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호

NOW MODERN CRAFT

전통 공예가 지닌 미감은 현재에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진화하며 발전하고 있다. 과거와 지금을 잇는 6가지 현대 공예 정물화.

EDITOR 이호준 PHOTOGRAPHER 박우진

GLAMOROUS GLITTER

단순히 덜어내고 비우는 것만이 우리 공예의 전부가 아니다. 화려하지만 정제된 매력의 장식은 공예에서 느낄 수 있는 특권 같은 아름다움이다. 조개껍데기를 가루처럼 갈아 세심한 터치로 완성한 자개는 단순한 그래픽 패턴이나 문양보다 훨씬 더 많은 수고와 노력을 거쳐 화려하게 탄생한 결과다.


달이 뜬 듯한 금박과 은박 장식의 스크린은 박수영 작가 작품으로 예올. 검은 바탕에 반복적인 꽃잎 형태의 패턴을 새긴 ‘블룸’ 수납장과 옆에 놓인 협탁은 리슨 커뮤니케이션 장 위에 올려둔 금색 사과 합은 이정미 작가 작품. 스툴 위에 놓인 정재희 작가의 은색 잔 모두 조은숙갤러리, 조성희 작가의 흑색 다관과 이재원 작가의 흑색 합 모두 일상여백. 마치 옥처럼 은은한 빛깔을 자랑하는 푸른 자개장과 바닥에 놓인 자개 소반은 이영옥 명장의 작품으로 진주쉘. 위에 올려둔 패턴있는 2개의 자개 합 모두 여비진.



WHITE BLANK

정수를 내리듯 거르고 걸러 본질만 남아 군데군데 빈 듯하지만, 여백 사이사이에서 피어오르는 기묘한 매력은 절로 감탄사를 자아낸다. 최소한의 장식과 선으로 만들어낸 하나의 공예 작품은 화려해 보이지는 않을지라도 오래도록 감상할 수 있는 사유의 여지를 남긴다.


공작단풍 분재는 에세테라. 투명한 단상은 스튜디오 신유 작품.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달항아리는 윤상현 작가의 작품으로 일상여백. 반짝이는 경첩과 레진 소재로 현대적인 매력을 풍기는 반닫이와 함은 모두 김현희 작가 작품. 위에 놓인 유리 화병은 최유정 작가 작품으로 도트온. 면치기 매병은 윤상현 작가 작품으로 조은숙 갤러리. 한지와 대나무로 만든 ‘라운디쉬’ 램프는 양정모 작가가 만든 것.



ORIENTED COLOR PALETTE

옻나무 줄기나 가지에서 추출한 수지를 걸러 천연 도료로 만들고 나무 혹은 금속으로 만든 공예품에 여러 번 도포해 완성하는 옻칠공예. 도포할수록 작품 표면에 견고한 막을 만들어 은은한 광택을 내는 것은 물론 내구성도 뛰어나다. 특유의 색감 덕에 회화 작품의 소재로 사용하거나 컬러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등 옻칠 공예품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노란 좌판 스툴과 황동 콘을 장착한 무동력 스피커는 박성철 작가 작품으로 조은숙 갤러리. 베이지 컬러와 핑크색 원형 소반은 모두 채율. 옻칠 잔과 자개 젓가락은 정은진 작가의 작품, 수저받침은 최유정 작가 작품으로 모두 솔루나 리빙. 자개 장식 도시락은 여비진 스튜디오. 바닥에 놓인 회화는 모두 옻칠을 도료로 사용한 것으로 김욱 작가의 작품. 손잡이가 달린 초록색 원형 트레이는 박성철 작가의 작품,. 겨자색 주전자와 양손잡이 동구리는 허명욱 작가 작품으로 조은숙 갤러리. 직사각형 자줏빛 상판과 하늘색 소반, 레몬색 타원형 접시와 카키색 긴 타원형 굽접시, 분홍 접시 모두 편소정 작가 작품.



