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호

LEGENDARY DIVING WATCH FIFTY FATHOMS

블랑팡이 프랑스의 남부 도시 칸으로 <럭셔리>를 초대했다. 상징적인 다이빙 워치 ‘피프티 패덤즈’의 탄생 70주년을 맞아 영감의 배경인 칸 앞바다에서 성대한 기념행사를 개최한 것. 해양 세계에 대한 열정과 비전을 전하고, 역사적인 발자취에 경의를 표하는 한정판 ‘피프티 패덤즈 70주년 ACT3’ 워치도 공개했다.

EDITOR 윤정은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 7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생트마르그리트섬. 과거에 감옥이자 요새로 쓰였으며 영화 <아이언 마스크>의 배경이 된 곳이다.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남쪽으로 26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칸은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칸 영화제’와 ‘칸 국제광고제’의 배경으로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도시다. 지중해와 맞닿은 아름다운 해변과 여유로운 분위기 덕분에 여러 영화나 작품의 배경으로도 등장했다. 칸은 블랑팡의 대표 다이빙 워치인 ‘피프티 패덤즈’가 탄생한 지역이기도 하다. 1950년대 초 어느 날, 블랑팡의 CEO이자 열정적인 다이버였던 장 자크 피슈테르Jean-Jacques Fiechter는 칸 앞바다에서 다이빙을 즐기던 중 갑작스러운 산소 부족 현상을 겪었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스쿠버다이빙에 필요한 도구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이를 곧바로 자신의 세계에 적용하기로 한다. 그리고 아이디어 개발 끝에, 1953년 다이빙 워치 ‘피프티 패덤즈’가 탄생했다. ‘피프티 패덤즈’는 다이빙 세계의 매력만 담아낸 여타의 시계들과 달리, 실질적인 다이빙 환경에 맞춰 고안했다. 먼저, 수동 와인딩 방식에 비해 크라운 실의 마모가 적은 셀프와인딩 방식의 무브먼트를 채택하고, 더블 실 크라운 시스템으로 이중 밀폐 처리해 시계 내부의 안정성을 높였다. 케이스 고정 시 오링O-ring 시스템의 변형을 막아주는 케이스 백의 스크루로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바다 깊은 곳에서도 문제없는 수심 100m(10bar)의 방수 성능과 자기장의 영향으로부터 시계 내부를 보호하는 항자성도 주요한 요소다. 여기에 혹시 모를 다이버들의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단방향 회전 베젤, 우수한 가독성을 제공하는 오버사이즈의 야광 마커 인덱스 및 핸즈까지 다이빙에 도움이 되는 여러 요소들을 세심하게 반영했다. 당시 프랑스와 독일, 미국, 노르웨이 등 전 세계 주요 군대에서 전투 잠수부 대원들을 위한 장비로 ‘피프티 패덤즈’를 채택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장 자크 피슈테르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수분 표시기를 개발했다. 색상을 통해 다른 다이버가 이전에 수행한 임무에서 시계가 손상되거나 오용되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추가적인 안전장치로, 1979년 ‘피프티 패덤즈 밀스펙MIL-SPEC’ 워치의 다이얼에 처음 탑재되었다. 이 때문에 당시 출시된 제품 중 일부는 오늘날 컬렉터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수집품 중 하나다. 미국 해군은 이러한 사양을 갖춘 ‘피프티 패덤즈 밀스펙’을 가리켜 잠수 미션에 필요한 모든 기준을 충족하는 유일한 워치라고 평가했다.



블랑팡 회장 겸 CEO인 마크 A. 하이에크가 직접 신제품 ‘피프티 패덤즈 70주년 ACT 3’ 워치를 소개했다.



1953년에 제작한 오리지널 ‘피프티 패덤즈’ 워치.

