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호

빠투 하우스 부활의 주역, 기욤 앙리

‘패션은 끊임없는 삶의 예술’. 빠투의 창립자 장 파투와 현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기욤 앙리 사이의 공통점이다.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유쾌하게 빠투를 그려가고 있는 기욤 앙리.

EDITOR 김송아

빠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앵스티튀 프랑수아 드 라 모드Institut Français de la Mode(IFM)를 졸업한 후 지방시에서 3년간 근무했다. 이후 2009년 까르뱅에서 아티스틱 디렉터, 2015년 니나 리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며 본인의 입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젊은 생 로랑’이라 불릴 만큼 엄청난 영향력과 잠재력을 지닌 디자이너로 세간의 호평을 받고 있다.


빠투의 시작은 19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럽에서 가장 우아한 남자로 묘사됐던 디자이너 장 파투Jean Patou가 자신의 이름으로 선보인 컬렉션이 그 전신. 그는 코르셋 없이 입을 수 있는 드레스, 시대를 앞서가는 선구적인 스포츠웨어로 화려한 성공을 거뒀다. 창립자가 세상을 떠난 이후 수많은 디자이너가 뒤를 이었으나, 1987년을 끝으로 장 파투 하우스는 운영이 중단됐다. 그리고 2019년, 빠투Patou 부활과 동시에 기욤 앙리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했다. 브랜드의 역사를 기반으로 독특한 서체의 로고를 십분 활용한 컬렉션이 특징. 국내에는 더현대 서울,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을 이어 올해 8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오픈해 매장을 본격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새로운 빠투의 첫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다. 전설적인 패션 하우스의 부활을 이끌게 되었을 때의 소감이 궁금하다.

영광스러웠다. 전설적인 패션 하우스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이 특별한 임무는 책임감도 필요했지만, 흥미로운 기회로 느껴졌다. 브랜드의 재론칭으로 이슈가 된 만큼, 독특한 비전으로 브랜드를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굵직한 패션 하우스에서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특히 어떤 경험이 빠투를 이끄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가?

각 브랜드에서 공통적으로 배운 점은 하우스마다 고유한 스토리와 이를 전달하는 방식이 있다는 것이다. 빠투의 역사, 독특하고 참신한 아이디어의 수용. 이 2가지를 균형 있게 활용하는 것을 빠투를 재정의하는 핵심으로 삼았다.


빠투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장 파투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우아함, 아름다움, 순수 예술, 판타지’ 4가지가 그의 컬렉션을 대변한다고 말했고, 빠투는 이 철학을 이어받고 있다. 이를 어떻게 표현하려 하는가?

맞다. 그의 철학처럼 빠투의 컬렉션이 여러 세대에 걸쳐 소중히 간직할 수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4가지 철학에 추가로 일상생활이라는 개념을 더해 선보이고 있다. 패션의 본질은 ‘입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컬렉션에서 오랜 헤리티지와 쿠튀르 디테일, 현대적인 트렌드간의 비중에서 당신의 고심이 느껴진다. 서로 상반된 개념을 조화롭게 녹여내기 위해서 어떤 부분에 집중하나?

이 개념들이 서로 모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균형을 이뤄 작동하면서 설득력을 만든다. 쿠튀르 디테일과 스포티한 요소, 기능성의 혼합이 바로 빠투를 차별화하는 요소다.


2023 F/W ‘쇼핑 크로니클’ 컬렉션, 2024 S/S ‘댄싱 다이어리’ 컬렉션까지 연달아 두 시즌 동안 프랑스 브랜드와 협업한 아이템을 선보였다. 이 컬래버레이션을 시작한 계기가 있나?

프랑스 브랜드로서 프랑스 유산을 수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충분한 조사를 바탕으로 우리의 전문성을 더욱 보완해줄 수 있는 브랜드 위주로 작업한다. 가치와 비전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빠투의 독특한 서체를 앞세운 아이템들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시그너처로 로고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브랜드 초기에 로고 작업에 많은 공을 들였다. 친근하고 매력적이며 유쾌하게 표현되길 원했다. PATOU의 O가 확대된 디자인은 포용성과 유쾌함을 상징하는 동시에 빠투를 접하는 모든 이를 환영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로고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다가 궁극적으로는 컬렉션 전반에 광범위하게 활용하게 됐다.


반달 모양의 ‘르 빠투’ 백은 가방 하나 하나마다 고유의 번호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번호를 새기게 된 이유가 있나?

나와 빠투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환경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뒀다. 첫 번째 가죽 가방 출시를 준비할 때, 내구성이 있으면서도 지속 가능한 가죽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수많은 조사 끝에 찾은 정답은 오랫동안 창고에 묵혀 있던 가죽. 고품질의 미사용 가죽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각 가방에 고유 번호를 새겼고, 이는 ‘르 빠투’ 백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든 요소가 됐다.


2023년 3월, 빠투가 한국 정식 론칭을 마쳤고,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세 번째 매장을 오픈했다.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시대를 초월한 세련미, 자유롭고 유쾌하지만 창의적인 디자인이 한국에서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럭셔리란?

럭셔리란 영원한timeless 것. 결코 질리지 않고, 몇십 년이 지나도 지속되는 것이다.


노트르담 성당 아래 일 드 라 시테 Ile de la Cité의 두 강둑 사이에 위치한 빠투 하우스의 작업실. 새로운 컬렉션 준비가 한창이다.



COOPERATION  빠투(517-8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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