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M> 2025년 3월호

혼자 사는 동네

남자의 독립, 삶을 더욱 즐겁고 윤택하게 만들 새 시작을 앞두고 남다른 감각을 자랑하는 남자들에게 ‘느낌 좋은’ 동네를 물었다. 나를 닮은 그곳에서, 나를 위한 내일을 그려본다.

EDITOR 이연우

취향과 트렌드의 집합체 성수동

활동적이고 ‘트렌드’에 민감한 성격이라면 성수동에 거처를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쯤 해보지 않았을까? 팝업 스토어의 메카이자 다양한 ‘핫 플레이스’가 존재하는 곳. 맛집을 비롯한 최신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 최근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 러닝(달리기)에 빠져 있다면 더더욱 만족하게 될 곳. 북쪽으론 중랑천, 남쪽으론 한강이 흐르는 성수동이다. 이곳은 선택지도 다양하다. 한국에서 제일 값비싼 아파트부터 친근한 다세대주택까지 여러 형태의 주거 공간이 자리하기 때문. 각자 확보된 예산에 맞춰 다양한 모습의 집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집에서 쉬는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사람들을 만나고 다채로운 자극을 경험하길 즐기는 사람이라면, 구석구석 맛집과 구경거리로 가득 찬 성수동이 서울에서 가장 으뜸이 아닐지. 성수동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모든 ‘세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역세권은 기본으로 ‘숲세권’, 1인가구들을 위한 ‘스세권’(스타벅스 생활권) 또는 ‘맥세권’(맥도날드 생활권) 등 없는 게 없다. 요즘은 붕어빵 맛집도 생겨 ‘붕세권’까지 확보했다. 그 중 개인적으로 가장 최고로 꼽는 것은 숲세권인데, ‘한국의 센트럴파크’라고 불리는 서울숲과 성동구의 자랑 중 하나인 송정길이 각각 성수동 남쪽과 북쪽에 자리하기 때문이다. 사계절 변화무쌍한 서울숲은 성수동에 살면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특권이고, 송정길 산책 코스는 일상의 숨통을 틔게 만들어준다. 특히 봄이 되면 길 양쪽으로 늘어선 벚꽃나무들이 장관을 이룬다. 2025년 독립을 꿈꾸는 당신이라면 성수동에 와서 한국의 새로운 트렌드를 가장 먼저 느껴보기를 권한다.

_ 호스팅하우스 대표 장호석



걷는 자들을 위한 동네 사용법 혜화동

걸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나만의 공간을 발견하는 것이 낙인 사람. 그게 바로 나다. 나처럼 아지트를 만들고 찾아다니며 매일을 이야기로 채워갈 이들을 위한 동네로 기꺼이 혜화동을 추천한다. 혜화동은 골목의 동네다. 차로 혜화동을 돌아본다는 생각은 버리자. 편안한 신발을 신고 혜화동 골목을 이리저리 헤매다 보면 곳곳에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식당과 카페, 바bar를 발견할 수 있다.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의 가게 여러 곳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혜화동이 갖는 매력 중 하나다. 배만 채울 것인가? 가슴속에 ‘문화’의 씨앗도 심어보자. ‘예술가의 집’을 필두로 건축가 김수근의 아르코미술관, 아르코예술극장이 만들어낸 공간은 그 자체가 문화라 할 수 있다. 게다가 곳곳에 산재한 소극장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는 오직 혜화동에서만 찾을 수 있는 충만함이다. 시간의 흐름을 마주하기에도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 창경궁과 성균관, 낙산공원의 시간은 사시사철 얼굴을 달리하며 고유의 풍류를 전한다. 평일의 차분함과 주말의 분주함,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간을 모두 즐기기에 혜화동만 한 곳은 없다. 현실적인 문제도 따져보자. 독립을 준비하는 1인 가구에게 혜화역 주변은 여러모로 괜찮은 선택지가 된다. 편리한 교통과 주변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조건 대비 가격도 크게 높지 않다.

