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URY

사람들은 향수뿐만 아니라 스킨케어, 메이크업 제품을 고를 때도 그 고유의 향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어떤 성분을 사용하는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후각을 통해 뇌까지 전달되는 감성, 즉 향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쉽지 않다. 제품을 테스트해볼 때도 무의식적으로 코를 갖다 대본 경험이 있지 않은가. 그렇다 보니 뷰티업계에서도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향료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조향사를 영입하는 추세다. 향료는 화장품이나 생활용품에 향기를 더하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을 말하는데, 식물로부터 얻는 천연향료와 화학적으로 합성한 인공 향료, 이를 조합해 새로운 향을 만들어내는 조합 향료로 구분된다. 하나의 화장품에 들어가는 향료는 한두 가지 물질이 아니다. 수많은 향 물질이 섞인 복합체가 대부분이며 그것을 성분 리스트에 일일이 나열할 수 없어 ‘향료’로 뭉뚱그려 표기하기 때문에 어떤 물질들이 들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같은 이유로 사용자 역시 자신이 무슨 향료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후각이 예민한 사람뿐만 아니라 임산부이거나 요식업 종사자, 조향사처럼 향기를 다루는 사람들은 무향 제품을 쓰는 편이 안전하다. 그렇다면 향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화장품일까? 무향은 향이 나지 않는 것을, 무향료는 향료를 별도로 첨가하지 않은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다시 말해서 무향 화장품은 향을 제거하기 위해 또 다른 화학 성분을 함유했을 수도 있고, 무향료 화장품은 향을 내는 향료는 첨가하지 않았지만 에센셜 오일이나 천연 원료 자체에서 향이 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브랜드에서 만들어내는 화장품에 어떠한 향료를 어떻게 배합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국내 식약처에서 향료에 포함되어 있는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몇 가지 지정해 화장품 라벨에 명시하도록 의무화했다는 점이다. 특정 향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향에 민감해 모든 향료를 피하고 싶다면 인공 향료는 물론 천연향료의 함유 여부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좋다. 결국 향을 내는 향료 자체가 들어가지 않은 무향료 화장품을 사용하면 알레르기로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몸에서는 지속적인 자극을 받다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충격 빈도가 감소하는 ‘순응 현상’이 발생한다. 후각도 마찬가지로 같은 냄새를 계속 맡으면 감각이 둔해진다. 자극적인 향의 화장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더 자극적인 향을 찾게 될 수도 있다는 것. 따라서 불필요하게 과한 향의 화장품은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