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비에르 카예하의 회화와 에드라 ‘온더락’ 소파로 구성한 거실. 통창을 통해 자연광이 아름답게 스며든다.
집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느껴진 인상은 ‘밝음’과 ‘여백’입니다. 이 공간을 구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이었나요? 공간의 확장감과 햇살 속에 미술 작품이 자연스레 드러나는 장면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했습니다. 넘치는 정보와 빠른 리듬에서 잠시 벗어나, 일상과 감상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편안하고 여유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죠.
레노베이션을 진행하며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먼저 기존 구조의 벽체를 정리해 시선을 열고, 공간 간의 연결성을 높였습니다. 빛이 머무는 방식과 사람의 동선을 세심하게 조율하고, 각 방에서 바라보는 조경 역시 중요하게 다뤘어요. 통창을 통해 보이는 단풍나무와 소나무, 야생화의 배치가 하나의 풍경화처럼 느껴지도록 구성했죠. 창원에 위치한 ‘예가컴퍼니’ 김신종 대표님과 박소희 실장님, ‘휴가조경’의 최규진 대표님께서 힘을 써주셨습니다. 가구 선택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거실은 마치 전시 공간 같은 화이트 큐브에 조형적인 소파가 중심을 잡도록 했습니다. 가 구를 단순한 기능물이 아니라 하나의 조형 요소로 바라본 것입니다. 거실에는 에드라의 ‘온더락’ 소파를 배치했는데, 앉는 방향에 따라 정원과 예술 작품을 모두 감상할 수 있도록 고려했습니다. 또 뱅앤올룹슨의 ‘베오비전 하모니’를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하나의 오브제라는 생각으로 선택했습니다. 침대는 해스텐스의 ‘2000T’ 모델 가운데 공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색감을 골랐고요. 전반적으로 가구는 형태가 분명하되 공간을 압도하지 않고, 각 브랜드가 지닌 기술력과 작품성, 전문성이 균형을 이루는 제품들로 신중하게 선택했습니다.

작품과 자연의 어우러짐에 중점을 두고 주거 공간을 재구성한 샤아트컴퍼니 박진희 대표.
집 안 곳곳에 배치한 작품들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거실에는 순수한 눈망울이 인상적인 아이를 그린 하비에르 카예하의 대형 회화를 배치했습니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만큼, 작품이 지닌 온기와 분위기가 집 전체의 정서를 만들어간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작품 하단에 적힌 “GOOD LUCK HAS ITS STORMS”라는 문장은 제 마음에 깊이 와닿아, 가장 애정을 쏟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다이닝 공간에는 알렉스 다 코르테의 신작을 두었습니다. 예술성이나 작업에 대한 열정 면에서 늘 인상 깊게 바라보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된 작품으로 알려진 조 브레이너드의 작업을 차용해, 자신만의 해석으로 스누피를 함께 형상화한 이 작품은 집 안에 머무는 동안 자연스럽게 시선을 끌어당깁니다. 이 외에도 쿠사마 야요이, 프랭크 스텔라, 알렉스 카츠, 서도호, 김환기, 우고 론디노네 등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공간의 성격과 생활 리듬에 맞춰 배치했습니다.
갤러리스트로서 수많은 공간을 다뤄왔는데, 집을 하나의 ‘공간 작품’으로 바라볼 때 적용한 기준이 있었나요? 전시 공간처럼 인위적인 조명으로 작품에 시선을 집중시키기보다는, 하루를 시작하며 이동하는 동선 속에서 작품과 가구, 자연광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공간을 꾸몄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집에 머물러 있던 컬렉터의 시선이 일상 속에서 예술과 자연스럽게 맞닿을 수 있음을 깨달았어요. 무엇보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공간의 밀도와 리듬을 유지하는 균형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2026년을 맞아 샤아트컴퍼니가 주목하고 있는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샤아트컴퍼니는 전시와 컬렉팅을 넘어, 예술이 특정한 장소에 머무르지 않고 일상의 다양한 공간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에 지속적으로 주목해왔습니다. 그 일환으로 ‘메디컬 아트 컬처Medical Art Culture’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죠. 예술이 병원이라는 공간이 지닌 긴장과 불안을 완화하고 공간 전반의 분위기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도록 기획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더불어 미술품 소장을 시작하며 어려움을 겪는 개인과 기업을 위해, 컬렉터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올바른 방향의 컬렉션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전문적인 프로젝트를 구축해나가고자 합니다. 아울러
창원에서 운영 중인 주식회사 샤갤러리에서는 젊은 작가들의 예술 세계를 대중과 공유하는 전시를 올해 새롭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스텐스 침대를 배치한 아이 방. 안락함과 편안함을 주는 가구들로 세심하게 선택했다.

알렉스 다 코르테의 신작으로 꾸민 다이닝 공간. 작가의 해석을 곁들여 스누피를 함께 형상화했다.
COOPERATION 샤아트컴퍼니(shahartcompan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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