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4년 12월호

왕실의 사랑을 받는 향기로운 아이템

최소 5년간 왕실에 제품을 공급해야만 심사 자격이 주어지는 만큼 왕실 공식 인증을 받기 위해선 꾸준하고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했으니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은 분명하다. 뷰티 브랜드의 홍수 속 왕실의 사랑으로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브랜드를 소개한다.

EDITOR 이영진 PHOTOGRAPHER 염정훈

MOLTON BROWN


퓨리파잉 컨디셔너 위드 인디안 크레스 우아한 재스민과 샌들우드 노트가 향기롭고 윤기 나는 머릿결을 만든다.

퓨리파잉 샴푸 위드 인디안 크레스 달콤 쌉싸름한 향이 몸을 감싸 하루종일 산뜻한 기분을 선사한다. 오렌지 & 베르가못 오 드 뚜왈렛 상큼한 베르가모트를 시작으로 네롤리, 머스크가 뒤이어 풍기는 시트러스 플로럴 노트 향수다.

별 문양을 수놓은 빈티지 조명은 빅슬립 샵.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환경을 보존하고자 하는 자연주의 사상이 팽배해진 사회적 분위기 덕분일까. 식물성 원료를 베이스로 한 몰튼 브라운은 론칭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1971년, 캐럴라인 버스타인Caroline Burstein과 마이클 콜리스Michael Collis는 식물 성분을 조합해 개발한 헤어 케어 제품을 필두로 헤어 살롱을 오픈했다. 자연에 대한 애정은 회사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직원들을 위한 비건 레스토랑을 마련했을 정도.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했을 때도 원료와 생산공정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해 런던 외곽 시골 지역으로 공장을 옮겼다. 자연 보존을 위한 이들의 끊임없는 집념 덕분에 2012년 엘리자베스 2세에 의해 왕실 인증 브랜드로 선정되었으며 영국을 대표하는 경마 대회인 로열 애스콧 경마대회, 영국 국립 오페라와 콜로세움, 토트넘 홋스퍼 FC의 공식 세면용품 공급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FLORIS LONDON


허니 오우드 오 드 퍼퓸 달콤하면서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노트는 영국 대표 백화점인 해러즈 백화점을 모티프로 힌다.

세피로 오 드 뚜왈렛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산들바람에서 영감받은 포근한 노트가 특징이다.

부케 드 라렌 오 드 뚜왈렛 1840년 앨버트 왕자와 결혼하는 빅토리아 여왕을 위한 결혼 선물로 제작했다.


플로리스 런던의 역사는 17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무려 9대째 이어지고 있다. 후안 파메니아스 플로리스Juan Pamenias Floris는 런던의 세인트 제임스 지역에서 향수와 빗, 면도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1920년대부터 부티크의 단골손님이던 영국 조지 4세를 시작으로 왕족 3명에게서 왕실 공식 인증을 받았을 만큼 영국 왕가와 깊은 관계를 맺었다. 1989년에는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브랜드 공장 개장에 참석했을 정도. 윈스턴 처칠, 이언 플레밍, 매릴린 먼로 등 많은 유명 인사가 애용한 향수로도 유명하다. 특히 <제임스 본드> 시리즈 작가 이언 플레밍은 1955년 자신의 소설 <007 문레이커>에서 주인공이 ‘플로리스 NO.89’을 뿌린다고 소개한 바 있다.



PENHALIGON’S


페이보릿 오 드 퍼퓸즈 공작부인의 엉뚱한 성격을 표현하고자 이색적인 만다린과 재스민, 암브록산 등을 조합했다.

루나 오 드 뚜왈렛 그리스신화 속 달의 여신에서 이름을 따왔다. 베르가모트와 장미의 조화가

은은한 달빛이 비추는 정원을 연상시킨다.

윌리엄 펜할리곤스 오 드 퍼퓸 창립자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향수로 향조계의 전설로 불리는 베티베르를 중심으로

향을 풀어낸다.

하이그로브 부케 오 드 퍼퓸 찰스 3세와 그의 아내 커밀라 왕비의 개인 별장 앞 하이그로브 정원에서 영감받았다.


창립 이래 무려 세 번의 영국 왕실 조달 허가증을 받은 펜할리곤스. 브랜드의 시작은 이발사였던 윌리엄 펜할리곤스William Penhaligon가 일한 튀르키예식 목욕탕에서 출발한다. 그는 터키시 하맘이라 불리는 이곳에서 영감받아 다채로운 허브 오일과 꽃향기를 조합한 ‘하맘 부케’를 완성했고 곧바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알렉산드라 왕비에게 1903년 첫 번째로 왕실 조달 허가증을 받은 것은 창립자 윌리엄 펜할리곤스가 사망한 직후지만, 이를 통해 브랜드 유산은 그 후손에게 대대로 이어졌다. 아들 월터 펜할리곤스가 가업을 물려받으며 상류층의 사랑을 꾸준히 받았으며, 1956년엔 에든버러 공작에게, 1988년에는 찰스 황태자에게 왕실 인증을 수여받으며 영국을 대표하는 퍼퓨머리로 자리 잡았다.



CREED


로얄 워터 오 드 퍼퓸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표현한 향수로 페퍼민트 등의 신선함과 페퍼, 바질 등의 스파이시함이 대조를 이룬다.

어벤투스 포 허 오 드 퍼퓸 자신감 넘치고 강인한 여성들에게서 영감받았으며 3여 년의 연구 끝에 탄생했다.

빅토리아 여왕이 애정한 앵무조개로 만든 오브제 2개, 집안의 가보로 이어져온 브레이슬릿 카메오는 모두 사일로 상점.


프랑스 브랜드로 알려진 크리드의 역사는 영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 1760년, 브랜드 창립자 제임스 헨리 크리드James Henry Creed가 영국 조지 3세 왕에게 향기로운 가죽 장갑을 선물하며 왕실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 후 유럽 왕가에게 인기를 얻으며 ‘왕의 조향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빅토리아 여왕은 크리드가를 영국 공식 조향 가문으로 임명했으며 한 세기 동안 유럽 전역의 왕실에 제품을 공급하며 로열 워런티를 받았다. 1854년 나폴레옹 3세의 후원으로 영국에서 파리로 본부를 옮기며 7대째 전통을 이어가고 있으며 프랑스와 스페인, 오스트리아 왕실 등에서 공식 인증을 받은, 그야말로 로열 향수의 정수를 보여준다.



COOPERATION  몰튼 브라운(070-4880-5673), 빅슬립 샵(bigsleep.co.kr), 사일로 상점(0507-1357-0219), 크리드(3449-5312), 펜할리곤스(3443-6008), 플로리스 런던(1899-3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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