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4년 7월호

블루 존 다이어트

최근 전 세계 장수촌 사람들의 식단이 체중 관리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며 다이어트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블루 존 다이어트’.

EDITOR 정두민


전 세계가 무서운 속도로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를 이미 잘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블루 존’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블루 존은 평균수명이 긴 지구촌 5대 장수 지역을 의미한다. 이탈리아의 사르디니아, 일본의 오키나와, 코스타리카의 니코야, 그리스 이카리아, 미국의 로마린다가 여기에 속한다. 블루 존의 개념을 정립한 사람은 저널리스트 댄 뷰트너Dan Buettner. 100가지 장수 음식 레시피를 소개한 책 <더 블루 존스 키친>의 저자이자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 협회 연구원이다. 댄 뷰트너는 블루 존 사람들의 생활 습관을 추적해 장수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건강한 습관을 발표했다. 그중에서도 블루 존 지역의 공통된 식습관을 따르는 ‘블루 존 다이어트’는 체중 감량은 물론 만성질환 예방, 건강 증진에 상당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지며 전 세계 식품 산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블루 존 지역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은 운동과 충분한 수면 같은 생활 습관도 동반하지만 특히 후천적 식습관이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다. 장수 마을 사람들의 건강을 유지하는 핵심 요인인 블루 존 다이어트의 몇 가지 규칙에 대해 알아보자.



가공식품 최소화, 식단의 95%는 식물성

블루 존의 장수하는 사람들은 평소 육류 섭취량이 적다. 한 달에 평균 5회 미만으로 섭취하면서 한 번에 56g 이하로 소량만 먹는다. 고기 종류 또한 공장식 축산 시스템이 아닌 방목으로 기른 양이나 돼지, 닭 등의 고기다. 부족한 단백질은 생선과 식물성 식품을 통해 채우는데, 식단의 95% 정도가 식물성으로 이뤄진다. 콩류나 통곡물, 견과류, 씨앗류, 채소를 많이 먹으며 식물성 식품 역시 가공 과정을 거치지 않은 자연 상태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특히 해당 지역에서 구하기 쉬운 현지 제철 채소나 과일을 생식으로 먹으며, 생선은 멸치와 대구, 정어리 등을 주로 먹는다. 블루 존 사람들이 다양한 요리로 즐기는 식재료 중 하나가 달걀인데 이또한 공통적으로 많이 섭취한다. 이 외에도 칼로리가 낮고 영양소가 풍부한 콩류 등의 식물성 단백질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스낵 같은 간식 대신 신선한 과일류를 섭취한다. 이러한 식물성 위주의 식단은 체중 감량은 물론 심장병이나 뇌졸중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건강 문제의 위험을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식사는 저칼로리로 80%의 포만감만 유지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은 블루 존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키는 식사 규칙이다. 일본 오키나와 지역에는 식사를 할 때 80% 정도 배가 찼다고 느끼는 순간 식사를 멈추는 ‘하라하치부腹八分’라는 식사 원칙이 있다. 또한 밖에서 외식을 하기보다 집에서 콩류나 채소를 이용한 저칼로리 식단으로 식사를 즐기며, 특히 저녁 식사를 할 때 양을 가장 적게 먹는다. 그리고 블루 존 사람들은 음식을 오랫동안 씹는 습관이 있는데, 이는 과식을 막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미국 태평양건강연구소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블루 존 사람들의 소식 습관, 즉 강제적인 열량 제한이 장수에 기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주기적으로 열량을 제한하면 생존 회로와 장수 유전자가 활성화되는 인간의 신체적 특징 때문이다. 소식하는 습관은 체지방과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혈압을 낮추는 데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음료는 당분 없는 물이나 차로 대체

블루 존 사람들은 매일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며 다양한 종류의 차나 커피를 즐긴다. 차는 허브차나 민들레차를 즐겨 마시며 오키나와 사람들은 녹차를, 니코야반도와 이카리아섬, 사르디니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커피를 주로 마신다. 술을 마실 경우에는 레드 와인 위주로 소량만 음미한다. 또한 차를 마실 때는 설탕 대신 꿀을 타 마시고 당분이 많이 들어간 디저트는 특별한 잔치가 있을 때에만 즐기는 등 설탕 섭취를 멀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공감미료가 가미된 달달한 음료나 탄산음료를 자제함으로써 일일 칼로리 섭취량을 크게 줄이고 잠재적으로는 체중을 줄이는 효과를 보는 것이다. 이는 다이어트 효과뿐만 아니라 충치나 기타 치아 문제 발생의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당뇨병 예방에도 좋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장수의 비결이 되는 셈이다. 물론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음료를 절대 마시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적당히 마시되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로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는 뜻이다.




최소한의 설탕만 섭취

음료와 마찬가지로 블루 존 식단은 설탕이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다. 블루 존 지역의 장수하는 사람들이 하루에 먹는 설탕량은 북미 지역 소비량 대비 5분의 1 수준이다. 이는 미국심장협회(AHA)에서 제시한 권고량과 비슷한 양이다. AHA는 하루 설탕 섭취량을 남성의 경우 9티스푼(약 38g), 여성은 6티스푼(약 25g)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다. 보통 탄산음료 한 캔에는 설탕 8 티스푼 정도가 들어 있는데 이를 마시면 AHA의 하루 권장량을 한 번에 먹는 셈이 된다. 따라서 가급적 물이나 차를 마시는 것이좋다. 가공식품을 최소화하는 규칙 또한 대부분의 가공식품에 설탕 함유량이 많기 때문이다. 달콤한 간식이 먹고 싶은 경우에는 과일이나 채소 중에서 단맛이 강한 식품을 먹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혈당 수치를 높이는 가공식품이나 음식들이 많다. 일부러 설탕을 줄이거나 대체할 수 있는 당을 찾아서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다이어트와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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