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4년 10월호

WHAT IS Y3K?

Y2K의 열풍이 가고 Y3K 트렌드가 강타했다. SF풍의 메탈릭하고 미래지향적인 Y3K의 기원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됐을까?

EDITOR 김송아


“우린 어디서 왔나, Oh, Ayy.” 걸 그룹 에스파의 노래 ‘Supernova’의 가사에서 Y3K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Y3K는 Year 3000의 약자로 먼 훗날 미래에서 입을 만한 옷 스타일을 지칭하는 말이다. <제5원소>, <메트로폴리스>, <바바렐라>, <버크 로저스> 등 고전 공상과학영화에서 볼 법한 이 스타일이 어떻게 2024 F/W 시즌 우두머리로 우뚝 서게 됐을까? 일각에서는 계속되는 Y2K 트렌드에 피로감을 느껴 환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걸 그룹 에스파, 블랙 핑크 리사 등의 K-팝 스타들이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유행하게 되었다는 의견도 있다. 그 시작이 어디든 간에 패션계가 메탈릭하고 구조적인 Y3K 스타일에 푹 빠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핀터레스트에서는 올해 5월 이후 Y3K에 대한 검색량이 2배 이상 증가했으며, 틱톡 크리에이터이자 트렌드 대변인으로 활동 중인 어거스티나 판조니Agustina Panzoni는 “지난 몇 년 동안 AI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세상이 점점 더 디지털화되면서 패션이 기술적 변화에서 영감을 받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밝히기도 했다. 배우 젠데이아는 영화 <듄 2>의 시사회에서 뮈글러의 1995 F/W 컬렉션 ‘가이노이드’ 슈트를 입고 나와 SNS를 뜨겁게 달궜다. <메트로폴리스>의 마리아가 환생한 듯한 독보적인 실루엣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오라마저 느껴졌다. 가수 비욘세, 레이디 가가 또한 월드 투어에서 과감한 컷아웃 디테일, 메탈릭한 소재의 보디슈트로 강렬한 우주 룩을 선보였다. 정규 1집 으로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걸 그룹 에스파는 바퀘라, 오토링거, 게릿 제이콥 등 신진 브랜드와 디젤, 릭 오웬스, 베트멍 등 정체성이 확고한 브랜드를 적절하게 믹스 매치해 일명 ‘쇠맛’이라 불리는 에스파만의 Y3K 룩을 완성했다.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뮈글러와 협업해 외계인이 생각나는 독특한 선글라스를 출시하며 이 트렌드의 궤를 같이하는 중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와 10주년을 기념한 루이 비통 2024 F/W 컬렉션은 우주선이 떠오르는 거대한 샹들리에 아래 메탈릭한 그레이·화이트·블루 컬러를 필두로 미래지향적인 룩을 펼쳐냈다. 릭 오웬스는 그의 아버지가 푹 빠져 있던 작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Edgar Rice Burroughs의 작품처럼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페이스 오페라를 컬렉션에 녹여냈는데, 런던 기반의 디자이너 스트레이투케이Straytukay와 협업해 건축적인 볼륨감이 느껴지는 부츠를 선보이며 이 테마를 더욱 공고히 했다. 메탈, 헤드피스, 선글라스, 기하학적인 디자인을 활용한 발렌시아가를 비롯해 션 맥기르의 맥퀸, 카사블랑카, 디 펫사에서도 먼 미래라고만 느껴졌던 시대를 맛볼 수 있다. 3000년대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없겠지만, 우리의 예상이 맞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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