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5년 8월호

COLD NOODLE ESCAPES

무더위에 입맛을 잃기 쉬운 8월. 입맛은 물론 기분까지 끌어올려줄 면 요리 맛집 6.

EDITOR 남정화 GUEST EDITOR 김유영, 이정윤 PHOTOGRAPHER 권태헌, 김한이, 이기태

이탈리아의 여름을 만나는 곳, 빌라토


싱그러운 루콜라가 올라간 파스타와 화이트 와인. 경의선 숲길에 자리한 이탤리언 트라토리아 ‘빌라토’에서는 이처럼 이상적인 여름의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한남동 ‘오만지아’, 서래마을 ‘도우룸’ 등 걸출한 이탤리언 레스토랑에서 경험을 쌓은 배성탁 셰프는 지난해 이탈리아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은 빌라토를 오픈했다. 생면은 매장에서 직접 반죽해 뽑고, 건면은 프리미엄 브랜드 ‘라 파브리카’ 제품을 사용한다. 사르데냐산 어란 맛을 살린 ‘보타르가 파스타’가 시그너처지만, 시즌 스페셜 메뉴 ‘홍새우 파스타’ 역시 놓치면 아쉽다. 짭조름한 홍새우와 초리소에 아스파라거스와 루콜라를 더하고 레몬 드레싱을 뿌린 오일 파스타로, 산뜻한 맛이 이 계절과 잘 어울리기 때문. 하우스 와인으로도 이탈리아 품종 ‘페코리노’ 와인을 선택한 만큼, 다채로운 이탤리언 와인을 갖춰 페어링하는 즐거움이 있다. 벽면의 흰색 타일마저 현지 스타일을 살린 것이라니, 여행하는 기분으로 들러도 좋겠다.

주소  마포구 독막로 277  인스타그램  @villato.seoul  문의  0507-1348-5658



쫄깃한 난면과 이탤리언 감성의 서울식 냉면, 서교난면방


한식과 이탤리언을 넘나드는 감각적인 면 요리를 선보이는 ‘서교난면방’. ‘카밀로라자네리아’로 미슐랭의 인정을 받은 김낙영 셰프가 고안한 전통과 창의성이 공존하는 면 전문점이다. 난면은 우리 밀과 계란만을 사용해 반죽한 자가 제면으로 부드러우면서도 탄력 있는 독특한 식감을 자랑한다. 특히 올여름 첫선을 보인 ‘서교메밀냉난면’은 그야말로 서울식 냉면. 평양냉면의 맑고 슴슴한 육수에 닭 육수와 한우 육수를 황금 비율로 배합해 깊고 감칠맛 나는 맛을 구현했고, 메밀과 우리 밀을 3:1 비율로 섞어 계란으로만 반죽했다. 여기에 얇게 저민 배 위에 이탈리아산 아티초크를 더한 고명이 식감의 반전을 꾀한다. 기존 시그너처인 ‘구엄닭 난면’과 ‘서교 난면’을 비롯해 가지튀김과 라구 소스같은 곁들이 메뉴도 섬세하다.

주소  마포구 동교로12길 16 1층  인스타그램  @seokyonanmyunbang  문의  0507-1487-0943



더위에 지친 심신을 위로하는 곳, 아웅


해가 긴 계절, 그냥 집에 가기 아쉬울 때 소바 한 그릇이 생각난다면 재퍼니즈 비스트로 ‘아웅’이 있다. 덴푸라 오마카세 맛집과 고급 일식 레스토랑 등에서 근무한 정성목 셰프가 보다 편안한 음식을 선보이고 싶어 오픈한 곳이다. ‘일본에 있을 법한 양식당’을 콘셉트로 개성 있는 요리를 내놓는다. 김과 오징어 먹물이 주재료인 ‘쿠로 파스타’ 같은 면 요리가 특히 인기인데, 여름을 맞아 출시한 소바와 콜드 파스타 또한 남다른 감칠맛을 자랑한다. ‘토마토 소바’는 토마토를 푹 끓여서 걸러 만든 국물이 백미로, 면과 국물을 한입에 머금으면 토마토 풍미와 시소잎의 향기가 은근히 퍼진다. 생맥주부터 하이볼, 사케, 와인 등 주류가 다양한 점도 기억해두자.

