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4년 8월호

휴일, 예술 산책

예술가의 예술혼이 깃든 공간에서 보내는 휴일은 어떨까. 
시각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주목해야 할 휴양지 3곳.

EDITOR 박이현


니콜라스 파티 × 르 시레누스

“이것은 산일까? 구름일까? 아니면 파도 또는 연기일까? 분홍색을 띤 부분은 산에 불이 난 모습이 엿보이는 걸까? 이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는 그 한가운데에 살고 있을 뿐이다.” 올가을 우리나라 호암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는 스위스 출신 작가 니콜라스 파티Nicolas Party가 이탈리아 아말피 해안의 작은 마을 포지타노에 있는 ‘르 시레누스Le Sirenuse’ 호텔 수영장을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했다. 파스텔을 활용해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풍경을 그리는 작가답게 수영장 역시 일견 직관적이진 않다. 추상화 성격이 짙기 때문. 그러나 흥미롭게도 모자이크 타일을 활용한 그의 작품 ‘Pool’(2023~2024)은 고대 중국 산수화에서 영향을 받아 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한 발짝 물러서 수영장을 살펴보니 중첩된 구름 혹은 산을 연상케 하는 레이어 사이로 뜨거운 태양이 떠오르는 듯하다. 더욱이 수영장 물이 일렁일 때마다 여기저기서 빛이 반짝거리는데, 왼쪽 사진에 보이는 황금색 원반을 향해 뛰어들면, 금방이라도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에 이를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다니엘 뷔랭 × 벨몬드

20세기 초 고고학자들이 주위 환경의 맥락과 유기적 관계를 맺는 사물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한 개념인 ‘인-시튜In-Situ’. 이를 바탕으로 공간, 빛, 색상, 움직임 등을 활용해 작품과 공간을 조화롭게 구성하는 다니엘 뷔랭Daniel Buren이 ‘벨몬드Belmond’ 호텔 6곳(리우데자네이루, 마요르카, 베네치아, 케이프타운, 토스카나, 피렌체)을 장소 특정적 예술로 탈바꿈했다. 그의 시그너처인 강렬한 색감과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재구성한 공간은 관객에게 주변을 새롭게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하는 데 의의가 있다.




리들리 스콧 × 마 데 앵페르미에르

<하우스 오브 구찌>, <델마와 루이스> 등을 제작한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Ridley Scott이 1992년 인수한 프랑스 오페드Oppède 지역의 와이너리 ‘마 데 앵페르미에르Mas des Infermières’. 최근 이곳에 럭셔리 빌라 3채가 오픈했다. 프로방스 스타일로 꾸민 빌라에선 고미술품과 고가구를 감상할 수 있고, 와인 시음 및 제조 과정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웰니스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더불어 영화의 미장센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도 있으니, 그의 팬이라면 이곳을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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