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호 미국 라스베이거스 네바다 주립대학에서 호텔 경영학을 전공하고 MBA를 마친 후 1985년부터 앰배서더 호텔 총지배인으로 호텔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1988년 설립한 앰배서더스의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1992년 서현수 선대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2024년 홍콩 폴리텍 대학이 선정하는 ‘SHTM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올해는 앰배서더 호텔 그룹이 창립 7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소감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1955년 ‘금수장’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 최초 민영 호텔을 설립한 앰배서더 호텔 그룹이 창립 70주년을 맞이하게 돼 매우 뜻깊습니다. 동시에 지난 70년간 쌓아온 성과를 지켜내고, 다가올 100년의 역사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책임감과 도전 의식도 느껴지고요. 과거의 성취에 안주하지 않고, 그동안의 성과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고, 나아가 급변하는 시장과 환경 속에서 끊임없는 혁신을 이어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글로벌 호텔 그룹으로 성장하기까지, 그 여정의 중심에는 임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말을 전하며, 앞으로도 고객의 행복을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1955년 10월 개관 이후 앰배서더 호텔 그룹은 우리나라 호텔 산업의 발전과 함께해왔습니다. 70년간 성장한 한국 호텔 산업 속 앰배서더 호텔의 역할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앰배서더 호텔 그룹의 여정은 단순한 호텔 브랜드의 탄생과 성장을 넘어, 전쟁의 상흔 속에서 대한민국 호텔 산업의 기틀을 다지고, 관광산업 발전의 전환점을 마련한 역사적 의의를 지닙니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 1997년 IMF 위기, 2002년 한일 월드컵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순간마다 한국 호텔 산업 발전에 이바지해왔죠. 또 국내 최초의 여성 총지배인(송연순) 임명, 호텔 교육센터(앰배서더 아카데미)와 호텔 박물관(의종관) 설립 등 선도적인 시도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와 운영 기준을 제시하며 호텔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왔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럭셔리’의 개념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모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럭셔리 호텔이란 무엇이며, 앰배서더 호텔 그룹은 이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요?
전통적인 관점에선 고급스러운 시설과 높은 가격이 럭셔리의 기준이지만, 앰배서더 호텔 그룹은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자 합니다. 럭셔리는 수요자인 고객의 관점에서 정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급자인 호텔이 고객이 평생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기억을 선물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럭셔리가 아닐까요? 선대 회장님께서 남기신 말씀이 있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호텔에서 망치 소리가 끊기면 더는 호텔이 아닌 여관이 된다.” 이는 끊임없이 우리만의 고유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고객에게 늘 감동적인 가치를 드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한 만큼 사물인터넷 객실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호텔 플랫폼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투숙객 니즈와 라이프스타일을 충족할 수 있는 호텔을 만들어 고객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이를 어떻게 실행하고 계시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앰배서더 호텔 그룹은 디지털 호텔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객실 내 스마트 시스템 ‘아이스테이iStay’입니다. 고객이 체크인 후 객실 내 TV 모니터 또는 개인 스마트폰으로 룸서비스 주문, 객실용품 요청, 각종 호텔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죠. 아이스테이는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투숙 경험을 보다 직관적이고 개인화된 방식으로 향상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국내 호텔업계 최초로 도입한 서비스로, 앰배서더 호텔 그룹만의 참신한 디지털 고객 경험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AI 기반 맞춤형 서비스, IoT 스마트 객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개인화된 프로모션 등도 적극 도입할 예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은 ‘사람 중심의 서비스’가 최우선인 산업입니다. 기술과 럭셔리 경험을 조화롭게 연결하는 방법을 어떻게 고민하고 계시나요?
맞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호텔 산업은 ‘사람’이 먼저인 업종입니다. 1차원적 서비스 제공을 넘어 고객과 직원 간의 진정성 있는 소통과 감동이 있어야 호텔 산업이 완성된다는 뜻이죠. 그러나 기술의 발전이 되레 인간 중심의 서비스를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AI와 IoT가 도입되면서 호텔 직원들은 반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그러므로 기술과 인간 중심 서비스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 볼 수 있어요. 이러한 이유로 앰배서더 호텔 그룹은 감성 지능, 고객과의 소통 능력, 서비스 역량을 지닌 인재를 확보하고 꾸준히 양성하는 것을 근본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고객과 교감하는 것이야말로 미래 럭셔리 호텔의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호텔 산업은 인재가 요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앰배서더 호텔 그룹은 호텔리어 양성과 직원 교육에 어떤 철학과 노력을 기울이나요? 또 미래 호텔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인재상은 무엇일까요?
