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 ROVER DEFENDER 90
도전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열어주는 키
30대 초반은 자신만의 둥지를 만드는 시기다. 삶이 어디로 흘러갈지 몰라 불안한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모험을 즐기라는 것. 새로운 도전과 경험은 이후 닥쳐올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까지는 어렵겠지만, 견뎌낼 힘이 되어준다. ‘올 뉴 디펜더 90 P400 X’(이하 디펜더 90)는 도전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열어주는 키다. 군용차에서 시작한 랜드로버의 오프로드 DNA가 고스란히 담긴 디펜더 90은 강력한 험로 주파력이 특징인 차량이지만, 동시에 깨끗하게 포장된 도심에서 안락한 승차감과 부드러운 주행 감각을 선사하는 다재다능한 면이 있다. 여타 오프로더와 달리 곡선과 면이 강조된 디자인은 우아한 자태를 드러낸다. 명품관에서 산 블루종 재킷을 입고 정글을 탐험하는,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고고학자 같은 느낌이랄까. 전장이 4583mm로 길진 않지만 전폭과 휠베이스가 각각 1996mm, 2587mm에 달해 실내는 좁지 않다. 3도어 SUV의 2열은 짐을 싣는 보조석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디펜더 90의 2열은 성인 남성에게도 충분한 헤드룸과 레그룸을 갖췄다. 시트 포지션도 1열보다 높고, 넓은 창과 선루프가 개방감을 선사해 답답함이 적다. 운전석의 시트 포지션은 다른 디펜더와 동일하게 높지만 승하차 시 차량 높이가 조절돼 타고 내리는 게 불편하진 않다. 오프로드 주행에서 중요한 건 시야 확보다. 디펜더 90은 후방 카메라와 연동된 클리어 사이트 룸미러를 탑재해 2열에 승객이 있더라도 선명하게 후방을 보여주고, 주변 환경을 360도로 비추는 3D 서라운드 카메라 등이 물속에서나 자갈길에서나 차량 주변 시야를 명확하게 제공한다. 도강은 다른 디펜더와 동일하게 최대 900mm를 지원하고, 전동식 윈치의 견인력은 최대 4536kg으로 차를 끄는 데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오프로더의 기본기는 탁월하다. 모노코크 구조의 단단한 섀시, 최고 수준의 좁은 회전각, 탐험에 최적화된 설계와 기능이 가득하다. 도심에서의 활용성도 좋다. 오프로더 감성의 인테리어는 다양한 수납공간을 제공하고, 한국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티맵을 탑재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도 편리함을 배가한다. 자신만의 둥지를 꾸려갈 시기, 모험의 아이콘은 일상과 일탈에서 균형을 맞춰줄 최적의 동반자다. _ 자동차 칼럼니스트 조진혁
올 뉴 디펜더 90 P400 X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56.1kg·m 최고속도 191km/h 제로백 6초 복합 연비 7.2km/l
VOLKSWAGEN GOLF GTI
나쁜 남자가 새 출발할 때 타고 싶은 차
우리 주변의 나쁜 남자들은 사실 ‘진짜’ 나쁜 남자가 아니다. 정말로 나쁜 남자(놈)들은 스스로 나쁜 남자라 여기지 않을 테니까. 만일 누군가 스스로 ‘나쁜 남자’라 소개한다면 이성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 가면을 쓴 것이라 볼 수 있다. 고로 나쁜 남자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착한 남자로 돌아갈 수 있다. 나쁜 남자로서의 첫 출발을 자동차와 함께하기로 했다면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차는 비싼 물건이고 그만큼 쉽게 바꾸기 어렵다. 때문에 나쁜 남자에게 잘 어울리는 동시에 착한 남자가 타도 괜찮을 차를 골라야 한다. 그런 차가 한 대 있다. ‘골프 GTI’다. 골프 GTI는 겉으로는 전형적인 해치백이지만, 막상 시동을 걸면 영락없는 ‘핫 해치’로 돌변한다. 현행 8세대 골프 GTI는 일반 2.0 TDI 모델보다 95마력 높은 245마력의 출력을 자랑한다. 