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바흐 브랜드의 첫 2인승 오픈 톱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L 680’.
1909년 회사 설립, 1921년 첫 번째 양산차 출시 이후 메르세데스-마이바흐는 ‘최고 중에서도 최고를 창조하겠다Create the very best from the very best’라는 원칙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초창기에는 정교한 디테일과 품격 있는 디자인으로 럭셔리 카의 기준을 세웠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한동안 자동차 무대에서 내려왔지만, 2000년대 초 메르세데스-벤츠의 기술력과 만나 다시 부활했다. 2014년부터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공학적 우수성과 마이바흐의 예술적 감성이 결합한 프로젝트를 잇달아 선보이는 중. 고급 소재와 여유로운 공간 구성, 고객 맞춤형 세부 사양으로 꾸민 차량은 글로벌 시장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재도약을 증명했다. 이렇게 진화해온 창립 철학은 오늘날 ‘Welcome to Beyond’라는 슬로건으로 집약돼 브랜드의 핵심 DNA가 되었다. 그리고 이런 메르세데스-마이바흐의 정신을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이 지난 7월 전 세계 최초로 문을 열었다.

다니엘 레스코우 메르세데스-마이바흐의 글로벌 총괄로 마케팅과 영업은 물론, 브랜드 전략과 제품 관리, 신제품 개발 총괄을 역임하고 있다. 2004년부터 메르세데스-벤츠에 합류해 제품 품질과 프로세스 관리 총괄을 담당했다. 2010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 중국 지사의 비즈니스 개발 및 전략 매니저를, 2013년에는 중국 지사 총괄을, 2016년에는 다임러AG 브랜드 및 제품 관리 부문 총괄 디렉터를 맡았다.
20년 넘게 마이바흐와 동행하며 체화해온 ‘Welcome to Beyond’ 철학은 언제 가장 빛났나요?
자동차가 사람, 장소, 각자의 목표를 연결하는 방식은 미래지향적 가치와 장인 정신을 동시에 품고 있어 늘 저를 매료시켰습니다. 2004년 메르세데스-벤츠에 합류한 것도 그런 흐름 속에서 내린 결정이었어요. 이후 독일을 비롯한 여러 시장에서 판매·마케팅·제품 기획·애프터 세일즈 등을 책임지며 새로운 시각과 도전을 쉼 없이 경험했습니다.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22년 4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글로벌 총괄 책임자로 임명됐을 때입니다. 당시 우리는 고객 맞춤 프로그램부터 전동화 로드맵까지 브랜드의 미래 설계를 재정립했어요. 마이바흐를 단순한 자동차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영감의 원천, 탁월함의 상징으로 확장하기 위함이었죠. 앞으로도 마이바흐의 유산을 계승하고 발전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이 저의 책무라고 믿습니다.
전 세계 최초로 서울에 오픈한 마이바흐 브랜드센터는 어떤 곳인가요?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소개하는 독립 공간입니다. 기획 단계부터 ‘전통과 미래 혁신’을 한데 묶어 설계했어요. 고급 이브닝드레스를 닮은 유려한 곡선과 부드러운 느낌의 소재로 구성된 외관은 감각적이며 우아한 인상을 전하고요. 입구를 지나면 대성당을 연상케 하는 높고 탁 트인 로비가 방문객을 품격 있게 맞이합니다. 내부는 한국 고유의 목조 미감과 풍부한 자연광이 어우러져 정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적 감각이 느껴지죠. 관람 동선에는 브랜드 최초의 전동화 모델 ‘마이바흐 EQS 680 SUV’와 첫 2인승 오픈 톱 ‘마이바흐 SL’을 포함한 핵심 라인업이 자리합니다. 덕분에 전통을 기리면서도 다음 세대 모빌리티를 제시하는 브랜드의 비전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입구에 새겨진 문구 “Welcome to Beyond”는 저희의 슬로건을 공간 자체로 표현한 상징입니다.

