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4년 9월호

비엔날레 미리 보기

올가을 광주, 부산, 창원에서 비엔날레가 동시에 개최된다. 전시장에 가기 전 알아두면 도움이 될 감상 포인트를 정리했다.

EDITOR 박이현


 

베라 메이 & 필리프 피로트  뉴질랜드와 벨기에 출신 기획자 듀오이자 부산비엔날레 최초의 공동 전시 감독. 아시아와 유럽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이들은 삶의 문화·정신적 방식을 전시에 녹여낸다.


부산비엔날레, 8월 17일~10월 20일

<어둠에서 보기> 부산현대미술관과 부산근현대역사관의 금고미술관, 한성1918, 초량재에서 개최되는 올해의 부산비엔날레 주제는 ‘어둠에서 보기’. 곤경, 어두운 역사, 알 수 없는 곳을 항해하는 두려움 등을 상징하는 ‘어둠’ 속에서 대안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관해 전시감독 베라 메이Vera Mey와 필리프 피로트Philippe Pirotte는 “해적들이 시도한 공동체 방식과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불교 도량의 깨달음에서 출발한 주제예요. 여러 문화와 배경의 사람들이 섞여서 소통하고 생활하는 모습이 부산과 닮았더라고요”라고 설명한다. 그래서일까. 36개국에서 온 작가 62팀의 구성원은 교사, 디제이, 의사, 종교인 등 독특한 배경과 활동 영역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됐다. 이를 대변하는 대표작으로는 성장과 치유를 위한 새로운 소리와 꿈을 라디오 전파 리믹스로 송출하는 조 네이미Joe Namy의 ‘우주의 숨결’, 개인이 경험한 꿈과 깸 사이의 환상을 나타내는 차지량의 ‘보이는 모든 것에 무지개가 있는 것처럼’, 사회 시스템을 운영하고 조직하는 방법을 새롭게 구상한 니카 두브로브스키Nika Dubrovsky의 ‘보이는 의회’ 등이 있다.





니콜라 부리오  <관계의 미학>(1998) 같은 저서를 통해 미디어와 네트워크 등 기술 발전과 맞물려 상호 인간적인 관계와 커뮤니케이션 영역에 기반을 둔 예술 실험과 실천 유형을 탐구한다.


광주비엔날레, 9월 7일~12월 1일

<판소리, 모두의 울림> 광주비엔날레가 열다섯 번째 예술감독으로 스타 기획자 니콜라 부리오Nicolas Bourriaud를 선정했다. 동시대 미술에서 ‘관계’, ‘매개’, ‘참여’, ‘상호작용’ 등을 연구하는 큐레이터답게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 역시 개인의 거처부터 인간이 점령한 지구 전역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서 시작됐다. 이번에 그가 내세운 개념은 한국 고유의 음악 장르인 ‘판소리’. ‘여러 사람이 모인 장소’라는 ‘판’과 ‘노래’를 뜻하는 ‘소리’가 합쳐진 판소리는 ‘주변부 주체의 목소리’로 해석되기도 한다. 판소리는 소리꾼과 청중의 열렬한 환호가 있어야 완성되기 때문. 거리 두기, 분쟁, 소수자, 환경파괴 같은 문제를 논의하기에 적합한 소재다. 이러한 내용을 표현하려 전시는 음악과 시각적 형식을 연결할 예정이라고. 리듬과 시스템이라는 틀 안에서 작업을 전개하는 인도네시아 출신 줄리앙 아브라함 ‘토가’Julian Abraham ‘TOGAR’, 생명과학과 오컬트를 바탕으로 삶과 죽음의 순환, 덧없음을 드러내는 비앙카 본디Bianca Bondi 등을 눈여겨볼 것.






현시원  전시 기획, 출판, 학술 등의 분야에서 활동 중인 전시 공간 ‘시청각’ 대표. 2023년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 언폴드엑스의 큐레이터를 지냈고, 싱가포르 전시 기획에 참여했다.


창원조각비엔날레, 9월 27일~11월 10일

<큰 사과가 소리없이> 국내 유일의 조각비엔날레가 열린다. 7회를 맞이하는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김혜순 시인의 시 ‘잘 익은 사과’에서 한 구절을 빌린 ‘큰 사과가 소리없이’다. 이는 창원을 ‘큰 사과’에 빗대 사과 껍질이 ‘깎이는’ 과정과 스스로 나선 형태를 만들어내는 움직임을 살펴보는 데 의의가 있다. 현시원 예술감독은 “창원 도시 전역에 조각 작품을 수평적으로 배치해 조각 특유의 움직임을 조명하고자 해요. 더불어 계획도시 창원과 함께 솟아나거나 세워진 조각을 땅과 가까이 눕혀 바라보고, 도시와 조각 간의 사이를 벌려보고자 합니다”라고 말한다. 성산아트홀을 포함해 도심 곳곳에서 공동체의 움직임, 도시의 역사와 변화, 여성과 노동 등을 이야기할 조각 축제에서 주목할 작가로는 조개무덤 성산패총에 대한 내러티브를 기반으로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를 진행할 트랜스필드 스튜디오Transfield Studio, 창원의 옛 지형과 지도를 토대로 아카이빙 형태의 영상 작업을 선보일 노송희 등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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