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인스타그램 @jonathan.anderson)
조나단 앤더슨 (JONATHAN ANDERSON)
1984년 9월 17일, 전 아일랜드 럭비 국가대표 선수였던 아버지와 중등 영어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조나단 앤더슨. 그가 나고 자란 북아일랜드 매거펠트는 오랜 종교와 정치적 갈등이 남긴 긴장감과 보수적인 분위기가 일상에 깊이 스며있는 지역이다. 절제된 태도와 규율, 침묵의 미학이 자연스러운 환경 속에서 그는 유년 시절을 보냈다.
이후 가족이 스페인 이비자의 빌라에 휴가를 보내러 자주 머무르게 되면서 조나단 앤더슨의 미적 감각 형성은 지대한 변화를 맞는다. 성장기 내내 사회적·정서적으로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북아일랜드와 이비자를 오가며 그는 자신만의 다층적인 감각과 시선을 기를 수 있었다.
(출처: 인스타그램 @jonathan.anderson)
패션에 눈을 뜨게 된 계기
18살이 되던 해, 조나단 앤더슨은 연기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나 연기 수업은 대사를 암기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행위보다, 의상이 인물의 성격과 태도를 어떻게 규정하는지에 더 강한 흥미를 느끼게 했다. 곧 진로를 전환하기로 결심한 그는 더블린으로 향했고, 현지 백화점에서 근무하며 패션 업계와 직접 접점을 쌓았다. 이후 런던으로 거처를 옮겨 ‘런던 컬리지 오브 패션’에서 패션을 전공하게 된다.
첫 번째 커리어, 프라다
졸업 후 그는 우연한 기회로 프라다에서 비주얼 머천다이저로 일하며 실무 경험을 쌓는다. 매장을 구성하고 옷이 소비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이해하면 할수록 또 다른 한계에 부딪혔다. 프라다 그룹은 이미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된 기업이었고 자신의 목소리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것을. 옷의 절대적 미학에 대한 반문을 늘 품고 있었지만 표현할 통로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프라다에서 비주얼 머천다이저로서의 업무를 마무리하고 2008년, 자신의 이름을 딴 ‘JW 앤더슨’을 설립하며 독립 디자이너의 길을 걷는다.

(출처: 인스타그램 @jonathan.anderson)
JW 앤더슨
런던 기반의 JW 앤더슨은 남성복 중심 브랜드로 출발했다. 2010년 여성복으로 확장해 런던 패션위크에 데뷔하며, 기발한 상상력과 위트로 기존 패션의 관습과 편견을 유연하게 뒤흔드는 룩을 선보여 업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2012년에는 ‘톱숍TOPSHOP’과 협업 컬렉션을 빠르게 완판시키며 대중성과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시기 조나단 앤더슨의 디자인은 실험적이고 젠더의 경계를 넘나드는 감각으로 신진디자이너답지 않은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2013년, 그를 눈여겨본 ‘LVMH’가 JW 앤더슨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브랜드 성장에 힘을 실었고 같은 해, 스페인 럭셔리 하우스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어 커리어에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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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에베
2013년부터 2025년까지 무려 11년간 로에베를 이끌며 브랜드를 세계적인 럭셔리 하우스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로에베의 아이코닉한 백 컬렉션 ‘퍼즐 백’, ‘해먹 백’, ‘바스켓 백’, ‘스퀴즈 백’ 모두 조나단 앤더슨의 손에서 탄생한 것으로, 오늘날까지도 하우스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꼽힌다. 또한 단순히 컬렉션을 론칭하고 제품을 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통 가죽 공예와 현대적 예술 감성을 결합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재구성하는 등 하우스 설립 이래 가장 존재감이 드러난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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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2025년 3월, 오래 몸 담아온 로에베를 떠나 디올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다. 이는 단순한 수장 교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여성 컬렉션은 물론 남성 컬렉션,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 이르기까지 디올 하우스 전 분야를 이끄는 최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사실 때문이다. 실로 조나단 앤더슨의 첫 번째 디올 2026 S/S 여성 컬렉션은 공개와 동시에 업계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는데, 기존 디올 하우스의 유산 위에 조나단 앤더슨 특유의 감성을 덧입혀, 이전에 없던 새로운 디올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지난 1월 7일, ‘디올 성수’에서 조나단 앤더슨의 2026 여름 컬렉션을 선보이며 성수동 일대를 들썩이게 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김연아, 한소희, 코르티스, 세븐틴 민규, 남주혁, 노정의, 김민주 등의 셀럽이 참석해 현장을 더욱 빛냈다. 늘 예상을 벗어나는 시선으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룩을 선보여온 조나단 앤더슨. 코앞으로 다가온 2026 F/W 패션 위크에서는 과연 어떤 컬렉션을 전개할지 벌써부터 에디터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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