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호

GOODBYE CREATIVE DIRECTOR

브랜드를 이끌어나가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진 요즘. 하우스를 최정상으로 끌어올린 총 4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2024 S/S 시즌 발표를 끝으로 아름다운 이별을 고했다.

EDITOR 김송아

ALEXANDER MCQUEEN


세라 버턴

알렉산더 맥퀸과 세라 버턴의 만남은 2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를 졸업한 스물한 살의 수습생이던 그는 1996년부터 창립자 리 알렉산더 맥퀸과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맥퀸의 디자인을 구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2000년 이후 여성복 디자인 총괄을 맡았고, 맥퀸이 세상을 떠난 2010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됐다. 하우스의 비전에 대해 깊이 이해함과 동시에 페미닌 무드를 가미해 맥퀸의 명성, 브리티시 패션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고 평가받는다. 대학 시절 인턴으로 시작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 오르기까지 모든 커리어를 알렉산더 맥퀸에서 보낸 그는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늘 여성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했던 리 알렉산더 맥퀸의 열정과 재능, 의리로 함께해온 저희 팀에게 이 쇼를 바칩니다.”



BLUMARINE


니콜라 브로냐노

Y2K 트렌드의 부흥과 동시에 많은 사랑을 받은 니콜라 브로냐노의 블루마린.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Y2K의 무드와 스타일리스트 로타 볼코바의 스타일링을 접목해 블루마린의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재정의해 유명세를 탔다. 2021 F/W 컬렉션을 시작으로 총 6회의 런웨이를 선보인 그의 블루마린은 세련되고 낭만적이며, 2000년대 할리우드 스타들의 패션을 보는 것 같은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블루마린의 시그너처인 나비 모티프를 적극 활용한 톱과 로라이즈 팬츠는 벨라 하디드, 켄들 제너, 두아 리파 등 초호화 셀럽들이 즐겨 입으며 입소문을 탔다. 그는 브랜드를 떠나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는 동안 전문적이고 창의적이며 인간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CHLOÉ


가브리엘라 허스트

끌로에의 혁신적인 변화와 비전에 기여해왔던 가브리엘라 허스트. 컬렉션에서 친환경 원단을 적극 반영하고, 활발한 재판매 시스템을 도입해 기후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끌로에는 럭셔리 브랜드 최초로 B콥 인증을 받았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환경적 책임성, 공정성 등을 증명하는 인증으로 지속 가능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현재, 최고의 훈장인 셈. 그는 앤젤리나 졸리의 신규 브랜드 아틀리에 졸리Atelier Jolie와의 파트너십으로 메종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끌로에에서 크리에이티브 비전을 공유하고 브랜드의 의미 있는 역사에 내 목소리를 남길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특히 비즈니스와 디자인 측면에서 환경과 사람을 함께 생각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룰 수 있어서 매우 자랑스럽다.” 그는 이후 본인의 이름을 딴 브랜드 가브리엘라 허스트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며 아쉬운 작별 인사를 전했다.



TOD’S


발테르 키아포니

매 시즌 토즈의 클래식한 우아함을 현대적으로 표현해 많은 찬사를 받았던 발테르 키아포니가 브랜드와 이별한다. 그는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 2019년부터 합류해 토즈의 이탈리아 장인 정신을 젊고 세련된 감각으로 풀어내왔다. 이탈리아 밀라노 태생인 그는 장인 정신과 패션에 대한 긍지를 바탕으로 토즈를 새롭게 진화시켰다고 평가받는다. “4년 동안 나의 비전을 지지하고 섬세함, 배려, 열정, 신뢰로 멋진 여정을 함께해준 스타일 팀에게 특히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그는 토즈 이후의 정확한 행보가 공개된 인물이기도 하다. 바로 니콜라 브로냐노에게 바통을 이어받아 블루마린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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