로운 개념을 접목해 전통을 현대적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Farm to Bowl, Farm to Cup’이라는 철학 아래, 차가 싹트는 토양에서부터 잔에 담기는 순간까지의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드러내며, 말 차를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킨다. 일본 가고시마와 교토 우지에서 재배 100% 유기농 말차를 재료로, 매일 신선하게 갈아내고 로스팅해 한층 깊은 향과 섬세한 단맛을 품는다. 퓨어한 말차 라테, 크리미한 소프트크림, 계절마다 새롭게 변주되는 디저트와 콜드브루 등 단정하고 고요한 맛이 주는 청아한 울림은 교토의 정원에서 흘러 나오는 바람처럼 감각을 맑게 깨운다. 공간 역시 말차의 본질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나무와 돌, 빛과 그림자가 절제된 선으로 교차하며, 미니멀 한 미학 속에서 차를 음미하게 한다. 교토 여정이 예정되어 있다면, 이 공간에서의 한 잔을 여 행의 중심에 두어보길.





주소 Myoraku-146 Uji, Kyoto 611-0021 소셜미디어 @matcharoastery



셀럽이 사랑한 말차의 성지, 에러헌

로스앤젤레스에서 탄생한 하이엔드 그로서리 체인, ‘에러헌’. 글로벌 광고 컨설팅 기업 애드에이지가 선정한 ‘2024년 미국의 핫 브랜드 20’에 이름을 올리며, 이곳은 단순한 마켓이 아닌, 가장 세련된 웰니스 무대가 되었다. 헤일리 비버와 켄들 제너가 직접 참여해 완성한 시그너처 스무디는 한 잔에 2만5000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체크인해야 할 성지로 자리 잡았다. 유기농과 웰니스 콘셉트의 제품을 정교하게 큐레이션한 에러헌만의 철학이 그 명성을 더욱 공고히 한다. 그리고 지금 그 중심에 서 있는 건 말차다. 말차는 에러헌에서도 가장 뜨거운 메뉴. 세리머니얼 그레이드 유기농 말차로 빚어낸 ‘아이스 라테’는 깔끔하면서 깨끗한 맛을 선사하고, 의외의 조합으로 완성된 ‘말차 아메리카노’는 도시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웰니스의 코어, 에러헌을 계속해서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주소 339 N Beverly Dr. Beverly Hills, CA 90210 소셜미디어 @erew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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