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워치는 파텍 필립 by 빈티크.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으로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에서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애니메이션, 드라마, 게임 등 여러 분야에서 창작자이자 제작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오는 10월 초에는 신작 단편집 <피클보다 스파게티가 맛있는 천국> 출간을 앞두고 있다.
보다 능동적인 창작자로, 소설가 김준녕
작가의 삶을 살며 이야기와 늘 함께하는 김준녕 작가에게는 꽤 많은 수식어가 뒤따른다. 소설가이자 드라마 제작자, 심지어는 게임 기획자로도 활동하기 때문. 섣부른 수식으로 그를 한정짓는 것보다는 창작자라는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그렇지만 소설은 무엇보다 김준녕의 삶을 지탱하는 가장 큰 밑거름이다. 삶에서 처음으로 소설이 자리한 건 고등학생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그의 인생에 꽤 큰 변곡점이 찾아오며 그에게 ‘소설’의 존재가 사뭇 다르게 다가왔던 것. “세상이 제게만 왜 이렇게 불합리하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이문열 선생님의 <사람의 아들>을 읽었어요. 책을 읽다 보니 소설이 제게 길을 제시해줄 수도 있으리란 생각이 불현듯 들더군요. 그때부터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어요. 조금씩 제가 하고픈 말을 이야기로 엮어낼 수 있게 된 건 그 이후부터였고요.” 그가 본격적으로 대중에 이름을 알린 건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을 통해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면서부터다. 이 상이 그간 젊은 작가의 고충을 숱하게 겪어온 보답처럼 느껴졌다고. “처음부터 SF 장르를 염두에 둔 건 아니었습니다. 기후 위기 같은 동시대적 문제를 다루며 삶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고 싶었고, 가장 적합한 도구가 SF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알레고리적 요소와 텍스트 간 연결성이 무한하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SF야말로 이런 주제를 담아내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기에 선택한 거죠.” 김준녕 작가는 책 한 권을 마무리할 때마다 하나의 세상이 무너지고, 또 다른 세상이 다시 태어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특히 그에게 많은 변화를 불러온 건 후속작 <빛의 구역>을 쓰고 난 후다.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부터 저는 <빛의 구역>의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었어요. 혁명기와 탈출기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구성별 특징을 정리했지만, 당시에는 그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한 기술이 부족했습니다. 그간 출간한 여러 소설은 <빛의 구역>을 완성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쓰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나서 ‘앞으로 무엇을 써야 하지?’라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는 결국 해답을 찾았다. 보다 폭넓은 장르로 작품의 영역을 확장하기로 결정한 것. 로맨스 장르인 <경아>, 코미디 요소를 가미한 <붐뱁, 잉글리시, 트랩>, <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 등의 작품이 그 결실인 셈. 오는 10월 초에는 단편집 <피클보다 스파게티가 맛있는 천국>의 출간도 앞두고 있다. 내년에도 각기 다른 장르의 장편소설 3편 또한 세상에 나올 예정. 바쁜 나날을 보내는 그의 목표는 뚜렷하다. “ ‘사람이 곧 장르’인 작가가 되고 싶어요. 김준녕이라는 이름이 들렸을 때 작품마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작가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오늘날처럼 취향이 뚜렷하게 나뉘는 시대에서는 호불호가 분명한 것이 오히려 강점이라고 생각하니까요.”

내 인생의 책
<사람의 아들>, 이문열 이 책을 통해 문학에서 어쩌면 삶에 대한 답을 얻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문학은 언제든 버려질 수 있는, 가장 무가치한 것이지 않을까. 삶의 정답은 결국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다만 소설은 하나의 갈래를 제시해줄 뿐이다. 소설을 읽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이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고 싶다. 통념 속의 신성과 소설적 허구를 나누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될테니까.
<토지>, 박경리 한국 문학의 정체성을 알고 싶다면 토지만한 작품이 없다. 한국사와 연결된 장엄한 일대기를 통해 문학과 역사, 사회는 결코 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릇 소설의 백미는 감칠맛 나는 문장에 있는 법. 박경리 작가의 문장에는 오로지 한국어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글맛과 미묘한 감동이 담겨 있다.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과학적 사고에 대한 이해와 개념 정립에 큰 영향을 준 책이다. 과학적 사고의 핵심은 ‘당연한 것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것’이다. 책이 주장하는 바 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주장이 어떻게 도출된 것인지 그리고 근거가 어떻게 이를 뒷받침하는지에 더 주목해볼 것. 그것이 바로 과학적 사고방식의 핵심이기 때문.
HAIR & MAKEUP 황령경 STYLIST 이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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