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4년 11월호

가을의 사진전

아트 열풍이 초가을의 한국을 강타했다면, 이제는 뷰파인더에서 탄생한 예술이 관객을 기다리는 중이다. 선선한 계절, 차분한 마음으로 둘러볼 수 있는 3개의 사진전을 소개한다.

EDITOR 이호준

권도연 <파도를 기다려>


권도연, ‘북한산_04’, 2019, © 권도연



권도연,’파도를 기다려_03’, 2024, © 권도연


10.11~2025.12.6

고은사진미술관은 2024 랄프 깁슨 어워드를 기념하며 수상자 권도연 사진가의 개인전 <파도를 기다려>를 마련했다. 랄프 깁슨상은 자신의 작품 세계를 공고히 구축해나가는 젊은 사진가에게 주어진다. 사진가 권도연은 사진을 매개체로 기억을 현재로 불러오며 나아가 주변부의 존재를 발굴하고 복원해내는 과정을 거듭해왔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컬러 신작 ‘파도를 기다려’(2024)를 처음 공개한다. 해당 신작은 그간 흑백사진 위주로 선보여오던 기존의 작업 세계를 보다 폭넓게 확장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바위산의 풍경과 야생화가 된 들개들의 초상을 담은 ‘북한산’, 야생동물들의 생존 방식을 기록한 ‘반짝반짝 빛나는’ 등 작가의 대표 작품 역시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우에다 쇼지 <우에다 쇼지 모래극장>


우에다 쇼지, ‘눈의 표면’, 1954, © SHOJI UEDA



우에다 쇼지, ‘아빠와 엄마와 아이들’, 1949, © SHOJI UEDA


10.12~2025. 3.2

피크닉이 새로운 전시 <우에다 쇼지 모래극장Ueda Shoji Theatre of the Dunes>으로 돌아왔다. 2020년 사울 레이터, 2022년 프랑수아 알라르 사진전에 이어 2년여 만에 개최하는 사진 전시이자, 우에다 쇼지의 최초 개인전이다. 1913년 태어난 우에다 쇼지는 일본 사진 역사에서 압도적인 거장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는 평생 고향에 머무르며 그곳의 이웃과 목가적인 시골 풍경을 뷰파인더에 면밀히 담아왔다. 결과물은 당시 유행하는 사조나 분파에 구애받지 않은 것이었으며, 일명 ‘우에다조Ueda-cho’, 우에다 스타일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만큼 고유성 있는 독자적인 스타일의 사진으로 평가받는다. 전시장에서는 우에다조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180여 점의 오리지널 프린트를 만날 수 있다. 어린 시절 습작부터 대표작인 ‘모래언덕’ 연작, 어린이들의 초상, 정물과 후기 컬러사진에 이르기까지 테마별로 전시 섹션을 구성해 짜임새 있는 감상이 가능하다. 특히나 전시명의 모티프가 된 ‘모래언덕’ 시리즈는 단연 눈여겨봐야 할 이번 전시의 백미. 우에다에게 모래언덕은 평생 즐겨 찾던 촬영 장소로, 여전히 유효한 우에다식 연출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마을 소녀들을 바닷가로 데려와 각각의 시선과 포즈를 섬세하게 구성한 ‘네 명의 소녀, 네 가지 포즈少女四態’(1939), 온 가족이 나란히 서서 촬영한 ‘아빠와 엄마와 아이들’(1949) 등은 오늘날까지도 빈번히 오마주되는 작품이니 기억해둘 것.



구찌·김용호 <두 개의 이야기 : 한국 문화를 빛낸 거장들을 조명하며>



10.22~10.29

‘구찌 문화의 달’을 맞아 미술과 영화, 음악, 현대무용 등 각 분야를 이끄는 한국의 거장 4인의 이야기를 다룬 전시 <두 개의 이야기 : 한국 문화를 빛낸 거장들을 조명하며>가 열린다. 사진가 김용호가 개념 미술가 김수자, 영화감독 박찬욱, 현대무용가 안은미, 피아니스트 조성진 등 각기 다른 장르에서 한국적 정체성을 세계에 알린 예술가를 피사체로 삼고 지금의 그들을 있게 한 문화적 배경을 탐구하는 자리다. 이번 사진전은 그간 전설적인 예술가들의 알려지지 않았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실제 메모 수첩이나 개인 소장품,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무대 밖 모습을 다큐멘터리적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 등까지 전시장에 모두 펼쳐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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