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으로 물든 옷을 그리는, JADEN CHO

제이든 초의 디자이너 조성민은 장인 정신과 감성적 깊이가 느껴지는 옷을 만드는 데 탁월한 창작 감각과 철학을 보여준다. 영국 왕립예술학교 졸업 후 런던에서 첫 컬렉션을 시작한 이래 런던과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그의 컬렉션은 일상의 작은 행복에서 비롯된 소소한 아름다움과 꽃의 미감 같은 평범하지만 특별한 영감으로 채워져 있다. 이는 빠르게 소비되는 현대 패션과는 대척점에 위치하며, 오래도록 가치 있게 남는 옷을 만들고자 하는 강한 열정에서 비롯된다. 그가 말하는 오트 쿠튀르란 손으로 정성 들여 만들면서 단순히 장식적인 요소를 넘어 감정과 태도, 작업자들과의 호흡까지 불어넣은, 시간을 담아낸 의상이다. 조성민이 패션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우리가 살아가는 것이 꼭 무겁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리고 잠깐의 여유와 낭만이 우리의 삶에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컷아웃 디테일이 돋보이는 ‘실버 폴링 스타 볼 가운’ 맥시 드레스는 제이든 초. 실버 샌들은 크리스찬 루부탱.
패션의 새로운 가치와 지속 가능성을 탐구하는, GYOUREE KIM

김규리의 규리킴은 동시대 패션에서 독특하고 창조적인 조형미를 통해 새롭게 정의된 뉴 로맨틱 쿠튀르를 표방한다. 그녀는 빅토리안 패션의 정수를 동양적 감각으로 융합해 고전적 아름다움과 현대적 감성을 조화롭게 담아낸다. 김규리는 쿠튀르를 인간의 내면적 갈망과 희망을 표현하는 매개체라 정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디자인 철학을 전개한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과 영국 왕립예술학교에서 수학하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았고, 코르셋을 중심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여성의 몸을 억압하는 도구로 여겨졌던 코르셋을 자기 자신을 감싸주는 긍정적인 보호막으로 재해석해 독자적인 서사를 창조한다. 김규리는 데드스톡 패브릭과 빈티지 원단을 재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아울러 오래된 것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보존함으로써 지속 가능성과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노력한다.

재활용 실크와 코튼 소재 코르셋 재킷, 자카르 코르셋 보디슈트, 초승달 셰이프의 부츠 모두 규리킴.
기능성과 실용성에 독창성을 더한, SUNWOO

디자이너 장선우는 입는 옷과 예술적인 옷을 상반된 개념으로 보지 않는다. 전통적 쿠튀르와 현대적 쿠튀르를 명확히 구분 짓기보단, 그 둘을 융합하며 쿠튀르를 다층적이고 풍부한 장르로 발전시킨다. 런던에서 공부하던 시절, 원터치 텐트를 들고 다니며 거리를 떠도는 노매드 무리를 목격한 그녀는 그 모습에서 이방인인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했다. 이 경험은 던지면 즉시 펼쳐지는 원터치 텐트를 떠올리게 하는 선우의 시그너처 디테일의 출발점이 되었다. 선우의 디자인 철학은 형태, 균형, 스토리텔링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로 집약된다. 이 세 요소를 의상 디자인에 자연스럽게 유기적으로 결합해, 기능성과 실용성을 고스란히 담은 독창적인 디자인을 완성한다. 그녀는 누구나 자유롭게 쿠튀르를 꿈꿀 수 있는 세상을 바란다. 선우의 옷이 지나치게 어렵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고, 보다 쉽게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

원형 구조가 어깨부터 허리까지 끊임없이 연결되는 패턴 커팅 테크닉을 적용한 ‘슬링키’ 톱과 팬츠 모두 선우.
젠더 플루이드의 새로운 비전을 제안하는, GOOMHEO

디자이너 허금연의 남성복 브랜드 굼허는 속도의 시대에서 ‘시간의 가치’를 되새기며 쿠튀르를 강렬한 언어로 풀어낸다. 모든 것이 빠르게 소비되고 잊히는 현대사회에서, 수백 시간에 걸친 작업과 장인들의 고심이 응축된 단 한 벌의 옷은 그 자체로 특별하고 높은 가치를 지닌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의 런던 패션위크 쇼에서 두 번의 우승을 거머쥐며, 정식 데뷔 전부터 디자이너로서 존재감을 드러낸 허금연은 이후 패션 이스트와 함께 네 번의 컬렉션을 진행하고, LVMH 프라이즈 세미파이널리스트에 오르는 등 굵직한 이력을 쌓아가며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매 시즌 새로운 소재와 기술을 탐구하며 한계를 넘어선 디자인을 선보이는 그는 해체주의를 바탕으로 드레이핑, 커팅, 기하학 패턴 등 굼허만의 독창성을 가미해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한다. 이를 통해 단순한 옷을 넘어선 시대적이고 철학적인 가치를 담은 패션을 만들어간다.

칼라 디테일과 후드에 들어간 레이어가 눈에 띄는 벨벳 데님 재킷,
벨벳 데님 팬츠, 버클 장식의 앵클부츠 모두 굼허.
끊임없는 노력으로 다채로운 실험을 즐기는 디자이너, HANKIM

김한이 이끄는 한킴이 정의하는 쿠튀르란, 인간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결과물이다. 이는 패션 문화의 과거와 미래를 포괄하며, 현대 패션과 조화롭게 공존하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한다. 장 폴 고티에와 알렉산더 맥퀸의 쇼를 보며 패션 디자이너를 꿈꿨고, 센트럴 세인트 마틴과 영국 왕립예술대학을 거쳐 실력을 다진 김한은 런던 유학 시절부터 기하학 패턴에 관한 독창적인 노하우를 쌓았고, 이것이 한킴만의 아이덴티티가 됐다. 3D 입체 패턴과 패치워크를 활용해 그래픽 효과를 더하고, 빛의 반사를 통해 독특한 시각 경험을 제공하는 디테일은 뾰족하고 올록볼록한 형태를 실험적으로 표현하면서도 결코 러프하지 않고 세련된 완성도를 자랑한다. 오늘도 10년 후에도 입을 수 있는 옷, 그리고 ‘한킴다운’ 옷을 디자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디자이너의 목표는 언제든 꺼내 입고 싶은 옷, 시간이 지나도 입고 싶은 옷이라는 본질에 있다.

직접 개발한 격자 패턴을 담은 재킷과 팬츠 모두 한킴.
MODEL 루루, 은해, 재형 HAIR 한지선 MAKE UP 홍현정 ASSISTANT 한승아
COOPERATION 굼허(@goomheo), 규리킴(@gyoureekim), 김해김(@maison_kimhekim), 디젤(797-8770), 리리(@leey.leey_official),
보스(2210-5154), 선우(@sun_woo_official), 잉크(@eenk_official), 제이든 초(@jaden__cho), 제이백쿠튀르(@jaybaekcouture),
지미 추(3443-9469), 지안비토 로시(6905-3690), 크리스찬 루부탱(6905-3795), 한킴(@mynameisha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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