차의 크기는 같지만 출력을 한껏 높였으니 주행 감각은 훨씬 예리하고 재빠르다. 근육질 남자가 데드리프트 180kg을 들 때와 ‘범생이’ 같아 보이는 남자가 같은 무게를 들 때의 느낌이 다른 것처럼, 골프 GTI는 기분 좋은 반전을 선사하는 차다. 8세대로 넘어오면서 디자인도 한결 근사해졌다. 신형 골프 GTI에는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양쪽 헤드라이트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조명이 적용됐다. 덕분에 이전 세대보다 훨씬 또렷하고 날렵한 얼굴을 갖췄다. 실내로 들어와도 만족스럽다. 30가지 컬러를 선택할 수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 통풍 시트 등. 운전자도 동승자도 불평할 거리가 많지 않은 차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는 두 남자와 두 대의 차가 등장한다. 한 남자는 착해 보이고, 다른 한 남자는 나빠 보인다. 뜬금없이 <봄날은 간다>를 언급한 건 두 남자의 성격이 각자 모는 차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여자 주인공 은수(이영애)는 착한 남자 상우(유지태)를 떠나 새로운 남자를 만나며 이런 말을 건넨다. “더 빨리 달려요.” 여자는 착한 남자에게도 ‘더 빨리 달리라’는 요구를 했지만, 착한 남자의 차는 빨리 달리는 차가 아니었다. 만일 상우의 차가 충분히 빨랐다면, 그가 스피드를 즐기는 남자였다면 은수는 상우의 곁을 지켰을까. _ <아레나> 피처 에디터 주현욱
골프 GTI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7.7kg·m 최고속도 250km/h 제로백 6.2초 복합 연비 11.5km/l
VOLVO EX30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
자동차가 명함이 된 시대다. 그런 시대에 볼보자동차의 소형 전기 SUV ‘EX30’의 존재가 반갑다. 디자인은 단순하면서 아름답다. 스칸디나비아 철학을 바탕으로 기능과 실용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 기능과 실용은 떼려야 뗄 수 없지만 두 단어가 들어가면 아름다운 디자인과는 멀어진다. EX30은 독특하게도 이 모든 것이 함께한다. ‘반듯한 회사원’에게 이 차를 추천하는 이유도 같다. 이 차를 모는 운전자는 자신을 과시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은 세련됐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지만, 매일 계획된 하루를 보낸다.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는 EX30을 만들면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자동차’라고 했다. 안전과 소형은 거리가 너무나도 멀기 때문이다. 실제로 볼보가 만든 대부분의 모델은 한국에서 중형차 이상 급이라는 표현을 붙였다. EX30으로 새로운 도전을 했지만, 안전에 대한 신뢰는 빼먹지 않았다. EX30은 도심형으로 개발한 모델이다. 좁은 도시는 어떤 위협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첨단 안전 사양을 대거 채택했다. 주차 상황에서 문을 열 때 가장 위험한 자전거, 오토바이, 킥보드 등의 접근을 시각 및 청각 신호로 경고해 사고를 예방해주는 ‘문 열림 경보’가 대표적이다. 작고 안전하다고 느리다는 뜻은 아니다. EX30의 국내 모델은 싱글 모터지만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5.3초 만에 도달한다. 이는 비슷한 크기의 다른 전기차보다 2초 이상 빠른 수치다. 볼보 EX30은 요즘 방식의 ‘럭셔리’를 새롭게 표현했다. 볼보는 이 차가 현재까지 출시한 볼보 중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EX30의 생산과정과 수명 주기를 추적한 결과 20만km 주행 기준 탄소 배출을 30톤 이하로 줄일 수 있었기 때문. 