전 세계 최초로 서울에 오픈한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에 전시된 ‘마이바흐 제플린 DS 8’.
왜 서울이었나요?
한국은 전통과 혁신이 강하게 어우러진 시장입니다. 2004년 한국에 들어온 이후 1만 명 이상의 고객이 마이바흐의 독창성을 실감하며 꾸준한 지지를 보내주셨어요. 또 한국 고객은 럭셔리 자동차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로 정평이 나 있는데요. 그들의 안목에 부응하고, 동아시아 애호가들이 접근하기 쉬운 허브를 마련하고자 서울 도심 한복판에 브랜드센터를 오픈했습니다. 전시·구매·A/S를 아우르는 360도 서비스와 맞춤형 참여 프로그램을 한 공간에 집약해, 방문객이라면 국적을 막론하고 ‘최고 중의 최고’를 지향하는 마이바흐 정신을 체감할 수 있을 거예요. 실질적인 구매와 차량 관리를 위해 찾는 고객은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브랜드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언제든지 센터를 방문해 마이바흐의 철학을 만끽해보시길 바라요.
2인승 오픈 톱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L은 브랜드 역사상 가장 스포티한 모델입니다. 이를 보노라면, 쇼퍼드리븐에서 오너드리븐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변화하는 듯해요.
많은 분이 잘 모르실 텐데, 마이바흐는 초창기부터 그랜드 투어러용 엔진과 섀시에만 집중하던 회사가 아니에요. 1930년대에 이미 2인승 오픈 톱을 제작해 완성차 브랜드로서의 역량과 정체성을 갖추고 있었거든요. 또 2005년에는 대형 리무진임에도 오너 드라이브에 적합한 ‘마이바흐 57S’를 공개하며 범위를 넓혔습니다. 이번에 선보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L’은 브랜드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모델이자, 브랜드 사상 가장 다이내믹한 차량이에요. 측면에서 보면 두 번째 C-필러를 제거하고 더블 스쿠프double scoop를 적용해 독창적 실루엣을 이뤄냈고요. 엔진 밸런스와 배기 시스템을 세밀하게 조율해 부드러움과 즉각적 반응성을 모두 담아냈습니다. 실제 운전해보면 제가 설명한 감성이 무엇인지 명확히 전달될 거예요. 장인 정신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예로, 후드에 있는 마이바흐 엠블럼은 로봇 프린팅 후 장인이 수 시간 샌딩과 클리어 코팅을 반복해 탄생했어요. 기술과 수작업이 이상적으로 조화를 이뤘다고 할까요? 이를 방증하는 게 뛰어난 성능과 더불어 기능과 미학을 극대화한 모델명 ‘680’, ‘모노그램’ 시리즈예요. 결국 이 차량은 쇼퍼드리븐 중심이던 마이바흐를 오너드리븐의 세계로 확장하며, ‘최고 중의 최고’를 스포티함과 공예적 디테일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해석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질문 연장선으로, 요즘 럭셔리 고객은 브랜드가 제시한 옵션을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손길을 더하고 싶어 하는 듯합니다.
저희는 오랫동안 ‘마누팍투어MANUFAKTUR’라는 맞춤 제작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어요. 마누팍투어는 수십 년간 갈고닦은 장인 정신, 디테일에 대한 집념, 최첨단 생산기술을 조합해 고객 한 분 한 분의 요구를 현실로 바꿉니다.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팀은 숙련된 장인들로 구성되며, 세대를 거쳐 전수된 노하우가 차량 곳곳에 그대로 묻어납니다. 최근 새롭게 마련한 마누팍투어 스튜디오에서는 고객이 직접 방문해 자신의 주문이 어떻게 실현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이 프로그램은 계속 확장 중이며, 이를 통해 다양한 한정판 모델도 접할 수 있습니다.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 개관을 기념해 마이바흐 3종에 특별한 마누팍투어 옵션을 적용해 출시한 12대 한정판 모델 ‘실버 라이닝Silver Lining’이 대표 사례예요.

한복과 한옥에서 영감을 받은 브랜드센터 외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자기만의 스토리를 남기고 싶어 하는 경향도 늘어났죠.
그래서 저희는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을 연출하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어요. 작년 10월에는 오스트리아 빈의 호프부르크 왕궁을 빌려 피아니스트 랑랑의 리사이틀을 열었고요. 올해 4월에는 스페인 이비사 인근의 프라이빗 섬에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L 글로벌 프리뷰를 진행했죠. 이처럼 마이바흐는 고객 개개인이 자신만의 서사를 써 내려갈 수 있게 무대와 시간을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마이바흐 EQS 680 SUV를 시작으로 마이바흐도 전기 자동차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전동화’와 ‘마이바흐다움’을 어떻게 끌고 갈 예정인가요?
마이바흐 EQS 680 SUV는 전기 라인업의 출발점이지만, 저희는 이를 1차원적 구동 방식의 교체로만 보지 않아요. 핵심은 동력이 아니라 고요함·안락함·우아한 주행 질감 등 고객이 가장 중시하는 가치를 얼마나 섬세하게 구현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일례로 마이바흐 EQS 680 SUV는 브랜드 라인업 전체를 통틀어 가장 정숙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해요. 이렇게 완성된 ‘절대적 정숙성’과 ‘절제된 편안함’, ‘매끄러운 주행 감성’은 쇼퍼드리븐 환경에서 빛을 발합니다. 이에 따라 마이바흐의 전기 모델을 현실적인 해답으로 받아들이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죠. 다만, 전동화 속도는 시장, 즉 고객이 결정한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움직임을 존중하는 마이바흐는 이번에 SL을 추가해 총 네 가지 모델로 라인업을 갖췄습니다. 포근함을 중시하는 분께는 마이바흐 EQS 680 SUV가, 역동적 주행을 즐기려는 분께는 2인승 오픈 톱 SL이 제격이에요. 결국 ‘마이바흐다움’이란 하나의 잣대에 머무르지 않고, 각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미학을 기준 삼아 세심하게 조율하는 스펙트럼입니다.

3층에는 맞춤형 개인화를 위한 마누팍투어 스튜디오가 마련돼 있다.
개인적으로는 브랜드센터에 있는 데이비드 라샤펠의 사진 작품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동안 마이바흐는 줄리언 슈나벨, 버질 아블로 등과 함께 문화 지평을 넓혀왔어요.
문화와 창의성은 마이바흐 브랜드의 본질에 가깝습니다. 이는 데이비드 라샤펠 등 선명한 시각언어를 지닌 아티스트와 오랜 협업에서 명확히 드러나죠. 2024년 라샤펠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시리즈 모델을 주제로 한 오리지널 작품 세 점을 공개했는데, 자동차라는 공학의 정점과 예술적 상상력이 융합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버질 아블로와의 작업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그는 건축, 디자인, 패션을 넘나들며 ‘경계란 없다’라는 메시지를 실천한 아티스트입니다. 아블로가 남긴 정신과 유산은 여전히 저희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구체적 일정은 밝히기 어렵지만, 장르를 가리지 않고 문화적 에너지로 울림을 주는 창작자에게는 항상 문을 열어두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말씀하신 메르세데스-마이바흐를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Welcome to Beyond, 경계와 한계를 넘어선 궁극의 럭셔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