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4년 2월호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사랑하면 닮는다’는 말의 시작은 옷차림부터가 아닐까. 사랑이란 키워드를 패션으로 풀어내는 각기 다른 네 커플의 개성 넘치는 스타일을 들여다본다.

EDITOR 김송아

웨스 앤더슨 감독의 동화 같은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이 커플의 활동명은 ‘영 엠퍼러스Young Emperors’. 넬송 티베르기앵Nelson Tiberghien과 이자벨 샤퓌Isabelle Chaput는 10여 년 동안 함께하고 있다. 화려하고 비비드한 컬러,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액세서리 활용, 데칼코마니로 찍어낸 듯한 특유의 포즈가 이들의 시그너처. 특히 동일한 컬렉션에 서로 다른 디자인의 아웃핏을 컬러와 스타일링으로 자연스럽게 조화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퍼즐 조각이 많을수록 더 많은 조합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옷장을 공유하기에 더욱 재밌는 스타일링이 가능해요.”



프랑스어로 ‘당신의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J’aime tout chez toi’를 뜻하는 로맨틱한 이름의 SNS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 JS 로케스Js Roques와 알리스 바르비에Alice Barbier. 컬렉션 시즌의 스트리트 컷에서 항상 만날 수 있는 유명 패션 인플루언서 커플이다. 고등학교 때 만나 사랑에 빠진 이들은 10여 년 동안 SNS 계정을 함께 운영하며 ‘리얼’ 프렌치 룩을 선보이고 있다. 아이템이나 컬러를 통일한 뒤 JS는 캐주얼하게, 알리스는 드레시하게 스타일링하는 것이 핵심. 함께 입어도, 따로 입어도 좋은 스타일로 커플 룩을 처음 시도하는 이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될 것.



파나마 햇을 쓰고, 선글라스를 낀 채로 엘리베이터 위를 걸으며 완벽한 커플 아웃핏을 뽐내는 ‘더 패션 커플The Fashion Couple’.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지르 북스Sir Bucks와 야니나 네오랄Janina Neoral은 컬러를 능숙하게 다루며 남녀의 아이템을 같은 듯 다르게 선보인다. 구독자들이 댓글로 요청하는 컬러 칩과 프랑스, 나이지리아, 브라질, 우크라이나 등의 국기를 패션으로 승화시키는 독특한 패션 콘텐츠로 2022년 영상 플랫폼 틱톡의 ‘디스커버리 리스트’의 ‘이노베이터스’에 이름을 올리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들의 목표는 단 하나. “사랑과 화합에 인종과 성별은 결코 장벽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패션으로 증명하고 싶다”는 것.



“어느 별에서 왔니?” 몬트리올 기반의 패션 듀오 ‘페컬 메터Fecal Matter’. ‘에일리언 글래머’ 콘셉트와 아방가르드를 바탕으로, 기괴하고 어떨 때는 섬뜩하기까지 한 파격적인 비주얼을 선보이는 스티븐 라지 바스카란Steven Raj Bhaskaran과 해나 로즈 돌턴Hannah Rose Dalton이 그 주인공이다. ‘프러보크 소사이어티Provoke Society’ 즉 사회 도발이라는 메시지 아래 사람들의 창의성에 자유를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금의 메이크업과 패션을 고수하게 되었다고. SNS 팔로워 73만 명을 거느리고 있는 이들은 수많은 매체와 패션 브랜드의 러브 콜을 받으며 심오한 패션 세계를 가감 없이 펼쳐내는 중이다.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