LINE BALANCE

선과 선이 만나 이루는 매혹적인 균형과 비례는 한국적 아름다움의 표상 중 하나다. 꼭 맞춘 듯한 비율의 선과 선이 만나 군더더기 없이 딱 맞아 떨어지는 순간, 쾌감과 절제미가 동시에 느껴진다. 공간에 선의 매력이 담긴 작품을 두면 규칙적인 아름다움을 부여하는 듯한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다채로운 색감의 조각보는 모두 최덕주 작가 작품. 제주 방언으로 부엌의 찬장을 뜻하는 살레 장은 양웅걸 작가 작품. 정사각형 모양 도자기 오브제는 김시월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것. 참죽으로 만든 나무 원통 함은 임정주 작가 작품으로 예올. 수도원에서 영감을 얻어 사유의 의지를 남겨둔 듯한 의자와 건축가의 노트, 집 형태의 문진은 모두 건축가 승효상의 작품으로 이로재. 세로 직선 조명은 스튜디오 신유. 뒷면의 파란 모시 원단이 포인트인 5단 월넛 선반은 김현수 작가 작품. 흰색과 갈색의 화병은 신윤지 작가 작품. 등잔 같은 형태의 백자는 모두 김묘진 작가 작품으로 도트온.



FIBER FROM NATURE

한지와 완초, 화문석 등 자연에서 파생된 섬유 소재로 완성한 공예 작품의 향연. 섬유로 만든 공예는 소재의 특성상 소재 제작 과정부터 작품을 완성하기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주의와 섬세한 손 기술을 필요로 한다. 각고의 노력 끝에 완성한 섬유공예 작품은 뛰어난 내구성과 완성도는 물론 눈과 촉감으로 느끼는 질감까지 유니크하다.


양태 수직 팬던트 조명은 정춘모 장인 작품으로 예올. 동양화가 새겨진 병풍은 조은령 작가 작품으로 일상여백. 유남권 작가가 만든 지태칠기 스툴과 박수영 장인이 제작한 지태 칠기 트레이는 모두 예올. 날개 같은 형상의 한지 부채는 박정연 작가 작품. 바닥의 화문석과 완초 화병 모두 허성자 장인의 작품으로 예올. 3색 한지 오브제는 이우재 작가 작품. 황동 스탠드에 실크를 입힌 조명은 구혜자 침선장 보유자와 권중모 작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것으로 한국문화재재단. 동양적인 멋을 담은 흑색 우산은 윤규상 장인 작품으로 예올.



NEW & CHANGE

전통적인 미의식을 담아내되, 레진이나 폴리카보네이트 등 이색적인 소재를 사용하거나 과감한 재해석으로 탄생한 현대 공예 작품은 신선한 자극을 준다. 낡고 고루할 것만 같은 공예의 편견을 부순 동시대적인 공예 작품들은 공예의 미래를 기대하게 해준다.


책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족자걸이는 소소영 작가 작품. 받침 부분을 레진으로 만들어 독특한 포인트를 준 흰색 화병은 강민성 작가 작품으로 오브제 아카이브. 컬러풀한 소반과 보라색 달항아리, 색동옷을 입은 듯한 라운지 체어는 모두 바이오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것으로 류종대 작가 작품. 소반에 둔 한지 노트는 지희승 작가가 만든 것. 단청에서 영감을 받은 패턴의 블랭킷은 최문정 단청장이 제작했으며 전승교육사와 방윤정 작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것으로 한국문화재재단. 렌티큘러로 수납장의 겉을 감싸 오색빛이 감도는 것이 특징인 ‘컬러 플로우’장은 서현진 작가 작품으로 오브제 아카이브. 장 위에 놓인 한지 노트는 김현주 작가 작품으로 오롬. 컬러 대비가 매력적인 레진 화병은 해턴 작품으로 오브제 아카이브.



STYLIST  장세희(무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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