70TH ANNIVERSARY
올해 ‘피프티 패덤즈’ 탄생 70주년을 성대하게 기념하기 위해 블랑팡은 총 3막에 이르는 대장정을 계획했다. 2가지 버전의 ‘피프티 패덤즈’ 워치를 공개한 것이 그 서막이었다. 첫 주자인 케이스 지름 42mm 크기의 ‘피프티 패덤즈 ACT 1’ 워치는 오리지널 모델의 사이즈를 반영한 모델로, 온라인에서만 단독 판매해 화제를 모았다. 두 번째 막을 연 ‘피프티 패덤즈 ACT 2: 테크 곰베사’ 워치는 특허 받은 기술을 통해 최대 3시간의 잠수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놀라운 기능을 갖췄다. 대담한 지름 47mm의 크기의 티타늄 케이스, 어두운 곳에서 블루 컬러로 빛나는 오렌지 컬러의 아워 마크도 강한 인상을 전한다. 이를 이을 세 번째 모델에 기대와 관심이 증폭된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9월 23일, 칸 앞바다에서 ‘피프티 패덤즈 70주년 Act 3’ 워치를 발표하는 행사가 화려하게 열렸다. 칸 해안에서 배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생트마르그리트섬은 20세기까지 죄수들을 수용하던 요새였다. 환상적인 경관이 내려다보이는 섬 꼭대기의 고성이 블랑팡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변신했다. 블랑팡이 후원하는 다양한 해양 프로젝트가 멋진 사진 작품으로 펼쳐졌고, 오리지널 모델부터 최신 버전까지 ‘피프티 패덤즈’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채로운 제품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역시 하이라이트는 ‘피프티 패덤즈 70주년 Act 3’ 워치였다. 블랑팡 회장 겸 CEO 마크 A. 하이예크Marc A. Hayek가 웅장한 분위기 속에 직접 신제품을 공개했고, 참석자들의 환호와 감탄이 쏟아졌다. 행사에는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BOC)와 함께하며 해양 보존 활동에 힘쓰는 이 분야의 권위 있는 명사들도 함께했다. 세계적인 탐험가이자 사진가이며 블랑팡의 오랜 파트너인 로랑 발레스타Laurent Ballesta를 비롯해 <이코노미스트>지가 운영하는 월드 오션 이니셔티브World Ocean Initiative의 전무이사 찰스 고더드Charles Goddard, 해양 보존 단체 오세아나Oceana의 CEO 앤드루 샤플리스Andrew Sharpless, 다이빙 강사협회 PADI의 CEO 드루 리처드슨Drew Richardson 등이다. 이들은 저녁 행사에 앞서 블랑팡이 주최한 대담에도 참여해 바다를 보존하기 위한 여러 활동들을 소개하고 해양 세계에 대한 세계인의 더 큰 관심과 후원을 촉구했다.

블랑팡의 파트너인 로랑 발레스타와 그가 이끄는 ‘곰베사Gombessa’ 원정대의 다이버들이 바닷속에서 ‘피프티 패덤즈’ 탄생 70주년을 기념했다.


FIFTY FATHOMS 70TH ACT 3
‘피프티 패덤즈 70주년 Act 3’는 과거 미국 해군이 사용했던 1세대 ‘밀스펙’ 워치를 연상시킨다. 6시 방향에 원형 수분 표시기를 배치한 매트 블랙 다이얼과 블랙 세라믹 인서트를 장착한 단방향 회전 베젤, 빈티지 슈퍼 루미노바 인덱스, 빈티지 슈퍼 루미노바 다이빙 스케일 등 곳곳에서 오리지널 워치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투톤의 나토Nato 스트랩 또한 바다에서 수거한 어망을 재활용해 초기 모델의 스타일을 재현했다.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소재다. 저먼 실버로 제작한 이전 모델과 달리, 이번 ‘피프티 패덤즈 70주년 Act 3’는 강렬한 구릿빛이 도는 9K 브론즈 골드로 제작했다. 구리를 함유해 일반 골드보다 붉은색을 띠는 이 합금은 일반 브론즈의 단점인 산화 현상이 없어 피부에 직접 닿아도 변색되지 않고 색상이 오랫동안 유지된다. 케이스 크기는 ‘밀스펙’ 모델과 동일하게 케이스 지름 41.3mm로 선보인다. 내부에는 트윈 배럴로 10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하는 ‘1154.P2’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장착했다. 실리콘 헤어스프링을 갖춰 항자성이 뛰어나며 수심 300m(30bar)의 방수 기능을 제공한다. 초기 모델에서 영감받은 기하학적인 로터도 눈길을 끄는 요소다. 더 유연하고 내구성 높은 개방형 구조로 설계하고 18K 골드로 로고를 각인해 빈티지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사파이어 글라스 케이스 백을 통해 그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다. 기념 모델답게, 시계의 박스 케이스에도 역사적인 방수 카메라 하우징에서 영감받은 디자인을 적용했다. 실제로 수중 사진촬영은 다이빙 워치의 개발과 함께 활기를 띠며 더 넓은 심해 세계의 발견으로 이어졌는데, 이 같은 역사를 기념하고 블랑팡의 해양 보호 프로젝트를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러 면에서 특별한 소장 가치를 지닌 블랑팡의 야심작, ‘피프티 패덤즈 70주년 Act 3’은 전 세계 555점 한정판으로 선보인다.

6시 방향에 수분 표시기가 있는 ‘피프티 패덤즈 70주년 Act 3’ 워치.


COOPERATION  블랑팡(3479-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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