주소  마포구 와우산로11길, 9-3  인스타그램  @_aoong  문의  0507-1377-0749



평양냉면의 신흥 강자, 향동가


올해 초 문을 연 ‘향동가’는 오픈 이후 안성재 셰프의 맛집 리스트에 올라 순식간에 이목을 끌었다. 제주와 내몽골에서 자란 메밀로 면을 뽑는데, 강원도 철원이 고향인 박성만 대표는 순 메밀 면이 주는 풍미를 정확히 알기에, 레스토랑 공간 내에 제분실을 만들고 날마다 맷돌 제분을 하고 있다고. 평양냉면에서 면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바로 육수이리라. 신선한 1++ 한우로 만든 육수는 메밀 면과 궁합이 좋다. 메밀 면과 크리미한 서리태 물이 들어간 ‘서리태 콩국수’도 여름 인기 메뉴다. 대파와 양파, 부추, 양배추 등 소 재료를 칼로 직접 다져 만든 ‘메밀만두’ 역시 별미로, 면과 곁들여 먹기에도 제격. 어울리는 술 한잔이 생각난다면 철원 오대쌀로 빚은 막걸리 ‘한탄강 익스프레스’는 어떨까? 드라이한 와인 같은 맛이 향동가의 메밀 요리들과 잘 어울린다. 목수가 제작한 가구, 공예 작품 등을 놓아 고풍스러운 룸, 채광이 좋은 룸 등 여러 형태의 공간을 갖춰 모임 장소로도 알맞다.

주소  강남구 논현로136길 15  인스타그램  @hyangdongga  문의  0507-1420-7894



쫄깃한 면발과 담백한 육수의 평양밀면, 마니록


모던한 인테리어와 한국적인 감각이 공존하는 ‘마니록’은 한식 미감을 살린 제철 요리와 정성 어린 안주, 좋은 술을 곁들일 수 있는 모던 한식 주점이다. 낮에는 시원한 면 요리로 더위를 식히고 저녁에는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어 한 끼 이상의 만족을 준다. 특히 자가 제면한 쫄깃한 밀면과 시원한 육수가 입소문을 탔다. 지리산 자락에서 계약 재배한 밀가루를 사용해 반죽부터 숙성까지 손수 정성을 다한다. 밀면 맛의 핵심인 육수는 한우 양지를 고아낸 육수라 담백하고 깔끔하다. ‘비빔밀면’은 쫄깃한 납작 밀면에 돼지고기·대파·부추 등의 고명을 아낌없이 올리는데, 특제 양념장과 함께 비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해산물 요리 또한 마니록의 강점 중 하나. 산지 직송으로 들여온 제철 재료를 활용해 만든 신선한 해산물 요리도 돋보인다. 그중에서도 포항이나 삼척에서 올라온 ‘참골뱅이 숙회’는 속살만 잘 발라내어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와 얇게 저민 양파를 곁들여 화이트 와인과도 훌륭한 궁합을 자랑한다.

주소  용산구 한남대로21길 18, 지하 1층  인스타그램  @manirok_hannam  문의  0507-1412-6369



수비드 고명을 얹은 현대식 평냉의 반전 매력, 우주옥


연남동에서 시작해 청담동으로 자리를 옮긴 ‘우주옥’은 평양냉면을 ‘힙’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깔끔하고 맑은 육수가 인상적인 ‘청’, 육향과 감칠맛이 한층 강조된 ‘진’ 두 가지 스타일의 평양냉면을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육수는 1++ 등급 한우와 각종 채소를 오랜 시간 우려내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랑하며 수비드한 홍두깨살을 고명으로 올려 부드러운 풍미를 더했다. 면은 통메밀과 메밀껍질을 그대로 제분하고 메밀 함량을 80%까지 높여 쫄깃하면서도 뚝뚝 끊어지는 식감이 육수와 조화롭게 어울린다. 인기 메뉴인 ‘들기름 비빔면’은 메밀 면에 최고급 들기름과 두부, 들깨 퓌레를 곁들여 고소함이 진하다. 곁들이 메뉴로는 따뜻한 육수에 채소와 고기가 어우러진 ‘어복쟁반’, 감칠맛이 뛰어난 ‘백합 곰탕’ 등이 있으며 ‘겉바속촉’한 녹두전과 우설구이, 내장 수육 같은 이색 메뉴도 맛볼 수 있다.

주소  강남구 도산대로 70길 9  인스타그램  @woojoo.ok_official  문의  0507-1374-4812

목록으로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