기후변화가 시시각각 위기로 변하면서 소비자의 탄소 배출 저감에 대한 기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30은 또한 차체부터 생산에 들어가는 대부분 소재에 재활용이 섞여 있다. 앉고, 만지고, 쓸어내리는 모든 곳에 재활용한 데님과 플라스틱, 리넨을 짤 때 만드는 아마를 기반으로 한 합성섬유 같은 소재를 장인 정신을 발휘해 스칸디나비아식으로 조립했다. 이처럼 볼보자동차가 새롭게 정립한 소형 프리미엄은 지속 가능한 미래가 바탕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이 볼보의 매력이다. 안전과 지속 가능성. 어쩌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지점을 볼보라는 자동차 회사가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_ <지디넷코리아> 김재성 기자
EX30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35.0kg·m 최고속도 180km/h 제로백 5.3초 복합 연비 4.8km/kWh
BMW Z4
당신의 해방 일지
군기 바짝 든 사회 초년병 시절, 독립을 시도한 적이 있다. 넉넉하진 않지만 태어나 처음 정 붙인 나만을 위한 공간. 베란다 가까이 광활한 통창이 매력적인 곳이었는데, 저녁 무렵이면 소파에 앉아 빌딩 숲 사이로 힐끗힐끗 보이는 별들을 바라보는 게 루틴이었다. 검은 물감이 드리운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 그 사이 은은한 빛줄기를 한참 동안 응시하는 것. 야근으로 얼룩진 서투른 사회생활에 허락된 유일한 낭만이었다. 돌아보면 그 작은 낭만이 다음 날 출근할 힘을 주었다. 이따금 그 창窓을 떠올린다. 과장을 약간 보태자면 그 창 덕분에 지금이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30대 초반의 청춘에게 필요한 차는 그래서 하루의 치열함을 확실히 위로해줄 만한 자동차여야 한다. 어쩌면 삶을 통째로 바꿔줄 작은 낭만을 안겨줄 차, 바로 BMW ‘Z4’ 컨버터블이다. Z4 컨버터블은 BMW의 2인승 로드스터다. 3시리즈 대비 콤팩트한데, 그에 반해 높이는 낮아 도로에서도 한눈에 띈다. 운전석에 앉아보면 생각보다 엉덩이가 버킷 시트 안으로 움푹 들어간다. 좌석 높이가 상당히 낮아서다. 그렇다고 공간이 비좁지만도 않다. 길이 대비 은근히 차폭이 넓다. 키가 큰 성인 남성도 커버될 헤드룸과 레그룸이다. 뒷좌석도 없으니 달릴 때면 가볍고 빠릿빠릿하다. 주행 시 노면 피드백도 빠르고 다이내믹하게 전달된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는 순간 노멀 모드와는 다른 기민한 자세가 연출되는데, 경량 스포츠카 Z 시리즈다운 핸들링이 몰입도를 배가시킨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차의 ‘창’이다. 인간이 제한된 공간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최대의 사치가 창인 것은 결국 집이나 자동차나 매한가지. Z4 컨버터블은 궁극의 오픈 에어링이 가능한 소위 ‘뚜껑’이 열리는 차다. 버튼 하나로 열리는 루프 너머 영롱한 밤하늘을 보라.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조금은 더 치열해도 괜찮다고. Z4 컨버터블은 운전하는 내내 당신에게 말을 건넨다. BMW는 단순히 좋은 차가 아닌, 운전하는 순간 자체가 즐거운 자동차다. 그중 가장 섹시한 잔근육 보디에 짜릿한 코너링 감각을 더한 Z4 컨버터블은 BMW가 100년 넘게 고집해온 시어 드라이빙 플레저Sheer Driving Pleasure(진정한 운전의 재미)에 감성까지 가미한 최후의 반려차다. 숨 막히는 하루를 날려버리고 싶은 청춘에게 허락된 어쩌면 유일한 해방 일지. 자유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_ ‘차봤서영’ 크리에이터 최서영
뉴 Z4 sDrive20i M 스포츠 패키지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32.63kg·m 최고속도 240km/h 제로백 6.6초 복합 연비 10.7k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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