_ 건축가 양인성 (aLC)



차분하고 고요한 1인 생활권 신촌

주요 대학 근처는 1인 가구에 맞춰 이미 완성된 동네다. 혼자 가기 좋은 식당, 곳곳의 코인 세탁소 등 혼자 살기 편한 시설이 많다. 상식적으로 대학이 여럿 모인 곳에는 방도 많다. 서울에서 대학이 많이 모인 곳은 마포구·서대문구 일대의 신촌역 주변과 성북구 일대다. 그중 대학 밀집도로 보면 범신촌 권역에 대학이 가장 많다. 신촌이 완성된 1인 주거촌인 이유다. 다양한 선택지 중 신촌만의 장점? 조용하다. 신림, 노량진, 강남 인근 등의 동네도 독립 생활을 꾸리기 좋다. 다만 그쪽은 유흥가가 가까운 만큼 덜 조용하다. 사실 신촌도 한때 번화가였다. 하지만 과거형이다. 지금 신촌은 예전보다 훨씬 조용하다. 토요일 밤에 신촌과 홍대 주변을 번갈아 가보면 확실히 알게 된다. 한때 번화가였기 때문에 신촌에는 웬만한 편의 시설과 문화 시설이 갖춰져 있다. 24시간 패스트푸드점, 극장, 복수의 서점, 훌륭한 커피숍 등. 연남동, 홍대, 망원동 등 오늘날의 세련된 동네도 가기 쉽다. 동네가 오래되어 신축, 구축, 아파트, 오피스텔 등 주거 형태도 다양하다. 반면 젊은이들의 직장이 많은 강남이나 판교 접근성은 떨어진다. 직장 등 주 활동 범위에 강남이 없다면 신촌 일대는 좋은 선택이라 본다.

_ 칼럼니스트 박찬용



자신에게 집중하는 생활 상수동

30대를 맞이하는 남자라면 필연적으로 독립을 하게 된다. 물론 그것이 스스로의 의지가 아닐지라도. 착실히 경제활동을 하면서 어느 정도 기반을 잡게 되었다면, 이제는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질 기회를 찾기 마련이다. 각박한 사회 속에서 바쁘게 치여 사는 이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동네는 요즘 말로 ‘느좋’(느낌이 좋은) 남자를 위한 곳, 마포구 상수동이다. 상수동은 거대한 굴뚝이 자리한 ‘당인리 발전소’의 영향으로 생겨난 동네다. 홍대 근처라는 특수성을 가졌음에도 저렴한 임대료로 젊은 예술가의 아지트 같은 곳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위치적 이점과 유명 카페들이 불러온 임대료 증가로 인해 쉽게 거주가 힘든 동네가 되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동네가 주는 분위기와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높이 산다면, 이곳만 한 곳도 찾기 힘들 듯하다. 사실 엄청나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대한민국 금융 소비자 보고서 2025’에 따르면 한국 미혼 35세는 평균적으로 한 달에 339만 원을 번다. 고정 저축액은 86만 원, 자산은 2억5000만 원이다. 최근 상수동의 전세는 1억5000만 원에서 2억 원대고, 월세로 찾는다면 80만 원선에서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상수동이 매력적인 이유 몇 가지 더. 이곳은 고요함과 떠들썩함이 공존한다. 낮에 길을 걸으면 골목길 틈 사이로 숨겨진 유명한 커피숍이 나타난다. 최근에는 북유럽 3대 커피로 유명한 ‘푸글렌 서울’이 들어와 조용한 존재감을 내뿜고 있다. 밤에는 장기하, 혁오 같은 음악가들이 사랑하는 ‘제비다방’이 붐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 틈에 섞여 친구를 사귀고픈 이들에게 제격이다. 서울을 관통하는 6호선이 지나 어디를 가든 편하게 오갈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_ IT 테크 에디터 김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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