‘사람이 곧 호텔의 품격을 결정한다’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인재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운영해온, 호텔 본관 근처에 있는 앰배서더 아카데미는 이를 실현하는 교육기관이에요. 이곳에서는 매년 수백 명의 호텔리어들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며, 글로벌 수준의 서비스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인재상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겠지만 ‘성실함과 책임감’, ‘창의성과 유연성’, ‘서비스 감각’, ‘문화적 감수성’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가치라고 믿어요. 호텔 산업은 고객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들의 숨겨진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예측형 서비스’가 필수인데요. 이는 매뉴얼을 넘어서는 직관과 경험, 그리고 애정 어린 관심에서 비롯됩니다.
지속 가능성은 호텔 산업에서도 중요한 화두입니다. 앰배서더 호텔 그룹이 실천하고 있는 ESG 사례들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금수장 부지에 있는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은 2024년 국제 친환경 인증 프로그램인 ‘그린 키Green Key’를 획득했습니다. 이 인증은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적 경영 활동을 수행하는 관광 및 서비스업계 사업장에 수여하는 것으로, 앰배서더 호텔이 지속 가능성과 환경보호를 위한 체계적인 관리와 실천을 성실히 하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이와 관련해 우리 호텔은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어메니티를 사용하고, 에너지 효율 극대화 시스템을 도입해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식재료 낭비를 최소화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어요.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재료 부산물을 이용해 신메뉴 및 소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상생하고자 로컬 농산물과 브랜드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예로,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로비에 있는 ‘1955 그로서리아’에선 특산물을 구매할 수 있고, 제철 식재료를 특별하게 조리한 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여행과 호텔 산업이 급변했습니다. 과거에는 ‘하드웨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앰배서더 호텔 그룹은 이런 트렌드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예능 프로그램 노출과 SNS 마케팅이 눈에 띄더군요.
과거에는 웅장한 건축물, 화려한 인테리어 등 ‘하드웨어’적 요소가 호텔 경쟁력의 키포인트였습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여행과 호텔 산업은 고객의 기대와 니즈가 달라지면서 ‘소프트웨어’, 즉 경험과 스토리텔링이 훨씬 중요한 시대가 되었어요. 실제로 최근 고객들은 호텔을 방문한 후 맛있는 음식, 세심한 배려를 받은 순간, 인상 깊은 서비스를 평가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추천하는 소비 패턴을 보이죠. 이에 발맞춰 앰배서더 호텔 그룹은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호텔의 브랜드 가치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내 고객과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는 캐릭터 ‘앰버드Ambird’, 호텔 총주방장의 운영 철학과 백 오피스에서 이뤄지는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출연, SNS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등이 대표적이에요.
국내에 호텔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들의 한국 시장 진출 소식도 속속 들려오는데요.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Yours Always’라는 슬로건 아래, 앰배서더 호텔 그룹만이 가진 강점은 무엇일까요?
여행이란 어디론가 떠나는 물리적 이동을 넘어, 새로운 세상과 감정을 발견하는 여정입니다. ‘Yours Always’라는 슬로건에는 언제나 고객 곁에 있는 든든한 여행 동반자가 되고자 하는 저희의 철학이 담겨 있어요. 고객이 어디를 여행하든, 어떤 이유로 우리를 찾든 앰배서더 호텔은 항상 편안함, 따뜻함 그리고 익숙한 환대로 고객을 맞이합니다. 이는 생경한 곳에서 느끼는 낯섦 속에서도 고객이 내 집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앰배서더 브랜드만의 차별화이자 우리의 강점입니다. 또 앰배서더 호텔 그룹은 프랑스 ‘아코르Accor’ 기업(1987년 합자 투자 계약을 체결한 호텔 체인)의 글로벌 스탠더드 운영 노하우와 한국적 정서, 지역적 특색을 융합한 서비스로 글로벌과 로컬의 조화를 이뤄내고 있는데요. 호텔 어느 지점을 방문하든 변함없이 일관된 서비스 품질을 만나보실 수 있을 거예요.
70주년을 맞이한 지금, 100주년을 향한 장기적인 비전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미래의 럭셔리 호텔은 어떤 모습일까요? 앰배서더 호텔 그룹의 콘셉트는 ‘Old & New, Heritage’예요. 우리의 여정은 과거의 유산을 존중하면서, 미래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미래의 럭셔리 호텔은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에 국한되지 않고, 기술과 감성의 조화가 중요시될 겁니다. 스마트함과 편리함, 따뜻함과 세심함이 만나야 진정한 럭셔리 경험이 완성된다고 봐요. 다시 말해, 고객을 향한 마음을 다한 서비스와 탁월한 품질을 지향하는 브랜드 철학이 굳건해야 한다는 말이에요. 무엇보다도 사람의 입에 들어가는 것(음식)과 몸에 닿는 것(침구, 어메니티 등)은 언제나 최고의 품질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럭셔리 호텔이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본질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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